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햏 심장사상충약을 사러 동물약국에 갔다가 근처 스벅에 들렸다. 주문 받는 알바님이 목소리가 상냥하고 씩씩해서 기분이 좋았는데 슬리브에 이런 멘트도!ㅋㅋ 조조로 아가씨를 보고 신한은행에 가서 잃어버린 보안카드를 재발급받고 세일하는 로드샵에서 매니큐어를 몇 개 사고 동물약국에서 강햏 약을 사고 건너편 황태냉면집에서 냉면을 먹고 스벅에서 라떼를 마시며 다이어리를 정리하고 책을 읽었다. 냉면집에서 옆 테이블 아저씨들이 불고기 먹는 게 부러웠는데 엄마가 저녁으로 불고기를 해줬다!! 밥 먹고 야구보면서 뒹굴거리다가 어슷 썬 오이와감자샐러드가 들어간 샌드위치가 먹고 싶어서 감자삶아 샐러드했다. 엄마가 오이도 썰어줘서(나는 칼질을 못해...) 내일 아침으로 커피와 함께 먹을 예정이다. 즐거운 하루가 된 듯ㅋㅋ

 

 오늘은 그럭저럭 즐거운 하루였지만, 이번주는 즐거운 한 주는 못 됐다. 두 번 토하는 걸로 월요일 오전을 시작했다ㅠㅠ 아침밥이 안 먹혔는데 먹어야 된다는 의무감에 두세숟가락 억지로 먹었더니 얹혀서 미식거리고 난리였다. 스무살 넘어서 토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데 생리 시작하고, 피곤하고 해서 컨디션이 나빴던 게 원인같다. 기운 없는 느낌이 싫어서 수요일부터 쉬고 있다. 일하면 일하는대로 쉬면 쉬는대로 기운이 없는 것 같지만. 동적인 무언가를 해서 기운을 내봐야 할까ㅠ

 

 아가씨는 우리 나라 유명감독이 만든 화제작이라는 타이틀이 없었다면 안 봤을 작품이었다. 여배우들은 매력적이었지만 하ㅈ우와 조ㅈ웅은 왜 이 작품을 택했을까 의문스러울 정도로 매력도 임팩트도 없었다. 흥미있을 만한 플롯을 재미없게 풀어낸 게 제일 아쉽다. 중반 넘어가면서 지루해졌다. 긴장감 넘치게 흘러가는 플롯에 시니컬한 코미디가 곁들여질 줄 알았는데 긴장감 유지가 안 됐다. 특히 후반부 정신병원과 배 위에서의 장면은 이게 최선인가 싶을 정도로 실망이었다. 비주얼로 쌓아놓은 분위기를 탐미하는 게 이 영화를 관람하기 제일 좋은 태도일텐데 영상화보 같은 영화는 취향이 아니라, 오히려 좀 피곤... 김민희와 김태리는 넘나 넘나 넘나 예쁘다.

 

 처음 먹어본 황태냉면은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그집이 잘하는 집인지, 원래 황태냉면이 맛있는 음식인지 몰라도 보여지는 빨간색깔에 비해 아주 자극적이지는 않으면서 황태씹는 맛이 좋았다. 비리지도 않았다. 중랑역에서 갈 밥집이 하나 늘었다. 중랑역 자주 가지도 않지만 혹시 모르니까...

 

 

 

 날 더 힘들 게 만드는 일이란 걸 알지만 걷는 일은 참 좋다. 지난 주말 학교 친구들과 함께한 뚝섬유원지 산책도 좋았다. 한강에 내리는 밤을 보면서 투썸 조각케잌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었다. 여름밤과 한강의 조합을 생각하면, 한강공원을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에 학교에 다녔던 게 행운이다. 저 오리배를 보며 캔맥주 마셨을 때를 떠올랐다. 그때와 같은 위치에서 그때와 비슷한 수다를 떠는 친구들이 있는 것도 넘나 행운이고. 새로 생긴 가챠샵에서 갖고 싶었던 '화이팅하는 너구리'를 단번에 뽑은 것도 행운이고ㅋㅋ

 

 습한 날씨가 아니라 아직은 더워도 살만하다. 몸에 열심히 선크림을 바르는 데에도 쨍한 햇빛에 벌써 발이 샌들자국으로 탔다. 세상에 모기는 벌써모기, 모기, 아직모기로 나뉜다고 하는데 벌써 모기의 계절이 지나 모기의 계절로 들어섰으니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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