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 기준으로는 바쁜 한주였다. 월요일부터 생리가 시작했고^^! 고사리님과 홍대 나들이를 나갔다. 사모님돈까스가 이전한 줄 모르고 헷갈리는 골목을 한참 헤매다가 겨우 찾아들어갔다. 내 안에 한남본능을 느끼게 해주는... 맛있는 돈까스... 춥고 몸이 안 좋아서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하고 카페만 두 개 더 들렸다.

 

 그리고 수요일에 친구가 졸업을 해서 화요일 저녁 현수막 걸러 학교에 갔다. 당일 못 갈 것 같았는데 또 어케 시간이 돼서 늦게나마 학교에 또 갔다. 차 한잔 마시며 학교친구들과 수다수다. 친한 친구들 중 이제 졸업 안 한 친구가 둘 남았다. 다 졸업을 하면 우리만의 기념행사도 없어질 것 같아 섭섭하단 말, 우리가 좋아하는 장소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문라이트를 봤고, 폴오스터의 뉴욕3부작을 마치고 공중곡예사를 읽고 있다.

 

 문라이트를 보기 전날 우연히 올레티비 무료 영화로 해피투개더를 다시 봤다. 새벽에 잠이 너무 안 오고 어릴 때 보고 지나간 영화라 다시 봐야할 것 같아서 보기시작했다. 중간 중간 졸면서 어찌저찌 끝은 보고 잠이 들었다. 이어서 문라이트를 보니까 왕가위 감독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와닿았다. 2시간 안에 한 사람의 인생을 담을 때 어느 부분을 보여줘야 할 것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어떤 사건이, 누구와의 대화가 삶의 하이라이트인지. 샤이론의 하이라이트를 너무 재밌게 봤지만, 또 같이 괴롭기도 했다. 말 없이 견디는 소년을 보기가 힘이 들어....ㅠㅠ

 

 내일은 조조로 혼자 23아이덴티티를 보고, 엄마를 만나 재심을 볼 예정인데 두 편 다 기대가 안 된다...

 

 

 

 포켓몬고를 시작한지 꽤 됐다. (내 기준)열심히 했고 레벨도 21다... 처음 시작할 때는 귀여운 포켓몬을 잡는 것만으로도 좋고 잡은 포켓몬을 눌러서 움직이는 거 구경하는 데 정신이 팔릴 정도였다. 하지만 레벨이 올라가고 사람들이 말하는 방법을 읽고 좀 따르다 보니 재미가 덜해졌다. 구구, 꼬렛을 열심히 잡고, 사실 나오는 포켓몬을 닥치는 대로 다 잡고 진화시키지 말고 사탕을 모았다가 행복의 알을 켜고 한꺼번에 진화시키고... 레벨 몇 전까지는 강화시키기 말고... 그런 거 하다보면 슬슬 게임을 접게 될 거 같당.(뭣보다 우리 동네엔 포켓스탑도 없당... 가까운 세븐일레븐은 체육관이 됐고ㅋ 다른 세븐일레븐은 좀 더 걸어야 해....)

 

 접기 전에 21이 됐는데도 피카츄가 없는 건 억울했다. 보라매공원도 낙산공원도 다 넘 멀었던 것...ㅜㅜ 피카츄 구경도 못했고요... 광화문에서 알바하는 중이고 일도 일찍 끝나서 새로운 피카츄 둥지인 경복궁에 갔다.

 

 

 

 

 

 

 

 피카츄도 열심히 잡고 사진 찍으면서 산책도 했다. 한복 입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고, 포고 하는 사람도 많았다^^ 피카츄를 실컷(정말 많이...)잡고 첨보는 포켓몬도 몇 마리 잡고 많이 걸어서 알도 깬 유익한 산책이었다. 그리고 손을 잃었다. 오는 길 지하철 안에서도 굳은 손이 안 풀려 덜덜 떨면서 카톡을 했다...ㅋ 물가에는 잉어킹도 많이 나와서 좀더 머물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몸살이 났을 거다... 게임 접을 때까지 갸라도스는 만들 수 있을깜...

 

 

 한 달이 지나면 정말 다 잊어버릴 것 같아 쓴다.

 1월 19일부터 22일까지 3박 4일 간 방콕에 다녀왔다. 밤에 자고 있다가 일어나면 비행기 예약이 돼있고, 또 자다 깨면 호텔 예약이 돼 있어서 넘 편하게 다녀왔다. 이끌어주신 고사리님, 오메기떡님 ㄳㄳ... 남이 시키는 대로 끌려 가는 삶, 넘나 좋은 것... (그래서 아는 게 없고 유용한 정보는 이 포스팅에 없습니다...)

 

 

 첫 날

 동네에서 5시 25분에 출발하는 공항버스를 타기로 계획했는데 자리가 없어서 못 탔다. 여행의 시작...ㅋ 버스를 못 탄 다른 분을 포섭해서 넷이 택시를 탔다. 나누어 내니 버스비와 택시비가 크게 차이 나지는 않았다. 공항에서 겉옷 맡기고(넘 잘한 짓이었다ㅠㅠ 캐리어가 여유있어서 들고 가려고 했지만 고사리님이 맡기래서 휩쓸려 패딩을 맡겼는데 오는 길에 캐리어 확장하고도 터질 것 같았고요...ㅋㅋㅋ) 발권하고, 캐리어 보내고, 아침으로 퀴즈노스에서 샌드위치를 먹었다. 각자 면세품 찾아서 만나니 한 것도 없는데 시간이 훅훅 지나가있었다.

 

 9시 35분에 출발해서 기내식 먹고 자고 간식 먹고 자니 방콕이었다. 6시간 사육을 당했음에도 방콕은 1시. 수완나폼 공항에 내려서 짐 찾고 현지 유심을 샀다. 여름 같은 더위를 느끼며 택시를 타고 숙소인 한사르 호텔로 향했다.

 

 

 

 호텔을 나와 처음 본 길거리 풍경은 이랬다. 3박 4일 내내 맡아야 했던 쎄한 이국적인 냄새를 맡으며 친구들의 뒷모습을 몰래 찰칵찰칵 찍었당... 쎄한 냄새 더불어 방콕에 첫 인상은 도처에 강형과 냥형들이 늘어져 있다는 거였다.

 

 

 

 첫 일정인 운하버스를 타러 가는 길 만났던 냥형도 세상 편하게 주무시고 계셨다. 아무리 사진을 찍어도 몰라...

 

 

 

 현지인들이 주로 탄다는 운하버스를 고사리님이 알아오셔서 타봤다! 반대편 방향으로 가는 배는 퇴근하는 태국사람들이 잔뜩 타있었는데 우리가 탄 배는 우리 셋뿐이었다. 좁은 운하를 빠르게 지나는 이색경험이었다. 더러운 물 튀기는 게 너무 너무 너무 싫은 사람이 아니라면 추천. 운하를 끼고 늘어선 집들이 생활감 넘쳤지만 또 허름해서 이후 일정에서 본 화려한 왕궁, 현대적인 쇼핑몰과 비교가 됐다.

 

 

 

 해질녘의 방콕거리를 걷다가 첫 끼를 크루아압손에서 먹었다. 메뉴는 푸팟퐁커리와 오믈렛, 팟타이와 모닝글로리인 줄 알고 시킨 채소...(차요테로 알고 있었는데 검색해보니 영 다른 채소가 나온다ㅠㅠ 저거 뭐징...) 다 맛있었다. 이름 모를 저 채소도 쓰지 않고 꼬수워서 퍼먹었다.

 

 밥을 먹고 나오니 밤이 돼있었다. 밤산책으로 카오산로드를 걸었다. 기념될 만한 옷이라도 하나 사볼까 기웃거리다 옷은 못 샀고 코코넛 아이스크림만 먹었다. 시장 구경은 원래 넘 재밌는 거니까 발 아프게 걷다가 발마사지를 한번 받았다.

 

 

 

 발 마사지를 받고 나는 맥주를, 고사리님은 아이스커피(연유가 들어가 달고 힘이 나는), 오메기떡님은 칵테일을 한잔 먹었다. 흥청망청한 여름밤의 분위기가 좋았다. 사진을 보니 그 밤의 그 분위기가 넘 그립당ㅠㅠ

 

 

 

2일차

 

 

 

 아침 7시 조식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한사르에서는 몇 가지 메인 메뉴와 조식 뷔페로 아침을 즐길 수 있다. 사진은 오메기떡님이 가장 좋아하셨던 에그베네딕트...

 

 원래 (고사리님의) 계획은 이틀차에 왕궁을 가는 것이었는데 국왕 서거 100일이 겹쳐 주말엔 왕궁을 개방하지 않는다고 해서 계획이 변경됐다. 아유타야 택시 투어를 예약했고 하루가 고단...했다ㅋㅋ 

 

 호텔 앞으로 픽업 온 택시를 타고 한시간쯤 이동한다. 그 누구보다 케이팝을 좋아해서 기사님이 틀어주시는 케이팝 음악에 만족하며 드라이브를 즐겼다.

 

 

 첫 일정이었던 방파인궁은 왕들의 여름별장으로 유럽 같기도 하고 중국 같기도 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곳이 궁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가 긴 바지를 사입는 낭패를 당한다ㅠㅠ! 롱 치마인 줄 알고 샀던 옷은 알라딘 바지였고, 무늬 있는 원피스에 무늬 있는 바지를 겹쳐 입으니 정말 우습고 기괴한 꼴이었다. 셋 다 패테여서 그 어디서보다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고사리님은 농사꾼이었고 오메기떡님은 점성술사였다. 넘나 비범...

 

 

 아이스커피를 한잔 사고, 바지를 벗고 멀쩡한 차림이 되어 근처의 유럽 같은 사원을 둘러봤다. 너무 고즈넉하고 관광객도 없어서 우리가 돌아다녀도 되는걸까 의심을 하며 낄낄거리지 않고 사진만 열심히 찍었다.

 

 

 왓야이차이몽콘에서 와상과 탑들을 봤다. 올라갈 수 있는 건축물이 있어 계단을 열심히 올라 들어가보았더니 사람들이 아래로 동전을 던졌다. 떨어지는 동전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아쉬워 하는 걸 보니 뭔가 점을 쳐보는 것 같았다. 알 수가 있어야지 원...ㅠㅠ

 

 

 

 점심으로 수산시장과 쌀국수가게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서 우리는 쌀국수를 선택했다. 두세젓가락이면 다 먹는 양 적은 쌀국수로 유명한 곳이고, 한 사람 당 보통 세네그릇을 먹는다고 한다. 인당 세그릇을 시켰다. 나는 먹다가 입에 안 맞아서 두 그릇만 먹었다^_TTT 못 먹을 정도는 아닌데 더 먹으면 속이 미식거릴 것 같았다.

 

 

 오후 일정은 왓마하탓에서 시작했다. 보리수나무 사이 부처님 두상으로 유명한 곳이다. 어쩐지 정면으로 보기도 꺼려지는 신비로운 모양이었다. 부처님을 등지고 사진찍지 말라는 경고판이 설치돼 있었는데  그 바로 옆에서 어글리투어리스트들이 줄 서서 그러고 셀카찍고 있었다 츠암내...

 

 

 

 훼손이 심했지만, 그 흔적으로 규모와 본래의 생김을 상상해볼 수 있었다. 불상을 왜 저렇게 파괴했을까ㅠㅠ

 

 택시를 타고 이동하며 사원 유적지를 몇 군데 더 방문했다. 오후가 되니 더 더웠고 택시에 앉아 이동하는 시간만 기다리는 우리를 발견했다... 파인애플을 사먹고 힘을 내어 짜여진 일정을 다 돌고... 시원한 택시에서 케이팝을 들으며 통로로 이동했다.

 

 

 

 통로의 돈크루앙에서 저녁을 먹었다. 똠양꿍과 푸팟퐁거리, 베스트 메뉴에서 하나 고른 생선튀김을 시켰다. 원래 똠양꿍을 못 먹어서 한 숟가락 맛만 보고 말았다. 그 한 숟가락이 그날 내내 날 괴롭히고 속을 안 좋게 만들었다...ㅠㅠ 전날 기내식부터 계속 비슷한 태국식 식사를 한 게 여기서 폭발한 것 같기도 하고????ㅠㅠ 이때부터 김치찌개가 먹고 싶었다...

 

 

 

 커피로 얼른 속을 달래야 할 것 같아 통로에서 커피 마실 곳을 검색했다. 걷기에 길이 너무 안 좋고, 길 찾기도 힘들었던 생각이 난다. 힘들게 찾아서 들어갔던 로켓커피...ㅠㅠ 커피는 만족스러웠고 와플은 그냥 그랬다.

 

 원래 재즈바를 가기로 계획을 했었는데 코앞까지 갔다가 포기를 하고 맥도날드에서 콘파이와 또 커피를 마셨다ㅋ 콘파이 존맛이었고 맥날 플랫화이트도 맛있었다. 

 

  관광의 피로를 푸는 발마사지로 하루를 마감했다. 잠자리에 정말 예민한 편인데 침대가 좋고 미친듯이 피곤해서 3일동안 자는데 어려움이 없었다...ㅋㅋ

 

 

 

3일차

 

 

 조식 메인메뉴로 완탕을 시켜봤다. 계속 속이 불편해서 입에 맞는 완탕 좀 먹고 파인애플 먹고 커피를 퍼마시며 과식을 자제했다.

 

 3일차는 쇼핑의 날로 일정이 널널하게 잡혀 있었다. 가능하며 중간에 들어와 낮잠도 때리자!고 했고 그게 될 줄 알았지만????

 

 BTS(ㅂㅌㅅ년단 아님)를 타고 짜뚜짝 시장에 갔다. 그 규모와 많은 사람들에 질렸고 조금 힘들었지만 금방 재밌어졌다!! 무작정 걷다 가장 처음 관심을 갔던 여권지갑에 맘에 드는 팬던트를 박아주는 곳에서 한참 머물렀다. 다스베이더와 제국군을 박아넣은 여권지갑을 만들었다. 내 취향으로 만든 것이니 넘 맘에 들었다ㅋㅋㅋ

 

 

 시장의 노천카페에서 아이스커피와 땡모반을 마셨다. 이때까지는 이게 점심 대신이 될 줄 상상도 못했당... 우리가 시장에 미쳐서 점심도 잊고 그렇게 열심히 쇼핑을 할 줄...ㅋㅋㅋㅋ 골동품 구역과 미술품 구역이 가장 재밌었다. 각자 가족에게 선물할 기념품을 하나씩 사고(정신없이 돌아다니는 김에 강햏 옷을 하나뿐이 못 샀다ㅠㅠ이게 가장 후회되고욤ㅠㅠ) 각자의 욕심을 채우니 점심 시간이 지나있었당.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휴양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우리처럼 로컬 시장에서 미치는 사람도 있는 거겠지... 짜뚜짝 시장 돌고 카오산로드에서 술 먹으러 방콕을 또 가고 싶고요??

 

 잔뜩 산 물품을 호텔에 두고 잠시 쉬다가 나왔다. 허기가 져서 점저로 뭐라도 먹어야 했다.

 

 숙소 근처 공원을 관통해 밥 먹으러 또 걸었다. 웃통 벗고 뛰어주는 몸 좋은 서양인들이 있어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태국음식에 질려 선택한 곳은 비터맨. 나름 핫한 가드닝 카페라고 한당. 사진찍기 좋았다. 스파게티와 비터맨버거를 시켰다. 스파게티는 그냥 그랬고 햄버거가 맛있었다. 저 버거가 나를 살렸다ㅠㅠ 행복한 맛...

 

 피카츄가 너무 귀엽다, 포켓몬 중에 왜 센터인지 알 것 같다는 얘기를 식당에서 하고 나오는데 골목길에서 쥐를 만나 겁에 질렸다ㅋ 그때는 포켓몬고도 안 했었는데 갑자기 피카츄 찬양을 한 것도 이상하고 바로 쥐를 만나 소리지른 것도 웃기고... 먼지 같은 추억...

 

 햄버거힘으로 시암파라곤에서 가서 일단 스벅 커피부터 마셨다. 레귤러 아메리카노가 딱 백바트였다. 중앙홀에서 bie라는 가수가 춤추고 노래를 했다. 소음 속에 나라야와 와코루에 들렸다. 나라야에서는 살 것이 없었고 와코루는 시착을 한번 해보니 넘나 편해서 안 살 수 없었다. 여름에 와코루브라 입어야지...ㅠㅠ

 

 식료품점에서 흥분하는 편이라서 지하 고메마켓을 제일 기대했다. 종일 걷고 기운이 없어 화이팅을 못해 아쉽다ㅠㅠ 친구들에게 선물도 하고 내가 먹기도 할 목적으로 옥수수젤리와 말린 망고, 라면을 담았다. 환전한 돈에 딱 맞춰 물건을 사려니 계산바보로서 힘이 들었다...

 

 호텔로 돌아와 컵라면을 하나씩 때렸다. 한글로 해물탕이라고 씌여있는 컵라면에서는 새우탕맛이 났다. 냉장고에 있는 맥주 두병을 벌컥벌컥 마시고 하루를 마감했다.

 

 

 

 4일차

 

 

  햄버거는 힘을 주니까 조식으로 햄버거를 시켜봤다...

 

 마지막 날이라 조식 먹고 방으로 돌아와 짐 정리를 했다. 브라만 두개 살거라던 거짓말쟁이가 도대체 누군지... 캐리어가 터질 것 같았다...ㅋ 다행히 잠기긴 했고욤ㅋ 공항까지 짐을 전달해주는 밸럭서비스를 예약해서 호텔에 짐을 맡겼다.

 

 한사르와 이별하며 1층 카페에서 유명하다는 더치커피를 마셨다. 왜 오늘만 마셨을까 싶을 정도로 존맛탱...ㅠㅠ 진하고 꼬숩고 적당히 시었다. (전날 짜뚜짝시장에서 오메기떡님과 고사리님께 생일 선물로 받은 반지를 끼고 다녔다ㅋㅋㅋㅋ 내 탄생석인 터키석으로 만든 반지고 존트 예뻤당. 그리고 짜뚜짝의 물가 대비 굉장히 고가품이었다!ㅋㅋ)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한다는 수상보트를 탔다. 타고 조금 후회했다. 붐비고 멀미났다...ㅠ 경험상 이동수단 중에 택시가 제일이었다. 팁대로 서있는 택시 말고 달리는 택시를 잡아 흥정없이 미터기를 켜고 요금을 냈더니 눈탱이 맞는 일도 없었고 BTS( ㅂㅌㅅ년단 아님)와 비교해도 저렴했다. 택시 운이 좋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겠지만...

 

3일치의 피로로 왕궁은 안 가고 싶기도 했다. 근데 또 막상 가니까 화려함에 눈이 돌아가 안 갔으면 후회했을 것 같기도 하고^_TTT 검은 옷을 입은 추모객들이 많았고 중국인 관광객들도 많았다. 휩쓸려 다니며 꼼꼼하게는 못 봐도 사진은 많이 찍었다.

 

 그리고 더위를 먹었다... 무조건 시원할 걸 먹고 싶어서 한참을 걸어 번듯한 카페에 들어갔다. 달고 시원한 바닐라셰이크를 먹으며 늘어져 있다가 아이스크림도 때렸다. 망고스티키라이스는 끝끝내 못 먹어봤지만 망고스티키라이스 아이스크림은 먹어봤다.

 

 

 

 

  예약 시간에 맞춰 퍼셉션 블라인드로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두시간 전신 타이마사지를 받았다. 이렇게 노곤하게 잘 풀린 몸이 비행기 안에서 굳을 생각을 하니 너무 아까웠다. 행복한 시간이었다ㅠㅠ

 

 

 

  방콕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오리고기였다. 100년 전통의 쁘라짝에서 오리고기와 오리국수, 돼지고기 국수, 새우튀김, 모닝글로리를 먹었다. 새우튀김만 걍 그렇고 다 만족스러웠다. 오리고기 보다는 돼지고기 얹은 국수가 입에 맞았다. 좀 더 단 족발 같은 느낌! 마지막 식사가 만족스러워서 다행이었다.

 

 남은 바트를 탈탈 털어 왓슨스에서 호랑이연고와 파스, 타이레놀을 샀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하는데 집에 가고 싶으면서도 가기 싫은 이중적인 느낌이 들었다.

 

 유심을 바꾸고, 택스리펀 받고, 밸럭부스에서 짐을 찾고, 발권하고 와중에 커피 마시겠다고 스벅찾아 다니고, 마지막 남은 돈으로  파스를 샀다ㅋㅋㅋㅋ 연고는 긴가민가해도 파스는 엄빠가 언제고 쓸 것 같으니까. 다 쓰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가방에서 바트가 굴러다녔다...ㅋ

 

 

 골프 치고 돌아오는 아저씨들과 함께 한국으로 왔다. 34도에 있다가 영하10도의 한국으로 떨어졌다. 현실은 더 추워서 버스 시간 맞추느라 뭐 먹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와 짐정리를 빠르게 했다. 그리고 엄마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갔다...ㅠㅠ

 

 

 

 그리운 한편 그때의 피곤이 다시 느껴지기도 한다. 좋았고 또 가고 싶다는 게 방콕 여행에 대한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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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실 간이침대에서 자고 새벽에 공항버스 타는 정류장으로 가겠다고 자진했다. 하지만 알고 있지... 나는 여기서 잘 수 없다는 걸...ㅠ

 어제 알바하고 있다가 엄마가 입원을 했다고 연락을 받았다. 담낭에 혹이 있어서 정밀검사를 해야하기 때문이라는데 엄마와 입원이라는 단어 때문에 낮동안 내내 벌벌 떨렸다. 엠알아이 찍는 거 보고 늦은 밤 귀가해서 잔 것 같지도 않게 누워있었다. 남동생이랑 나눠서 집안일 좀 하고 오전엔 동생이 오후엔 내가 병실에 있었다. 어제보다는 진정이 좀 됐지만 빨래 널면서 화분깨고 짐 싸는 데도 허둥거리는 걸 보면 여전히 완전한 정신은 아닌 것 같다.

 하필 내일이 여행날이라 완전 불효녀가 된 것 같다ㅠㅠ

 엄마는 검사 때문에, 나는 경황이 없어서 이틀 내내 제대로 식사를 못했다. 엄마가 못 먹은 점심밥을 내가 먹고 엄마도 드디어 저녁밥을 받아 같이 먹는데 넘 맛있었다...ㅜㅜ 큰 커피 사와서 엄마랑 나눠마시고 엄마는 이제 잔다.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

 내 침대에 편히 누워있다가 마을버스 첫 차를 타고 나올 줄 알았는데 낯선 병실 간이침대에서 핸드폰만 만지고 있을 줄이야... 기분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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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연도 만큼이나 어색한 내 나이... 적응할 때쯤 되면 한 살이 더 먹겠지 싶다. 새해가 밝았고 여행 갈 날이 멀지 않았다.

 

 조금 일하고 많이 놀면서 연말을 보냈다. 모아둔 곗돈으로 서울에서 방을 빌려 밤새 술 먹고 안주 먹는 돼지파티 겸 이른 생일파티를 했고, 크리스마스 날은 잠실 학체에서, 내 생일 날은 잠실 실체에서 농구를 봤다. 갈 때마다 이기니까 자꾸 가게 된다.

 

 듣던 노래만 듣게 되는 게 나이드는 징조라는데 최신 아이돌 노래는 듣지만, 매일 드는 에코백이 낡아서 같은 에코백을 또 사고 끼고 다니던 실반지를 잃어버려 같은 실반지를 또 산다ㅋ 새로운 물건을 찾는 게 너무 피곤하고 또 그다지 예쁜 것도 없다. 취향은 계속 변하는 것 같은데 기본적인 아이템에 대한 호불호는 안 변한다. 16-17 겨울에 나는 할머니+스님 옷차림으로 집착ㄱ+아저씨 말투를 사용하고 있다^_T

 

 롯시 븨아피 골드 달성이 아슬아슬해서 연말에 좀 신경을 써서 영화를 좀 더 봤다. 마스터를 마지막으로 도전에 성공했고 2016년 마지막 영화를 마스터로 하고 싶지 않아서 로그 원 스타워즈를 봤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빠는 아니지만 스타트렉과 비교해서 이쪽이 좀 더 취향이긴 하다. 시리즈를 정주행한 이후 정도 붙었다. 희망이 없는 시기에 희망을 말해줘서 좋았다. (스포스포스포스포)데스스타의 설계도가 레아 공주의 손으로 전달 되는 순간 눈물이 터졌다ㅠㅠ 그들의 희생으로 전달받은 희망으로 일생 동안 투쟁하는 레아 공주를 아니까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장애인, 여성, 백인 이외의 인종의 인물들을 주요 등장 인물로 등장시킨 면도 좋았다. 강박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다양성에 신경을 썼다는 게 느껴졌다.

 

 안 읽혀서 힘들었던 앨리스 먼로 단편집을 지하철 안에서 다 읽었다. 두께가 꽤 돼서 한동안 가방이 무거웠다.

 

 엠스플 농구 중계와 함께 새해를 맞이했다. 일찍 잤고 떡국을 먹었다. 새해 첫 영화는 문라이즈 킹덤이고, 새해 처음 영화관에서 본 영화는 애니메이션 씽이다. 첫 영화로 밝은 것들 보고 싶어서 고른 영화들인데 기분이 밝아지지 않았다^_TTT 그냥 사랑스럽고 귀엽다기엔 문라이즈 킹덤의 두 아이가 지닌 좀 다른 기질이 아프게 느껴졌다.  씽도 좀 답답했다. 자기 꿈을 내세워 막 가는 주인공이 짜증스러웠고(다 범죄아닌가???ㅜㅜ) 남편 돼지와 구남친 고슴도치의 씹치력에 화가 났다...

 

 영화 한 편 보고 커피만 한 잔 마시고 집에 들어와도 바로 뻗는다. 유행하는 독감에 걸린 것도 아닌데 몸이 계속 무겁다. 어제는 자다 깨서 머리가 아파 콜라를 마셨다. 그러니 좀 나아서 계속 잤다... 새해가 밝은 게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지만, 아닌가 보당. 쫌 우울한 거 같기도 하고???ㅠㅠ 아님 그냥 평소의 우울감 정도인 거 같기도 하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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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봤다. 올해의 영화로 상반기는 스포트라이트, 하반기는 나, 다니엘블레이크를 꼽고 싶을 정도로 만족했다. 전달하는 메시지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 다 마음에 든 영화들. 신파가 없어도 눈물이 나고, 주인공이 버럭버럭 소리지르지 않아도 함께 분노할 수 있다. 일하지 않고 수당만 챙기는 사람이냐는 모욕을 받으며, 자기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항변을 시도하는 전화 통화 장면이 가장 마음에 남았다. 그 사람의 인생의 아주 일부분만을 보았지만 그가 가진 강직함, 성실함, 자선정신을 알 수 있었다. 그런 사람에게 락카로 벽에 분노를 쓰도록 만드는, 권리를 누리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에 화가 난다.

 

 큰별쌤께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니 4시 10분 무엇을 했는지 기록해 두라고 하셔서 적는다. 건대 롯데시네마 아르떼관에서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고 있었다.

 

 

 

 이번주는 책 읽을 시간이 많았다. 이언 매큐언의 칠드런액트와 헤르만 코흐의 디너를 읽었다. 그리고 로맹 가리의 단편집 새들은 페루로...를 다시 읽었고, 지금은 앨리스 먼로 단편집 런어웨이를 읽고 있다. 장편은 잘 읽히고 단편은 한 편 넘기기가 힘이 든다... 칠드런액트는 속죄와 이노센트를 읽었을 때만큼 압도적인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책을 덮었을 때의 먹먹함은 비슷했다. 번역된 한국 출판 소설을 더 찾아읽겠습니다.. 디너는 지루한 앞부분을 넘기고 나니 정신 없이 재밌어지는 소설이었다. 거듭되는 반전에 정신이 나가 내가 얼마나 '정상적'인지 실감하게 된다.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가정으로 느껴져 와닿지 않는달까. 오히려 주변 인물로 등장한 아프리카에서 온 베아우가 네덜란드에 살면서 미국 흑인 문화에서 정체성을 구한다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언매큐언의 토요일을 샀고 내년을 기다리며 다이어리도 샀다. 3년 연속 아젠다다이어리를 쓰게 된다. 그래도 지루하니까 매년 색은 바꾸고 있다. 작년은 버건디, 올해는 카멜, 내년엔 네이비.

 

 12월 홈경기 중 첫 경기를 직관했다. 동부와의 경기를 너무 쉽게 잡아서 좋았다. 이제 농구장에서 경기 시작 전 급하게 먹는 핫도그, kfc 순살치킨에 익숙해졌다. 맥주 한 잔, 핫도그 한 개의 행복.

 

 영화관에서 영화도 많이 봤다. 잭 리처와 라라랜드, 판도라를 보고 12월에도 취향 맞는 존잼 영화는 없는 걸까 우울했다. 잭 리처는 1편도 재미가 없어 겨우 겨우 봤고 2편도 볼까 말까 망설이다 봤는데 액션과 추격 장면이 늘어서 볼거리가 늘어난 것 빼고는 그냥 그랬다. 이보다 더 전형적일 수 없는 헐리웃 액션영화. 더 이상 후속편이 나오지 않기를... 라라랜드는 좋은 평을 많이 듣고 가서인지 만족이 안 됐다. 도로 위 멈춰있는 차들 사이로 하나씩 들려오는 라디오 소리, 그 쏟아지는 듯한 소리의 향현으로 영화가 시작 될 때는 나도 분명 두근두근했었는데ㅠㅠ 엠마 스톤은 연기가 차암 별로고 썸 타고 연애하고 싸우는 줄거리는 전형적이었다. 그래도 설레고, 그래도 재미있었는데 결말이 마음에 안 든다. (스포스포) 5년 후 커피 값을 안 내도 되는 유명 배우가 되어 남편과 아기를 갖고 잘 살고 있는 미아라고? 꿈을 이룬, 성공한 여배우를 그렇게 표현하다니 실망일뿐. 판도라는 보기 전에 해운대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근데 해운대를 보질 않아서 그게 얼마나 악평인지를 몰랐넹...ㅎ 견디고 싶지 않은 신파였다. 애들 입으로 어른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게 하는 방식 너무 별로다.(예를 들어 지ㅈ희가 나오는 cf에서 엄마아빠가 동생 낳아주기로 약속 했다고 애가 다 안다는 듯 익살스런 표정을 짓는 연기....)판도라는 아주 첫 장면부터ㅋ 네네...밥솥...판도라의 상자...ㅋ 그리고 남자주인공 캐릭터도 진짜... 나이트 가서 부킹하고 여자들과 밤새 술은 먹지만 오래된 여친을 사랑하는 츤데레ㅎ 더해서 김ㅁ민과 정ㅈ영이 대사 주고 받을 땐 부끄러워서 몸이 쪼그라드는 기분이었다. 136분을 견뎌냈다.

 

 강햏이 집과 가까운 미용실로 미용실을 옮겨 첨으로 부분미용을 했고 몸털은 길고 발은 닭발이라 털바지 입은 것처럼 아주 귀엽다. 작년 생일 선물로 받은 장갑을 이사할 때 어디뒀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아 비슷한 것으로 새로 샀다. 인터넷에 떠도는 추천 커스텀으로 스벅 시그니처 핫초코를 마셨다가(에쏘휩을 올리고 헤이즐넛 시럽을 추가) 저녁을 못 먹었고(습관대로 그란데로 시겼더니...) 정말 아주 아주 당 떨어질 때만 사먹기로 다짐했다. 차ㅇ찬을 잃은 삼팬 나와 우ㄱ민을 잃은 엘팬 친구가 서로를 위로했는데 최ㅎ우까지 잃은 삼팬이 좀 더 슬픈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 같다. 내년에 야구 볼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

 

 프로 외출러로 열흘쯤 매일 외출했다. 내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집에만 있겠다.(잠깐 강햏과 산책 나가는 거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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