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금요일 속초에 다녀왔다. 속초는 5년만! 5년 전에도, 지금도 여행대장 해주는 친구따라 다니면서 잘 놀다왔다. 고사리님 ㄳㄳ...
목요일까지는 비예보가 있었는데, 다행히 출발할 때 비는 오지 않았다. 잠 안 자고 아침 일찍 터미널에 가려니 힘들어서 강변역 스벅에 먼저 들렸다. 커피 마시고 화장실 한번 다녀오는 것으로 여행 시작... 최근에는 멀미를 잘 안 해서 방심하다 미시령에서 어질어질했다^_ㅠ 잘 극복하고 속초에 도착,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영금정까지 걸었다.
지난 여행 때는 회센터에서 회 먹고 저녁 산책으로 영금정을 들렸었는데 이번엔 오전의 영금정을 보게 됐다. 파도소리가 가야금 소리 같다고 해서 영금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비 온 뒤라 그런지 파도가 셌다.
빨간 등대가 있는 곳까지 천천히 산책했다. 날이 흐려 사진이 잘 안 나왔다. 그래도 덜 더워서 좋았다.
지역색이 드러나는 귀여운 현수막은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든다... 안동 풍산읍에서는 <어르신, 외출시 밝은 옷 입고 차 잘보고 다니소!!>라는 현수막이 그랬고 속초에서는 이런 현수막들이 눈에 들어왔다ㅋㅋ
상호명이 기억나지 않는 어느 식당에서 홍게비빔밥과 물회를 먹었다. 물회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데(들어있는 생선회가 늘 입에 안 맞았었다ㅠㅠ) 여기는 무난했다. 물회가 맵고 간이 좀 쎄서 홍게비빔밥에는 초장을 좀 적게 넣었다.
배부르게 먹고 중앙시장 구경했다. 시장 구경은 늘 재밌어... 닭강정 사갈 곳을 봐두고 아침으로 먹을 빵 사러 봉브레드로 갔다. 예상보다 거리가 있어서 골목 골목 한참 걸었다. 좀 힘들었지만 낄낄거리는 힘으로 걸었다. 하교하는 중고등학생보다 더 시끄럽게 웃고 떠들었고요... 속초 골목을 걸으면서 1. 강아지 분양 가게가 많다. 2. 개인 카페가 많다. 라는 점을 느꼈는데 왜인지 모르겠다.
빵을 사고 난 이후에도 낯선 거리를 한참 걷다가 눈에 보이는 아무 카페에 들어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호로록 마시고 나와서 택시 타고 숙소로 향했다.
더클ㄹ스300 11층의 뷰. 사실 정면은 큰 교회고 기울여 보면 바다가 멀리 보인다. 처치뷰, 부분적으로 오션뷰ㅋㅋㅋㅋ 늘어져서 좀 쉬다가 가방 좀 가볍게 하고 다시 나왔다. 누워있으면 정말 잘 것 같았다.
낙산사는 버스를 타고 갔다. 네이버 지도가 계산해준 시간보다 훨씬 덜 걸렸다. 절의 조경이 예뻤고 구석구석 볼 게 많았다. 대충 한 시간이면 다 둘러보겠거니 예상했는데 그보다 오래 있었다.
크고 압도적이었던 해수관음상. 동해를 내려보고 있기도 하고 동해를 두르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동해를 사진으로 남기고, 셀카를 찰칵찰칵 찍고, 고사리님 도촬도 찰칵찰칵했다.
아담하고 예쁜 사리탑을 구경하고 의상대와 홍련암에서 바다와 맞닿은 절벽을 내려다보았다. 인상이 자꾸 써져서 예쁜 사진은 못 건졌지만 풍경은 실컷 눈에 담았다.
마음을 씻는 물 옆에 핀 푸른 수국이 예뻤다. 마음을 씻는 물에 마음은 못 씻고 초코쿠키 먹고 더러워진 손만 한번 씻었다.
낙산사 출입구에 건어물 파는 가게에서 막걸리를 때렸다. 막걸리 한 병에 쥐포만 하나 주문했는데 아주머니가 테이블에 올려진 건어물 다 먹어도 괜찮다고 하셔서 얌얌 먹었다. 목요일 오후 지나는 사람도 많지 않은 곳, 야외테이블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있자니 한가로운 기분이 들어 너무 좋았다. 계산도 막걸리값 삼천원만 받으셨다. 삼천원의 행복.
고사리님이 세ㅂ틴 엠카 컴백 무대 보고 싶다고 하시고, 시간도 될 것 같아서 대포항에서 저녁거리 포장해 숙소에 왔다. 나는 다 이해해... 한참 덕질할 때 수업 땜에 엠카 컴백은 못 가고 집에서 본방 무대 기다리는데 넘나 떨려서 무릎꿇고 봤는 걸...
포장해 온 새우튀김과 오징어 순대. 막걸리에 건어물 좀 먹었다고 배가 불러서 저것도 다 못 먹었다. 원나잇푸드트립 속초편을 찍고 싶었지만 우리는ㅠㅠ 일단 도장을 하나도 못 받을 것 같다.
늘어져서 쉬다가 속초 해수욕장으로 밤산책 나갔다. 어느 ㅁ진 날이라는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사서 밤바다 구경했다. 그리고 정ㅇ화의 어느 ㅁ진 날이라는 노래가 입에 붙어 다음날까지 흥얼거리게 되었다고 한다...
새벽 세 시까지 핸드폰 보다가 잠들었다. 한 시간 단위로 깨긴 했지만 늦잠자자는 목표가 있어서 9시까지는 누워있었다.
그리고 아침으로 봉브레드에서 산 마늘바게트와 블루베리크림치즈파이를 먹었다. 둘 다 진하고 느끼해서 이것도 다 먹진 못했지만 왜 유명한지는 이해가 갔다. 빵 크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이름에 있는 재료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었다. 마늘 바게트 사이 사이에는 마늘이, 블루베리크림치즈파이 안에는 블루베리쨈과 크림치즈가 잔뜩 들어있었다.
금요일은 날이 맑고 더웠다. 버스타고 설악산으로 갔다. 버스 안에서 고사리님이 팔에 선크림을 바르다가 낙산사에 산 팔찌를 뺐고 그 상태로 잊어서 정말 하루도 안 돼 팔찌를 잃어버렸다. 그리고 토요일에 파우치 안에서 발견하셨다고 한다. ~해피엔딩~
커피 한 잔 사서 나눠마시면서 케이블카를 탔다. 은근히 빨랐고 덜컹하고 멈출 때 좀 무서웠다... 내려갈 때는 대놓고 무서웠고...
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본 설악산. 와우...
케이블카에서 내려 잠깐 등산을 하면 권금성이 나온다. 블로거들이 샌들, 쪼리 신고 올라가도 된다고 했고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많았지만 운동화 신어야 할 것 같다. 생각보다 위험했다. 슬립온 신은 나도 아찔했다.
권금성은 정말 멋있고 무서웠다. 설명 적혀 있는 입간판까지 걸어가는 것도 후들후들했다. 사람들은 높이까지 올라도 가고 뒤가 없이 아찔한 곳에서 사진도 찍던데 겁쟁이인 우리 둘은 안 그랬다.
내려가는 길이 더 힘들고 무서웠다. 다리가 풀린 상태로 안락암에 도착했다. 쨍쨍한 해를 피해 처마 그늘 밑에서 좀 쉬었다.
처마 밑에 앉아 바라본 하늘은 이랬다. 가까이 서있는 나무와 멀리 보이는 산과 더 멀리 떠 있는 구름이 넘나 완벽한 것.
입구에 있는 곰동상과 안녕을 하고 나왔다. 곰이 웃는 인상이라 귀엽다.
종점에서 두 정류장 떨어진 산채전문 식당에 들어갔다. 식사 중이시던 아저씨 한 분이 나가시고 식당에 우리 둘만 남아서 낙산사 아래 건어물 가게에서 느꼈던 한가로움을 또 느꼈다. 돌솥비빔밥과 감자전을 먹었다.
낮 바다를 한 번 봐야하니까 다시 속초해수욕장에 갔다. 마침 해수욕장 개장날이었다. 발만 한 번 적셨다. 생각보다 물이 차가워서 들어갈 엄두도 안 났다.
바다만 가면 이런 사진이 찍고 싶어진다... 발 사진만 열 장은 찍은 것 같고요...
젖은 발은 말리면서 바다구경 좀 하다가 택시타고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목적은 닭강정. 만ㅅ 닭강정도 안 먹어봤지만 신뢰하는 커뮤니티에서 중앙닭강정을 사래서 그대로 했다. 집에 와서 가족들과 맛있게 먹었다.
땡볕 설악산 새미등산의 후유증으로 너무 너무 너무 힘이 들어서 에어컨 빵빵한 곳에 늘어져 커피가 마시고 싶었다. 그래서 가장 만만한 스벅에 왔다. 조각케잌 먹으면 아메리카노 주는 쿠폰을 여기서 썼고 새로 나온 비늘무늬 카드가 예뻐 충전을 했다. 강변역 스벅에서 여행이 시작돼 속초 중앙시장 스벅에서 여행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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