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갈비 먹고 싶어서 일주일쯤 노래를 불렀다. 수요미식회 나온 집들을 알아뒀는데 약속 잡은 일요일에는 휴무래서 포기하고 을지로의 안동집을 갔다. 8월은 너무 더웠고, 안 하던 일 하느라 힘이 들었다. 쌀밥에 양념 돼지갈비를 얹어서 함냐함냐 먹은 후에 된장찌개를 푹푹 떠먹고 냉면도 호로록 먹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됐다... 엄마가 3인분을 시키면 3인분들 더 주는 마블ㅁㅂ이나 가라고 하는 걸 굳이 맛집이라는 을지로까지 갔는데 안동집도 휴무였다. 네이버에서 찾아봤을 때 첫째, 셋째 일요일만 쉰다고 나와있었고 그 정보를 믿었지만...ㅠㅠ 그 골목 식당들이 다 같이 쉬어서 대안도 못 찾고 어슬렁(성수 갈비 골목을 갈까...) 거렸더니 지나가던 동네 아저씨가 뭐하냐고 물으셨다ㅋㅋㅋㅋㅋㅋ 아저씨가 은행 건너편 고깃집도 유명하니 가보라고 대안을 주셨고 그 양미옥에서 돼지갈비는 아니고 갈비를 먹었다. 쌀밥에 양념갈비를 얹어서 함냐함냐 먹었고 된장찌개도 푹푹 떠먹었고 냉면도 호로록 먹어서 행복했다. 점심부터 비싼 갈비 구워먹으니까 시간도 돈도 여유있는 사람처럼 스스로 느껴져 좋았다ㅋ 이렇게 먹고 평일 점심은 먹을 만한 곳 없는 상봉을 힘겨워 하며 그냥 그런 혼밥을 때리겠지만 주말 점심만이라도 여유롭게...
제대로 찍은 갈비 사진도 있지만 갈비를 만나 흥분한 마음이 느껴지는 이 사진이 어쩐지 제일 좋다...
커피한약방에서 진하고 맛있는 커피를 마셨고 간만에 명동에 나가 스파 브랜드도 돌아봤다. 막연히 외국인이 더 많은 명동이라 자주 다니는 잠실에 비해 더 과감하고 못 입을 옷들이 많을 거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이쪽이 입을만한 옷이 더 많았다. 포에버21을 도는 중에 비가 와서 같은 건물 커피빈에서 또 커피를 때리고 멍하니 노가리를 까다가 저녁을 리틀 사이공으로 정했다. 에이랜드와 맥에서 옷 구경, 화장품 구경으로 좀 더 배를 꺼뜨리고(전에 잘 썼던 코리안캔디나 다시 사야지 했는뎅 릴렌트리슬리레드가 형광등을 켜줘서 충동구매를 했다. 입술 상태가 안 좋아 매트한 립을 바를 자신이 좀 없긴 하지만 립스틱은 좀 매트해야 이쁘쟈나...) 지하 리틀 사이공에서 쌀국수와 볶음쌀국수를 먹었다. 쌀국수는 맛을 잘 몰라서 볶음 쌀국수를 더 좋아한다. 특히 여기 볶음 쌀국수 넘 맛있다!
지하철로 청량리까지 와서 버스로 환승했다. 시간은 쫌더 걸려도 앉아서 갈 수 있어 편한 길이다. 아직은 버스 창밖으로 스쳐가는 신내동의 풍경이 낯설어 이상하게 서글퍼지는 귀갓길이다. 몇 주 전까지는 집에서 먼 서울 아무 곳에서나 놀다가도 강변, 잠실까지 와서 버스를 기다리면 집에 다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은 상봉까지 오면 그런 기분이 쫌 든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니까 중랑구도 내 삶으로 들어오겠지...ㅠㅠ
토요일에는 강햏을 전에 살던 동네 다니던 동물병원까지 데리고 가서 미용을 시켰다. 마침 아빠가 일이 있어서 차를 못 타고 케이지에 넣어 마을버스를 탔다. 얘가 사람 많은 대서 크게 짖을 만큼 대범한 성격은 아니라 낑낑대고 케이지 긁는 정도로 투정을 부렸다. 40분 정도를 가야하는데 미안하고 좀 민망해서(내가 좀더 뻔뻔한 사람이었다면 앉아갔겠지만ㅠㅠ 버스에 사람도 많고...ㅠㅠ) 좀 가다 내렸다. 그리고 병원까지 삼십분을 걸었다. 공복에 땡볕을 걸어 강햏을 미용 맡기고 커피 한 잔하고 다니던 강아지용품점에서 가서 간식을 샀더니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오는 길은 택시를 탔다ㅠㅠ 집에 오자마자 뻗으면서 내가 힘이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강햏도 그런 오랜 외출은 자주 없는 일이라 힘이 들었던지 내 옆에서 안 떨어지려고 해서 내내 같이 침대 위에 죽어있었다ㅋ
한 주가 피곤에 절여졌다. 그리고 오늘도 잘 먹었지만 소화가 안 돼 기운이 나는 것 같지는 않다. 다가오는 월요일은 늘 무섭고...
지난주 월요일은 서울이 37도였다. 친구 졸업식이라 늘 하는 대로 현수막을 제작해 걸어주고(늘 수치스러운 문구를 박아 친구를 부끄럽게 한다ㅋㅋ 그리고 제작 맡기는 우리도 부끄럽고ㅋㅋ) 사진 찍어주면서 놀았다. 여름이라 쨍하니 사진이 이쁘게 나와 좋았지만 너무 더웠다. 기록할만한 날 사진 많이 찍으라고 독려하며 찍어줘야 하는 입장이라 투정 없이 학교를 도니 내 머리도 핑핑 돌았다. 세미더위를 먹었고... 그런데 이번주 월요일은 18도까지 기온이 떨어진단다... 긴 청바지를 찾아 꺼내뒀다. 날씨가 븨아피 등급을 한 해 사이 두배나 올린 롯데시네마처럼 급변한다... 감기는 걸리지 말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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