돼지갈비 먹고 싶어서 일주일쯤 노래를 불렀다. 수요미식회 나온 집들을 알아뒀는데 약속 잡은 일요일에는 휴무래서 포기하고 을지로의 안동집을 갔다. 8월은 너무 더웠고, 안 하던 일 하느라 힘이 들었다. 쌀밥에 양념 돼지갈비를 얹어서 함냐함냐 먹은 후에 된장찌개를 푹푹 떠먹고 냉면도 호로록 먹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됐다... 엄마가 3인분을 시키면 3인분들 더 주는 마블ㅁㅂ이나 가라고 하는 걸 굳이 맛집이라는 을지로까지 갔는데 안동집도 휴무였다. 네이버에서 찾아봤을 때 첫째, 셋째 일요일만 쉰다고 나와있었고 그 정보를 믿었지만...ㅠㅠ 그 골목 식당들이 다 같이 쉬어서 대안도 못 찾고 어슬렁(성수 갈비 골목을 갈까...) 거렸더니 지나가던 동네 아저씨가 뭐하냐고 물으셨다ㅋㅋㅋㅋㅋㅋ 아저씨가 은행 건너편 고깃집도 유명하니 가보라고 대안을 주셨고 그 양미옥에서 돼지갈비는 아니고 갈비를 먹었다. 쌀밥에 양념갈비를 얹어서 함냐함냐 먹었고 된장찌개도 푹푹 떠먹었고 냉면도 호로록 먹어서 행복했다. 점심부터 비싼 갈비 구워먹으니까 시간도 돈도 여유있는 사람처럼 스스로 느껴져 좋았다ㅋ 이렇게 먹고 평일 점심은 먹을 만한 곳 없는 상봉을 힘겨워 하며 그냥 그런 혼밥을 때리겠지만 주말 점심만이라도 여유롭게...

 

 

  제대로 찍은 갈비 사진도 있지만 갈비를 만나 흥분한 마음이 느껴지는 이 사진이 어쩐지 제일 좋다...

 

 커피한약방에서 진하고 맛있는 커피를 마셨고 간만에 명동에 나가 스파 브랜드도 돌아봤다. 막연히 외국인이 더 많은 명동이라 자주 다니는 잠실에 비해 더 과감하고 못 입을 옷들이 많을 거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이쪽이 입을만한 옷이 더 많았다. 포에버21을 도는 중에 비가 와서 같은 건물 커피빈에서 또 커피를 때리고 멍하니 노가리를 까다가 저녁을 리틀 사이공으로 정했다. 에이랜드와 맥에서 옷 구경, 화장품 구경으로 좀 더 배를 꺼뜨리고(전에 잘 썼던 코리안캔디나 다시 사야지 했는뎅 릴렌트리슬리레드가 형광등을 켜줘서 충동구매를 했다. 입술 상태가 안 좋아 매트한 립을 바를 자신이 좀 없긴 하지만 립스틱은 좀 매트해야 이쁘쟈나...) 지하 리틀 사이공에서 쌀국수와 볶음쌀국수를 먹었다. 쌀국수는 맛을 잘 몰라서 볶음 쌀국수를 더 좋아한다. 특히 여기 볶음 쌀국수 넘 맛있다!

 

 지하철로 청량리까지 와서 버스로 환승했다. 시간은 쫌더 걸려도 앉아서 갈 수 있어 편한 길이다. 아직은 버스 창밖으로 스쳐가는 신내동의 풍경이 낯설어 이상하게 서글퍼지는 귀갓길이다. 몇 주 전까지는 집에서 먼 서울 아무 곳에서나 놀다가도 강변, 잠실까지 와서 버스를 기다리면 집에 다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은 상봉까지 오면 그런 기분이 쫌 든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니까 중랑구도 내 삶으로 들어오겠지...ㅠㅠ

 

 토요일에는 강햏을 전에 살던 동네 다니던 동물병원까지 데리고 가서 미용을 시켰다. 마침 아빠가 일이 있어서 차를 못 타고 케이지에 넣어 마을버스를 탔다. 얘가 사람 많은 대서 크게 짖을 만큼 대범한 성격은 아니라 낑낑대고 케이지 긁는 정도로 투정을 부렸다. 40분 정도를 가야하는데 미안하고 좀 민망해서(내가 좀더 뻔뻔한 사람이었다면 앉아갔겠지만ㅠㅠ 버스에 사람도 많고...ㅠㅠ) 좀 가다 내렸다. 그리고 병원까지 삼십분을 걸었다. 공복에 땡볕을 걸어 강햏을 미용 맡기고 커피 한 잔하고 다니던 강아지용품점에서 가서 간식을 샀더니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오는 길은 택시를 탔다ㅠㅠ 집에 오자마자 뻗으면서 내가 힘이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강햏도 그런 오랜 외출은 자주 없는 일이라 힘이 들었던지 내 옆에서 안 떨어지려고 해서 내내 같이 침대 위에 죽어있었다ㅋ

 

 한 주가 피곤에 절여졌다. 그리고 오늘도 잘 먹었지만 소화가 안 돼 기운이 나는 것 같지는 않다. 다가오는 월요일은 늘 무섭고...

 

 지난주 월요일은 서울이 37도였다. 친구 졸업식이라 늘 하는 대로 현수막을 제작해 걸어주고(늘 수치스러운 문구를 박아 친구를 부끄럽게 한다ㅋㅋ 그리고 제작 맡기는 우리도 부끄럽고ㅋㅋ) 사진 찍어주면서 놀았다. 여름이라 쨍하니 사진이 이쁘게 나와 좋았지만 너무 더웠다. 기록할만한 날 사진 많이 찍으라고 독려하며 찍어줘야 하는 입장이라 투정 없이 학교를 도니 내 머리도 핑핑 돌았다. 세미더위를 먹었고... 그런데 이번주 월요일은 18도까지 기온이 떨어진단다... 긴 청바지를 찾아 꺼내뒀다. 날씨가 븨아피 등급을 한 해 사이 두배나 올린 롯데시네마처럼 급변한다... 감기는 걸리지 말자ㅠㅠ

 책도 읽고 영화도 보면서 잘 살고 있다.

 

 이사 온 새집은 전에 살던 집보다 시원하다. 그래서 밤에 더워서 깨는 일이 없다. 하나 찾은 새집의 장점...^^

 

 구리의 번화가 보다 상봉으로 나가는 교통이 편해서 상봉 번화가?에서 놀아보기 시작했다. 상봉CGV에서 영화보고, 북스리브로에서 책 사고, 밥집 뭐 있나 좀 돌아다녀봤다. 영화관과 서점 다 생각보다 작았고 지하라 좀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1층에 스벅이 있어서 책 사들고 커피마시면서 좀 훑다가 영화보러 다시 내려갈 수 있는 동선은 좋았다. 전에 자주 혼자 놀러 나가던 잠실에 비교한다면야 잠실이 역시 익숙하고 편하지만ㅠ동네에서 잠실 나가는 좌석버스가 생길 때까지 화이팅...!

 

 친구들이 지하철에서 자지 말라고 그러다 춘천가서 깬다고 놀렸다. 생각해보니 은근히 낭만적이라 춘천이 한번 가고 싶어졌다. 춘천에서 대학 다닌 오메기떡님의 가이드를 받아 먹부림하러 다음달이나, 다다음달에...

 

 

 

 

 크게 의미 없는 것을 왜 그렇게 많이 좋아했을까. 고사리님이 했던 말대로 쓸 데 없이 너무 좋아했던 걸 약간 후회한다^^ 사랑했던 자리 마다 다 폐허고 노래였던 모든 것은 이제 중얼거림이다. 와우 너무 놀랍고 대단하당. 변했기 때문에 끝났단 말보다는 끝이 나서 변할 수 있다는 말이 더 좋은 것 같다. 나는 더 현명하고 좋은 사람이 될거얌...

 

 여전히 운명적인 입덕을 믿는데 올해 초는 슬램덩크로 행복했고 슬펐다.(충분히 현실을 망치며 덕질할 자신이 있었지만 넘나 뒤늦은 입덕이어서 뭘 찾아보기가 넘나 힘들었다ㅠㅠ) 그리고 8월 말,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게 되는데...

 

 재개봉하는 굿윌헌팅을 다시 보려다가 시간이 안 맞아 죽시사를 예매했다. 워낙 유명해서 내용을 다 아니까 안 보게 된 영화인데(고등학교 때 대학로에서 연극으로 봤던 기억은 있다), 역시 왜 명작이라 불리는지 이해했다. 책의 서문을 찍는 장면부터 1울컥을 얻었고, 나갈 때는 오열을 했다. 청춘과 예술이 허세없이 만나서 진짜 아름다웠다.

 

 그리고 닐과 토드가 아름다웠다...ㅠㅠㅠㅠㅠㅠㅠ또 다시 태어나기 전 호모를 파도 될까 고민하며 검색을 했더니 양웹엔 엇그제 써서 올라오는 자료도 있고 안심하기로 했다... 어린 에단호크 얼굴 넘나 대단하고, 닐... 하우스의 윌슨박사로 알고 있었는데 이분이 내 미국호모 코어가 될 줄 몰랐고요... 꾸준히 브로맨스로 영감을 주시다니 고맙고 미안하고... 박인비 선수의 골프 경기와 양웹을 동시에 보며 어젯밤 행복했다...

 

 

 

 빵이 없으면 밥을 먹고 노래가 끝나면 다른 노래를 부른다. 스타트랙이 재미없고 음방이 재미없어도 다른 재미는 어딘가에서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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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덥다는 말을 안 하면 할 얘기 없어... 덥다고 짜증대는 투가 아니라 순수하게 이 더위에 놀라서 하는 말처럼 내뱉으면 되지 않을까... 날씨 와우내... 살면서 체감상 계속 쭉 낮이고 밤이고 더운 때는 올해가 첨인 것 같다. 삶의 질이 뚝뚝 떨어진다. 자다가 더워서 다시 깰 때, 샤워하고 누웠는데 금방 목덜미에 땀이 날 때, 입맛이 없어 살려고 아이스아메리카노만 찾아마실 때 이 날씨가 믿기지 않는다. 이런 날씨에 이사를 해야 한다니 정말 짜증내고 싶지 않아도 짜증이 난다...ㅠㅠ

 

 지난주에는 도서관을 가서 안 읽히는 책을 맘잡고 끝까지 읽었고, 로맹가리 소설을 한 권 빌려왔다. 악평을 들으니 되려 궁금해져서 수어사이드스쿼드를 봤고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랐다. 주말에는 오메기떡님, 고사리님과 함께 샤갈 달리 뷔페 전시회를 갔다. 더위에 굴하지 않고 외출 잘하지만 외출하고 돌아올 때마다 세미더위를 먹는다.

 

 주말에 전시회 보러 가면서 오늘은 진짜 더우니까 짜증나면 참지말고 서로 죽빵을 갈기자고 했는데 기운이 없어서 못 갈겼다ㅋ 힘내려고 삼계탕도 먹었지만 힘이 안 났다. 열대야가 없어서 힘이 날 것 같다. 밤에는 좀 자게 해줘라...ㅠㅠ

 

 이사가 당장 코 앞으로 다가왔다ㅠㅠ 이사가기로 정해진 날부터 너무 슬펐고 집에 오는 길 버스 안에서 익숙한 풍경에 눈물이 났다. 초중고를 한 동네에서 다녔고, 2n년 동안 이 동네가 내 삶의 근거지였고 나는 나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는데 이 당연한 동선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면 안 슬플 수가 없다. 같은 시라고는 하지만 이사가게 될 동네는 막 아파트가 지어지는 신도시고 편의시설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교통이 지금 살고 있는 곳에 비해 너무 나쁘다. 지금이 밤이라 다행이다.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 있어서... 고사리님 말처럼 얼마 안 가 적응해서 우리 동네 좋다고 자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렇게 가벼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동네야 빨리 좋아져... 버스노선도 늘어주라... 맥도날드, 스타벅스 생겨주라ㅠㅠ 신전떡볶이도ㅠㅠ

 

 다행히 금요일부터 일하는 중이라 이사하는 날 집에는 없다. 강햏 잃어버리지 않게 케어하는 담당이었는데 그 자리를 남동생에게 주고 나는 아침 일찍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나와 저녁에 이사간 집으로 돌아오면 된다. 엄청 이상할 것 같다.

 

 이 복잡한 심경을 아이돌 노래 들으며 고난이도 마작게임을 하는 것으로 달래본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고 싶지도 않을 정도로 더운 날들이 계속 되었다. 여름은 원래 더운 거라고 생각하고 넘기기엔 작년 이맘때는 강햏과 낮산책도 했던 걸로 보아 올해가 확연히 훨씬 더 덥다! 치솟는 짜증을 더위 때문에 괜히 화를 내는 건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이라고 상기시키며 누르고 있다. 으으...

 

 시원한 지하철 안에서 얄리샤 케말에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를 읽었고 시원한 영화관 안에서 도리를 찾아서와 언더워터를 봤다. 시원한 실내에 있는 게 진짜 피서다. 너무 더우니 어디 가고 싶은 생각조차 안 든다. 이보다 더 더웠다는 2012년은 어떻게 버텼는지 기억이 안 나서 일기를 뒤져봤다. 아이돌 좋아하면서 즐겁게 잘 살고 있었더라ㅋ...

 

 

 꼭 개봉 첫날 조조로 봐야겠다 싶은 영화가 있다. 제이슨 본이 그랬다. 그래서 현재 카톡 프사는

 

 

 이거!ㅠㅠ 개봉 전에 시리즈를 훑고(본 레거시 빼고ㅗㅗㅗ) 재개봉한 본 얼티메이텀도 극장에서 보면 두근두근 준비를 했다. 처음 영화를 봤을 때는 시리즈 중 본 아이덴티티를 가장 좋아했는데(시리즈의 시작이고 혼란스러워 하는 본이 어린 맷데이먼의 얼굴을 하고 있으니) 보면 볼수록 폴그린그래스 감독이 이어나간 시리즈 뒷 편이 훨씬 훌륭하단 생각이 든다. 특히 얼티메이텀ㅠㅠ 케이블에서 자주 틀어줘서 시리즈 중 가장 많이 봤어도 영화관에서 또 보니 커피 마실 시간이 없을 정도로 눈 뗄 수가 없었다,

 

 제이슨본은 3편에서 완벽하게 끝이 난 이야기를 이어가는 부담이 있었고(그렇다고 아주 납득할 수 없는 얘기를 하는 건 아니다) 반복되는 구조에서 오는 지루함 있었지만, 본이 돌아와서 넘 기뻤고 액션도 눈에 찼기 때문에 나쁜 말을 하고 싶지 않다. 맨손격투가 상대적으로 약해졌대서 걱정했는데 할 건 다 하고요??? 카체이싱은 황홀할 정도고요???? 본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봐야할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조조로 제이슨본을 보고 나와 아몬드 프레쩰을 먹고 커피를 한 잔 들고 부산행을 봤다. 싫어서 치를 떨면서도 막 울겠지???하고 오메기떡님께 예언했던 그대로였다...ㅋ 예상보다 치를 더 떨기는 했다. 너무나 촌스럽고 배우들 연기력 다 어디갔냐고 중동갔다고. ㅅㅎ가 연기 못했다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다른 배우들도 그 정도라서. 연기 디렉과 대사가 망했구나, 배우들 잘못만은 아니구나 빠르게 생각하고 적응하려고 했지만 악역도 아역도 주연도 다... 연기가... 이런 거 보면서 안 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몇 달을 좁고 단조롭게 만나는 사람만 만나면서 지내고 있다. 최근 며칠 한 때 친했으나 일년씩은 넘게 얼굴 안 본 모임과 약속을 잡게 됐는데 시간, 장소 정하는 것부터 기가 빠졌다. 만나면 즐겁고 재밌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무슨 얘기를 할지, 어색하진 않을지 걱정이 된다. 스스로 못나게 느껴지는 기분^_T! 난 쪼다니까 쪼다답게 계속 걱정해야 겠다. 8월 초의 두 번의 모임을...ㅠㅠ

 

 서로 오래 연락 안 한 사이에 먼저 연락해서 얼굴보자고 말해주는 사람이 진짜 대단한 것 같다. 나는 못하는 일...ㅠㅠ

 

 부산행을 보고 오니 엄마도 부산행이 보고 싶대서 (내가 절대 두번 보기는 싫고) 남동생과 보라고 두 자리를 예매했다. 내일은 강햏과 둘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게 계획이다. 맨 바닥에 나란히 누워 티비보다 자다 간식 먹고 좀 놀다가 다시 자는 거... 생각만 해도 알차고 행복하당.

 목요일, 금요일 속초에 다녀왔다. 속초는 5년만! 5년 전에도, 지금도 여행대장 해주는 친구따라 다니면서 잘 놀다왔다. 고사리님 ㄳㄳ...

 

 목요일까지는 비예보가 있었는데, 다행히 출발할 때 비는 오지 않았다. 잠 안 자고 아침 일찍 터미널에 가려니 힘들어서 강변역 스벅에 먼저 들렸다. 커피 마시고 화장실 한번 다녀오는 것으로 여행 시작... 최근에는 멀미를 잘 안 해서 방심하다 미시령에서 어질어질했다^_ㅠ  잘 극복하고 속초에 도착,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영금정까지 걸었다.

 

 

 

  지난 여행 때는 회센터에서 회 먹고 저녁 산책으로 영금정을 들렸었는데 이번엔 오전의 영금정을 보게 됐다. 파도소리가 가야금 소리 같다고 해서 영금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비 온 뒤라 그런지 파도가 셌다.

 

 

  빨간 등대가 있는 곳까지 천천히 산책했다. 날이 흐려 사진이 잘 안 나왔다. 그래도 덜 더워서 좋았다.

 

 

 

 

  지역색이 드러나는 귀여운 현수막은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든다... 안동 풍산읍에서는 <어르신, 외출시 밝은 옷 입고 차 잘보고 다니소!!>라는 현수막이 그랬고 속초에서는 이런 현수막들이 눈에 들어왔다ㅋㅋ

 

 

 

 

 상호명이 기억나지 않는 어느 식당에서 홍게비빔밥과 물회를 먹었다. 물회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데(들어있는 생선회가 늘 입에 안 맞았었다ㅠㅠ) 여기는 무난했다. 물회가 맵고 간이 좀 쎄서 홍게비빔밥에는 초장을 좀 적게 넣었다.

 

 배부르게 먹고 중앙시장 구경했다. 시장 구경은 늘 재밌어... 닭강정 사갈 곳을 봐두고 아침으로 먹을 빵 사러 봉브레드로 갔다. 예상보다 거리가 있어서 골목 골목 한참 걸었다. 좀 힘들었지만 낄낄거리는 힘으로 걸었다. 하교하는 중고등학생보다 더 시끄럽게 웃고 떠들었고요... 속초 골목을 걸으면서 1. 강아지 분양 가게가 많다. 2. 개인 카페가 많다. 라는 점을 느꼈는데 왜인지 모르겠다.

 

 빵을 사고 난 이후에도 낯선 거리를 한참 걷다가 눈에 보이는 아무 카페에 들어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호로록 마시고 나와서 택시 타고 숙소로 향했다.

 

 

 

 더클ㄹ스300 11층의 뷰. 사실 정면은 큰 교회고 기울여 보면 바다가 멀리 보인다. 처치뷰, 부분적으로 오션뷰ㅋㅋㅋㅋ 늘어져서 좀 쉬다가 가방 좀 가볍게 하고 다시 나왔다. 누워있으면 정말 잘 것 같았다.

 

 

 

 낙산사는 버스를 타고 갔다. 네이버 지도가 계산해준 시간보다 훨씬 덜 걸렸다. 절의 조경이 예뻤고 구석구석 볼 게 많았다. 대충 한 시간이면 다 둘러보겠거니 예상했는데 그보다 오래 있었다.

 

 

 

  크고 압도적이었던 해수관음상. 동해를 내려보고 있기도 하고 동해를 두르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동해를 사진으로 남기고, 셀카를 찰칵찰칵 찍고, 고사리님 도촬도 찰칵찰칵했다.

 

 

 

 아담하고 예쁜 사리탑을 구경하고 의상대와 홍련암에서 바다와 맞닿은 절벽을 내려다보았다. 인상이 자꾸 써져서 예쁜 사진은 못 건졌지만 풍경은 실컷 눈에 담았다.

 

 

 마음을 씻는 물 옆에 핀 푸른 수국이 예뻤다. 마음을 씻는 물에 마음은 못 씻고 초코쿠키 먹고 더러워진 손만 한번 씻었다.

 

 

 

 낙산사 출입구에 건어물 파는 가게에서 막걸리를 때렸다. 막걸리 한 병에 쥐포만 하나 주문했는데 아주머니가 테이블에 올려진 건어물 다 먹어도 괜찮다고 하셔서 얌얌 먹었다. 목요일 오후 지나는 사람도 많지 않은 곳, 야외테이블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있자니 한가로운 기분이 들어 너무 좋았다. 계산도 막걸리값 삼천원만 받으셨다. 삼천원의 행복.

 

 고사리님이 세ㅂ틴 엠카 컴백 무대 보고 싶다고 하시고, 시간도 될 것 같아서 대포항에서 저녁거리 포장해 숙소에 왔다. 나는 다 이해해... 한참 덕질할 때 수업 땜에 엠카 컴백은 못 가고 집에서 본방 무대 기다리는데 넘나 떨려서 무릎꿇고 봤는 걸...

 

 

 

 포장해 온 새우튀김과 오징어 순대. 막걸리에 건어물 좀 먹었다고 배가 불러서 저것도 다 못 먹었다. 원나잇푸드트립 속초편을 찍고 싶었지만 우리는ㅠㅠ 일단 도장을 하나도 못 받을 것 같다.

 

 늘어져서 쉬다가 속초 해수욕장으로 밤산책 나갔다. 어느 ㅁ진 날이라는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사서 밤바다 구경했다. 그리고 정ㅇ화의 어느 ㅁ진 날이라는 노래가 입에 붙어 다음날까지 흥얼거리게 되었다고 한다...

 

 

 

 새벽 세 시까지 핸드폰 보다가 잠들었다. 한 시간 단위로 깨긴 했지만 늦잠자자는 목표가 있어서 9시까지는 누워있었다.

 

 

 

 그리고 아침으로 봉브레드에서 산 마늘바게트와 블루베리크림치즈파이를 먹었다. 둘 다 진하고 느끼해서 이것도 다 먹진 못했지만 왜 유명한지는 이해가 갔다. 빵 크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이름에 있는 재료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었다. 마늘 바게트 사이 사이에는 마늘이, 블루베리크림치즈파이 안에는 블루베리쨈과 크림치즈가 잔뜩 들어있었다.

 

 

 금요일은 날이 맑고 더웠다. 버스타고 설악산으로 갔다. 버스 안에서 고사리님이 팔에 선크림을 바르다가 낙산사에 산 팔찌를 뺐고 그 상태로 잊어서 정말 하루도 안 돼 팔찌를 잃어버렸다. 그리고 토요일에 파우치 안에서 발견하셨다고 한다. ~해피엔딩~

 

 

 커피 한 잔 사서 나눠마시면서 케이블카를 탔다. 은근히 빨랐고 덜컹하고 멈출 때 좀 무서웠다... 내려갈 때는 대놓고 무서웠고...

 

 

 

 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본 설악산. 와우...

 케이블카에서 내려 잠깐 등산을 하면 권금성이 나온다. 블로거들이 샌들, 쪼리 신고 올라가도 된다고 했고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많았지만 운동화 신어야 할 것 같다. 생각보다 위험했다. 슬립온 신은 나도 아찔했다.

 

 

 권금성은 정말 멋있고 무서웠다. 설명 적혀 있는 입간판까지 걸어가는 것도 후들후들했다. 사람들은 높이까지 올라도 가고 뒤가 없이 아찔한 곳에서 사진도 찍던데 겁쟁이인 우리 둘은 안 그랬다.

  

 

 

 내려가는 길이 더 힘들고 무서웠다. 다리가 풀린 상태로 안락암에 도착했다. 쨍쨍한 해를 피해 처마 그늘 밑에서 좀 쉬었다.

 

 

 

 처마 밑에 앉아 바라본 하늘은 이랬다. 가까이 서있는 나무와 멀리 보이는 산과 더 멀리 떠 있는 구름이 넘나 완벽한 것.

 

 

 

  입구에 있는 곰동상과 안녕을 하고 나왔다. 곰이 웃는 인상이라 귀엽다.

 

 

 

 

 종점에서 두 정류장 떨어진 산채전문 식당에 들어갔다. 식사 중이시던 아저씨 한 분이 나가시고 식당에 우리 둘만 남아서 낙산사 아래 건어물 가게에서 느꼈던 한가로움을 또 느꼈다. 돌솥비빔밥과 감자전을 먹었다.

 

 

 

 

 낮 바다를 한 번 봐야하니까 다시 속초해수욕장에 갔다. 마침 해수욕장 개장날이었다. 발만 한 번 적셨다. 생각보다 물이 차가워서 들어갈 엄두도 안 났다.

 

 

 

 바다만 가면 이런 사진이 찍고 싶어진다... 발 사진만 열 장은 찍은 것 같고요...

 

 젖은 발은 말리면서 바다구경 좀 하다가 택시타고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목적은 닭강정. 만ㅅ 닭강정도 안 먹어봤지만 신뢰하는 커뮤니티에서 중앙닭강정을 사래서 그대로 했다. 집에 와서 가족들과 맛있게 먹었다.

 

 

 

 땡볕 설악산 새미등산의 후유증으로 너무 너무 너무 힘이 들어서 에어컨 빵빵한 곳에 늘어져 커피가 마시고 싶었다. 그래서 가장 만만한 스벅에 왔다. 조각케잌 먹으면 아메리카노 주는 쿠폰을 여기서 썼고 새로 나온 비늘무늬 카드가 예뻐 충전을 했다. 강변역 스벅에서 여행이 시작돼 속초 중앙시장 스벅에서 여행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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