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부터 반지의 제왕을 보고 있다. 남들 다 봤는데 나만 안 본 영화 리스트를 하나 줄이고 싶은 마음... 재미 없지 않은데 보다보면 왤케 잠이 오는지 모르겠다. 판타지라는 장르를 안 좋아해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자연풍경 때문에??? 무튼 커피를 들으부으면서 반지원정대와 두 개의 탑을 보았고 지금은 왕의 귀환을 보고 있다. 샤이어에서 소박하고 평화롭게 사는 호빗형들이 넘 귀엽고 좋다ㅠㅠ 작고 잘 먹고 명랑해ㅠㅠㅠㅠ 팬더같은 종족들ㅠㅠ

 

 두 개의 탑에서 아라곤과 에오윈이 나누는 'What do you fear, my lady?' 'A cage.'로 시작하는 대사가 좋았다. 의지와 무관하게 시드는 용맹이 무서워ㅠㅠ

 

  비가 많이 온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기 전인 오전에 하루를 다 마감했다. 농협에서 은행일을 보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다이어리 정리하고 귀가했다가 강햏 구충제 받으러 가는 날이래서 약 받아오고 오는 길에 빵도 좀 샀는데 그래도 12시가 되기 전이었다. 이른 아침에 야구연습ㅋ갔다온ㅋ(대학생인데 야구 선수의 삶을 살고 있는) 남동생이랑 밥 먹고 할 일 하니까 하루가 다갔다...

 

 2차에 걸친 반바지 사기 원정에 실패했다. 더운 날 입고 벗고 열심히 하며 성실하게 쇼핑에 임했지만 마음에 드는 반바지는 없었다. 사려고 작정하면 더 못 사는 것 같아서 올해 여름 반바지 쇼핑은 포기하려고 한다... 지나가다 운명처럼 만날 반바지를 기다리며ㅠㅠ

 

 지난 번 일기에는 이통과 두통으로 힘들었다고 썼는데 그 직후에 바로 아토피 증세가 시작됐다. 알레르기약 먹고 스테로이드 연고 발랐다^_T 더워질 때쯤 일년에 한 주 정도 이렇게 고생하는 것 같다. 올해는 그래도 증세 나타나자마자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았고, 얼굴에 손 안 대려고 나름대로 노력해서 얼굴까지 발진은 안 올라왔다. 지금은 팔과 다리에 흔적이 남은 정도... 며칠 더 지나야 없어지려나ㅠㅠ

 

 병원에 다녀온 날 가려움과 예민함 속에서도 점심으로 돈까스를 먹고 저녁으로 치킨을 먹었다. 그렇게라도 해서 기분이 좋아져야 했어... 그리고 인디펜던스데이를 봤다. 넘 싫고 오글거리는 것들로 가득했지만(심지에 배우들의 연기마저도 갸륵해. 발연기보다 싫은 갸륵한 연기...) 96년의 인디펜던스 데이를 보고도 내가 보기로 선택한 거니까 남탓은 할 수 없었다. 외국인들이 명량을 보면 이런 느낌일까?? 왜 나는 대통령이 연설할 때 눈물이 날까 미국인도 아니면서 자존심상하게ㅠㅠ 그래도 외계인이 침략해 지구를 아주 뿌셔뿌셔하는 큰 스케일은 좋았다. 우주전쟁이면 이 정도는 뿌시고 없애야하지!하는 쾌감으로 볼만했다. 

 

 요즘은 옥수수에 꽂혀서 자주 먹고 매일 떡볶이와 맛있는 빵이 먹고 싶다고 타령한다. 내일은 진짜 떡볶이 먹어야지...

 

 그리고 오늘은 오늘의 몫인 반지의 제왕을 다 끝내야지...

 

 주중에는 속초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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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부터 귀가 먹먹하고 두통과 함께 이통이 왔다. 오늘 이비인후과에 가서 검사를 했더니 멀쩡했다. 귀 속 사진은 내가 봐도 깨끗했고 스스로 판단하기에도 소리 듣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성 통증이라고 진단받고 주사 맞았다. 다섯 알이나 되는 약도 받아왔다. 넘 바빠보이는 약국직원님은 아무런 설명을 안 해주셨고 집에 와서 약 이름을 검색해봤다. 두통약과 염증약, 알레르기약, 위장약이었다. 쓸 데 없는 처방은 안 하셨겠지 믿으며 먹는다.

 

 외출한 김에 볼 일 다 보고 카페에 앉아 다이어리 정리하려고 했는데 덥고 머리 아파서 빨리 집에 왔다. 오는 길에 고사리님과 통화하며 집에 가면 세븐ㅌ 마리텔 영상을 볼 것처럼 얘기했지만 컴터 켜기조차 귀찮았다... 누워서 텍사스 경기나 봤다. 승과ㄴ쓰의 진행 존잘력은 궁금하지만...

 

 

 

 일주일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이런 풍경을 보면서 아르바이트했다. 내가 이름 붙이길 '덕질이 하고 싶어지는 풍경'  잠실주경기장과 야구장. 정말 좋아하는 공간이지만 아이돌 덕질은 (확실히) 끊었고(그런 거에 비해 드림콘은 또 가보고 싶어했지만ㅋ), 야구 좋아하는 것도 (당분간) 끊어서 언제쯤 통키통키하게 재밌는 일을 다시 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소년 24가 시작하기 전에 먼저 욕하고 싶은 걸 꾹 참고, 트루럽을 발견할 수 있으니 기다려보겠다고 입을 털었는데 없었다... 운명적인 입덕을 믿지만 운명의 상대는 꼭 잘생겨야 해.

 

 일은 어렵지 않았고 사람들도 다 친절했다. 그래서 스트레스의 원인이 얼마쯤은 걔라고 확신한다. 오래 전 알던 걔의 팬에게서 힘들다는 카톡이 왔고 데면데면 위로했다. 나는 이제 그 새끼가 완전 남이라 사건 자체에 충격 받은 것 이외에는 별 감정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꿈자리가 사나웠다. 좋아하려고 엄청 노력했고, 그 이후에는 그만큼 미워했으니 별 감정 없을 순 없었나보다. 지금의 걔는 몰라도 과거의 걔라면 여느 팬들이 아는만큼은 알아서 더 싫다. 그 새끼 입장이 되어 보는 가정 마저도 소름끼치게 싫은 것. 첫 날은 거세했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냥 재기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잠이 안 오던 밤 디파티드를 다시 본 것 빼고는 지난 주는 아무 문화 생활도 못했다.

 

 왜 하필 디파티드였냐면, 다시 보면 재밌을 것 같아서. 근데 다시 봐도 그냥 그랬다.

 

 지지난주에는 그래도 영화관에서 개봉작도 보고(워크래프트), 만화방에서 만화도 읽었다.(기생수) 워크래프트는 관심있는 감독 작품이라 겜알못임에도 불구하고 찾아봤다. 겜알못인 건 영화감상에 큰 문제가 안 됐는데(겜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물론 더 재밌게 봤겠지만) 판타지를 즐기지 않는 취향 때문에 또 크게 재밌진 않았다. 사실 제일 큰 아쉬움은 배우들...ㅠㅠ 판타지 영화에서 연기는 못해도 되는데 외모는 좀 봐야 되자나여...ㅠㅠ 눈 두고 맘껏 좋아할 역할이 없네... 오크 존재 자체만 멋있었다. 감독형 성공하고 더문같은 영화 더 찍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후속작이 나오면 볼 의향이 있다. 만화방에서는 고사리님의 추천작 기생수를 완결까지 읽었다. 흘러가는 대로 스토리를 푸는 느낌은 있었지만 재밌게 봤다. 그리고 시간이 떠서 최근 친구 ㅃ가 늦은 덕질을 하고 있는 은혼을 가져다 읽었다. 2권까지 읽고 개그코드가 안 맞아 접었다. 그리고 다시 고사리님이 추천한 천재 유교수를 읽었는데 시간 상 2권까지 읽고 더는 못 봤다. 음... 별로... 당분간 만화방은 안 가도 될 것 같다. 슬램덩크 같은 만화는 슬램덩크 뿐이었던 걸로... 내 종이 남친은 호열쓰고 종이 호모는 요하나인걸로...

 

 한 시가 넘었고, 양치도 아까했지만 갑자기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끓여왔다. 충동에 잘 굴복하는 삶... 남한테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하는데 커피 물 올리면서 본 강햏이 넘 귀엽게 자고 있어서 사진찍다 깨웠다. 요즘 진짜 덕질처럼 하는 게 너 따라다니는 거밖에 없어서 그래... 이해 점 해주라...

 

 

 

 

 6월의 면요리 포스팅을 하고 싶은데 난 맛집 블로거가 아니니까 이건 접어야징. 

 

 

 6월의 면요리에 추가될듯 말듯했던, 눈 여겨보고 있는 라멘집이 하나있다. 조용하고 사람 많이 다니지 않는 곳인데 한 라멘가게만 붐비는 것! 라멘을 좋아했다면 벌써 한번 들어가봤겠지만, 나는 라멘이 그냥 그래서... 찾아보니 그 집은 츠케멘이라는 국물에 찍어먹는 라멘요리가 유명하단다. 몽가 먹기도 전에 번거로운 것도 같궁... 며칠은 더 그 동네 오갈 일이 있어서 계속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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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햏 심장사상충약을 사러 동물약국에 갔다가 근처 스벅에 들렸다. 주문 받는 알바님이 목소리가 상냥하고 씩씩해서 기분이 좋았는데 슬리브에 이런 멘트도!ㅋㅋ 조조로 아가씨를 보고 신한은행에 가서 잃어버린 보안카드를 재발급받고 세일하는 로드샵에서 매니큐어를 몇 개 사고 동물약국에서 강햏 약을 사고 건너편 황태냉면집에서 냉면을 먹고 스벅에서 라떼를 마시며 다이어리를 정리하고 책을 읽었다. 냉면집에서 옆 테이블 아저씨들이 불고기 먹는 게 부러웠는데 엄마가 저녁으로 불고기를 해줬다!! 밥 먹고 야구보면서 뒹굴거리다가 어슷 썬 오이와감자샐러드가 들어간 샌드위치가 먹고 싶어서 감자삶아 샐러드했다. 엄마가 오이도 썰어줘서(나는 칼질을 못해...) 내일 아침으로 커피와 함께 먹을 예정이다. 즐거운 하루가 된 듯ㅋㅋ

 

 오늘은 그럭저럭 즐거운 하루였지만, 이번주는 즐거운 한 주는 못 됐다. 두 번 토하는 걸로 월요일 오전을 시작했다ㅠㅠ 아침밥이 안 먹혔는데 먹어야 된다는 의무감에 두세숟가락 억지로 먹었더니 얹혀서 미식거리고 난리였다. 스무살 넘어서 토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데 생리 시작하고, 피곤하고 해서 컨디션이 나빴던 게 원인같다. 기운 없는 느낌이 싫어서 수요일부터 쉬고 있다. 일하면 일하는대로 쉬면 쉬는대로 기운이 없는 것 같지만. 동적인 무언가를 해서 기운을 내봐야 할까ㅠ

 

 아가씨는 우리 나라 유명감독이 만든 화제작이라는 타이틀이 없었다면 안 봤을 작품이었다. 여배우들은 매력적이었지만 하ㅈ우와 조ㅈ웅은 왜 이 작품을 택했을까 의문스러울 정도로 매력도 임팩트도 없었다. 흥미있을 만한 플롯을 재미없게 풀어낸 게 제일 아쉽다. 중반 넘어가면서 지루해졌다. 긴장감 넘치게 흘러가는 플롯에 시니컬한 코미디가 곁들여질 줄 알았는데 긴장감 유지가 안 됐다. 특히 후반부 정신병원과 배 위에서의 장면은 이게 최선인가 싶을 정도로 실망이었다. 비주얼로 쌓아놓은 분위기를 탐미하는 게 이 영화를 관람하기 제일 좋은 태도일텐데 영상화보 같은 영화는 취향이 아니라, 오히려 좀 피곤... 김민희와 김태리는 넘나 넘나 넘나 예쁘다.

 

 처음 먹어본 황태냉면은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그집이 잘하는 집인지, 원래 황태냉면이 맛있는 음식인지 몰라도 보여지는 빨간색깔에 비해 아주 자극적이지는 않으면서 황태씹는 맛이 좋았다. 비리지도 않았다. 중랑역에서 갈 밥집이 하나 늘었다. 중랑역 자주 가지도 않지만 혹시 모르니까...

 

 

 

 날 더 힘들 게 만드는 일이란 걸 알지만 걷는 일은 참 좋다. 지난 주말 학교 친구들과 함께한 뚝섬유원지 산책도 좋았다. 한강에 내리는 밤을 보면서 투썸 조각케잌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었다. 여름밤과 한강의 조합을 생각하면, 한강공원을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에 학교에 다녔던 게 행운이다. 저 오리배를 보며 캔맥주 마셨을 때를 떠올랐다. 그때와 같은 위치에서 그때와 비슷한 수다를 떠는 친구들이 있는 것도 넘나 행운이고. 새로 생긴 가챠샵에서 갖고 싶었던 '화이팅하는 너구리'를 단번에 뽑은 것도 행운이고ㅋㅋ

 

 습한 날씨가 아니라 아직은 더워도 살만하다. 몸에 열심히 선크림을 바르는 데에도 쨍한 햇빛에 벌써 발이 샌들자국으로 탔다. 세상에 모기는 벌써모기, 모기, 아직모기로 나뉜다고 하는데 벌써 모기의 계절이 지나 모기의 계절로 들어섰으니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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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박 3일 놀러다녀온 이후로 바람이 들어 자꾸 외출하고 싶다. 2주 연속 토요일을 고사리님과 돌아다니며 보냈다. 자정이 다 돼서 숙소로 돌아오던 여행 때처럼 많이 걷고 피곤하게 논 지옥의 외출이었다ㅋ

 

 지난 주말은 연남동을 갔다. 소이연남에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걷는 계획이었는데, 줄이 넘나 긴 것... 주변을 좀 돌아다녀보다가 향미에 들어갔다. 우육탕면과 사천탕수육을 시켰다. 멘보샤도 만두도 먹고 싶었지만 둘뿐이 없어서...ㅠㅠ 중국냉면도 먹어 보고 싶다. 다음에 연남동 언제 가... 밥 먹고 걸어다니다가 나는 동진시장에서 실반지를 하나 샀고, 고사리님은 장난감가게에서 피규어를 하나 샀다. 토이스토리에 나오는 딸기향나는 곰인형 피규어인데, 알고보니 자기가 그 곰을 좋아한 것 같다며...ㅋㅋㅋㅋ 그럴 수 있지... 맘에 드는 카페가 없어서(너무 사람이 적지도 많지도 않으면서 화장실이 안에 딸려 있고 의자가 편하며 너무 비싸지 않은 곳) 한참 걷다가(이미 여기서부터 지옥의 서막) 정말 커피 안 마시고 못 견딜 쯤 불어이름인 어느 카페에 들어가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마카롱을 하나씩 먹었다. 홍대 번화가 쪽으로 걸어나갔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보기만 해도 질렸다. 옷 구경이 하고 싶어서 덜 붐비는 메세나폴리스로 갔다. 거기서 또 한참 걸으며 구경하니 집에 올 때쯤 넘나 피곤했다.

 

 어제는 오전부터 강햏 미용 맡기고 데리고 오느라 부산스러웠다. 고사리님, 오메기떡님과 신천에서 만나 맛찬들 가기로 했다. 좀 일찍 도착해서 알라딘 서점에 들어가 있었다. 책도 두 권 충동구매했고요... 뒤이어 도착한 오메기떡님도 책 구경하다 두 권 사셨고요... 맛찬들은 첫 방문인데 sns에서 왜 유행인지 이해가 됐다. 다 구워주니까 넘 편했고 고기도 맛있었다. 밥 먹고 잠실 쪽으로 걸어올라갔다. 월드타워에 7시 20분 영화를 예매해뒀는데 텀이 길어서 오래 걷고 방황했다. 또 커피 마실 곳 찾다가 실패해서 르빵에서 테이크아웃했다. 오메기떡님은 무화과빵을, 고사리님은 앙버터를, 나는 넛츠가 잔뜩 들어간 빵을 사서 야외 벤치에서 길빵을 했다. 그러고도 두 시간이 남아서 월드타워를 한참 걸었다. 영화는 고사리님이 보자고 한 탐정 홍길동. 완전 씬씨티였지만,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무리수 남발해서 맘이 식었다. 그치만 내가 이제훈 쫌 좋아한 걸 깨닫고 왔다. 시그널도, 파수꾼도 안 봤지만 본 거라곤 홍길동과 고지전뿐이 없지만 나 이제훈 좋아하는 듯... 다음 영화 개봉하면 무대인사 품갰읍니다... 하필 영화본 관 앞에서 팬싸중인 몬스ㅌ엑ㅅ를 쓱 봤고, 맥도날드에서 야참 때린 후 헤어졌다.

 

 그리고 오늘은 마음 먹은 대로 자다 깨다 자다 깨다 하며 완벽하게 낭비했다.

 

 주중에는 다시 광화문에서 짧게 일한다. 내일도 아침에 일어나야 하니까 지금쯤 자야 되는데 낭비한 낮은 안 아깝고, 밤은 아까워서 못 자겠다.

 

 최근에 레고 무비와 곡성을 영화관에서 봤고 곡성을 보고 온 날 밤 무서워서 자기 전에 머니볼을 봤다. 그리고 저번 주중 내낸 로보캅 1,2,3을 봤다. 레고 무비는 네가 좋아할 거란 고사리님의 추천대로 재밌었다. 상상력과 표현방식이 다 기대이상이었다. 곡성은 자극적이고 무서웠다. 거기에다 주인공 남자가 짜증나서(감정적이고 강약약강인 전형적인 한남 느낌^^! 애기 아프니까 부인한테 소리지르고요???) 다섯번쯤 영화관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다. 겁쟁이는 무서운 영화를 보지 말아야 했던 것ㅠㅠ 의심하고 혼란스러워 하라는 게 감독의 의도였다니까 그건 성공이겠지만 그건 결국 개연성에 뻥뻥 뚫어놓은 구멍 때문이었다. 솔직히 그렇게 좋은 영화인지, 미친 영화인지 잘 모르겠다. 취향이 아닌 것... 머니볼은 야구팬이고, 영화도 많이 보면서 왜 안 봤냐고 남동생이 구박해서...ㅋ 잘 봤고 곡성을 보고 온 이후 나름 힐링이 됐는데 꿈자리는 뒤숭숭했다. 무서움 못 이겨... 로보캅에 대해서는 윙치키 말고 아는 게 없었다. 디스토피아 배경의 sf영화는 내가 좋아하는 키워드니까 당연히 재밌을 것 같아서 보기 시작했다. 로보캅이 그렇게 불쌍하고 슬픈 존재인지 몰랐다. 에일리언의 리플리 만큼이나 불쌍한 것ㅠㅠ

 

 다음주에는 엑스맨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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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생각하는 여행은 커피를 마시면서 낯선 곳을 걷는 것이다. 연휴 동안 고사리님, 오메기떡님과 대구, 안동, 단양을 다녀왔다. 아메리카노를 하루 세 잔 마시며 열심히 걸었다.

 

 

 

 

대구 내려가는 길에 들린 휴게소에서 통감자를 먹었다. 휴게소 음식 중에 통감자가 제일 좋다ㅠㅠ 길은 좀 밀렸고 오메기떡님은 내내 주무셨다. 고사리님과 나는 내내 수다를 떨었다. 지금 안 자면 종일 피곤할 것을 알면서도...

 

 

 숙소에 짐을 풀고 동성로로 나갔다. 동성로는 중국인이 적은 명동같았다. 미즈컨테이너에 웨이팅 명단을 적어놓고 한 바퀴 구경하다 돌아왔는데 이름이 지나갔다고 했다. 3~40분 걸린대서 20분 만에 돌아온건데^_TTTT 배도 너무 고프고 거길 꼭 가야할 이유도 없고 해서 근처에 비슷해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다. 상호명은 링코스테이션.

 

 이런 메뉴를 시켜서 허겁지겁 먹었다. 콜라를 큰 컵에 줘서 메뉴를 다 먹을 때까지 콜라가 남아있어 좋았다.

 

 양이 많은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근대골목투어를 시작했다. 4번 코스를 기준으로 들릴 곳은 들리고 안 가고 싶은 곳은 안 가면서 적당히 적당히 걸었다. 작은 절과 오래된 교회를 봤고 서울에 힙한 골목 뺨치게 힙한 가게들과 오래되고 낡아서 오히려 더 힙해 보이는 건물들을 구경했다. 한 걸음 앞에 어떤 가게가 있을지 짐작할 수 없는 신기한 산책이었다.

 

 

 

  작은 절, 관음사. 짧은 치마를 입고 있다고 스님에게 혼이 났다. 연등 사진만 찍고 금방 나왔는데ㅠ

 

 

 

 김광석 거리는 음악과 벽화를 제외하면 별로였다. 일본풍 가게들이 많아서 뭐야...싶었다. 문방구에서 고사리님과 뽑기를 하나씩 뽑았다. 나는 왕사탕을, 오메기떡님은 꾀돌이를 뽑았는데 둘 다 내가 먹었다.

 

 

 대구향교는 기대 이상 예뻤다. 잘 가꿔진 정원과 아담한 건물들, 달려있는 청사초롱이 다 예뻤다.

 

 

 그리고 거기서 애교쟁이 냥형을 만났다. 다리 사이를 지나가고 발에 얼굴을 부비는데 왜 나는 냥형 줄 간식 하나 안 들고 다녔을까 반성이 됐다. 계속 사람들에게 애교 부릴 수 있도록, 오가는 사람 모두에게 사랑받으면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

 

 

 야구 보러갈 시간이 돼서 야구장으로 향했다! 이번 시즌 야구보기 너무 힘들지만 새 구장은 너무나 가고 싶었다ㅠㅠ 야구 잘 하고 야구장 구린 팀에서 야구 못하고 야구장 개짱인 팀이 됐는데 10년을 좋아한 팬으로서 안 가볼 수가 없었다. 흥미는 없지만 계속 같이 야구봐주는 고사리님, 가자고 뽐뿌질하면 또 가주시는 오메기떡님 다 너무 감사한 것...ㅠㅠ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동선은 좀 이상하고 오메기떡님이 음료를 사려는데 삼성페이가 안 돼서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페이가 외않되???싶었지만 그래도 엄청 좋은 새 구장!!

 

 

 

 익사이팅존 3연석 예매에 실패했고 내야상단석으로 자리를 잡았다. 앉고보니 사람들 말대로 익사이팅존과 블루존은 단차가 너무 안 나서 야구보기는 내야상단석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랬다.

 

 

 

 이 분식 세트와 맥주를 마셨다. 생각해보니 납작만두를 이때 처음으로 먹어봤다. 밀가루맛+기름맛었다. 두 맛 다 좋아하는 나는 맛있게 먹었다.

 

 게임은 점수가 엎치락 뒷치락하며 재밌었다. 상대선발이 김광현이라 반쯤은 마음을 비우고 갔는데 재밌는 게임, 그리고 이기는 게임을 봐서 좋았다. 최형우는 120억이 아깝지 않았고, 해민쓰도 직관하는 경기에서 잘 해줘서 고마웠다.

 

 

 

 경기장 밖에서 볼 때 삼성이 이기고 있을 땐 푸른 조명이, 지고 있을 땐 붉은 조명이 켜진다고 한다. 나오는 길에 본 조명이 푸른 빛이라 행복했다.

 

 

 우야지막창에서 야식을 먹었다. 양념이 더 맛있대서 기본과 양념을 섞어 시켰는데 양념이 진짜 매웠다ㅠㅠ 그리고 나는 막창이나 대창이나 느끼해서 많이 못 먹는 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양배추, 깻잎, 당면 넣고 볶은 야채곱창이 더 입맛에 맞고요... 서비스로 계란말이, 소시지, 된장라면, 빙수를 주는데 된장라면이 맛있었다.

 

 배가 불러서 숙소까지는 20분을 걸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돌아와 씻고, 자기 직전까지 핸드폰을 하겠다며 매트리스를 돌려 콘센트를 확보하느라 끙끙거리고, 가슴팍에 핸드폰을 두번 떨굴 때까지 안 자고 버티다가 잠들었다.  

 

 

 간밤에 편의점에서 사온 것들로 대충 아침을 해결하고 안동가는 버스를 탔다. 점심부터 먹기 위해 풍산읍으로 향했다.

 

 

 이런 꽃이 피어있는 한정식집에서 점심을 먹으려 했지만 예약을 하지 않아 먹을 수 없었다... 안동의 낯선 마을을 괜히 구경한 셈이 됐는데 오전부터 방석집과 등이 두 개 돌아가는 퇴폐이발소, 커피배달 나가는 여자를 봤다. 헐... 택시타고 바로 하회마을로 향했다.

 

 

 택시기사님이 관광지인 하회마을 앞 식당은 안 갔으면 좋겠다고 조언해주셨지만 배가 너무 고파 어쩔 수 없었다. 구시장찜닭집 저도 가봤고요, 봉추찜닭도 좋아하고요... 찜닭은 다 맛있는 거니까 아무 곳에서 허기를 달랬다. 좀 부족하지만 그래도 양이 많고 배고픔을 달래주었던 찜닭... 밥을 먹고나니 마실만한 커피 파는 곳이 없는 게 가장 아쉬웠다. 매점에서 편의점 얼음컵에 아무렇게나 타주는 아메리카노를 3000원이나 주고 사마셨다ㅠㅠ

 

 

 하회마을은 몇 년 전 고사리님과 가보고 두번째 방문이었다. 그때 우리가 얼마나 어리고 용감했냐면 물품보관소에 가방 맡길 줄도 모르고 내내 무거운 백팩을 메고 다녔고 하회마을로 들어갈 때 셔틀버스도 타지 않고 걸어갔었다. 정말 더운 여름이었는데...^_TTTTT 좀 나이가 들고 겁이 많아져서 가방을 맡기고 셔틀을 타서 다행이었다.

 

 

 

 

 부용대와 부용대에서 바라본 하회마을. 몇 번을 다시 와도 새롭게 좋을 것 같다.

 

 

 

 

 

 흙담장과 담장 아래 핀 꽃들. 짭시몽을 신고 이틀을 내내 걸었더니 물집이 잡히고 까지고 발바닥이 공사판처럼 난리였지만 그래도 걷고 또 걸었다.

 

 

 

 

 누가 지나가든 말든, 사진을 찍든 말든 낮잠을 자는 동네개. 천장이 높은 집에 산다.

 

 안동역 근처에 숙소에서 짐을 풀고 잠시 쉬다가 저녁 먹으러 나갔다. 쉬면서 뭐 먹을지 계속 고민했는데 결론은 갈비로 났다.

 

 

 

 

  동부갈비에서 생갈비와 마늘양념갈비를 먹었다. 갈비찜은 발라낸 뼈로 해주시는 서비스. 바쁘고 정신없어서 반찬셋팅부터 메뉴 나오는 것까지 다 느렸지만(냉면은 아예 안 된다고ㅠㅠ) 종업원분들이 친절하고 그래도 신경써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기분 나쁘지 않았다.

 생갈비, 양념갈비 다 맛있었고, 갈비찜과 된장찌개도 맛있었다!

 

 

 

 굳이 굳이 스타벅스까지 찾아서 커피를 사고 택시를 탔다.(그날 하회마을 입구 매점에서 마신 커피, 부용대 카페에서 마신 커피 다 진하지 않고 아쉬워서 익숙한 커피가 먹고 싶었다ㅠㅠ) 쌀쌀한 밤바람을 맞으며 월령교를 걸었다. 별 거 없지만 찾아올 수 있도록 잘 꾸며놨구나 싶었다. g2로는 이렇게 찍는 것이 최선이었다...

 

 안동 시내 노래방에서 두 시간을 놀다 들어오니 또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었다. 지옥에서 온 노래방 매니아 고사리님의 소원을 풀어드렸다ㅋㅋㅋ

 

 

 

 다음날 아침은 맘모스 제과에서 시작했다. 내 대구 방문의 목적이 야구장이라면 안동 방문의 목적은 맘모스 제과였다. 몇 년 전 그곳에서 먹은 마카롱과 커피가 정말 정말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가장 유명하다는 크림치즈빵은 오히려 그냥 그랬고, 타르트류가 맛있었다. 특히 고구마 타르트 존맛ㅠㅠ! 커피는... 미리 잔뜩 뽑아서 통에 담아둔 걸 그냥 따라줬다. 내 추억 속에 진해서 힘이 나던 그 맛이 아니었다. 그래도 빵은 만족스러웠다.

 

 

 

 맘모스 제과에서 수다떨다가 기차를 타고 단양으로 향했다.

 

 

 단양은 역에서 내릴 때부터 유쾌했다. 내 앞에서 먼저 내리시던 할아버지가 기차문을 늦게 여시는 바람에 내리고 타는 게 쪼끔 늦어졌는데 타려던 아저씨가 기차에 올라서며 늦게 내린다고 한소리를 하셨다. 그러니까 내 뒤에 계시던 아주머니가 내리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기다려야지 왜 그러시냐고 대꾸를 했고 순간 싸우시는 건 아닌가 겁이 났다. 그런데 아저씨가 나는 어제부터 기다렸다고 농담을 던지셨고 아주머니도 아이구 감사합니다~하고 웃으셔서 분위기가 좋아졌다. 그렇게 급하면 어제 출발하지 그랬슈, 하는 충청도 고전 농담이 생각났다ㅋㅋ

 

 단양은 산과 남한강 덕분에 어딜 둘러봐도 그림이었다. 다만 대중교통 이용이 힘들었다. 버스가 번호도 따로 없고 거쳐가는 정류장도 써있지 않아서 외지인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물어서 버스를 타고 다누리센터에 간신히 내려 짐을 맡겼다.

 

 

  한정된 시간에만 볼 수 있다는 인공폭포. 운 좋게 타이밍이 맞아 볼 수 있었다.

 

 

 

 단양팔경 중 삼봉과 석문을 구경했다. 택시기사님은 쉬엄쉬엄 걸어서 20분이면 석문이라고 말씀해 주셨지만 석문까지는 가는 계단 경사가 몹시 가파르다는 말은 안 해주셨다. 내려오는 길이 더 무서웠다. 고수동굴까지 보는 것이 예정이었지만 보수공사로 닫혀있대서 동굴은 못 갔다.

 

 아침을 빵으로 해결한 터라 점심은 맵고 칼칼한 거 먹자는 데에 동의가 됐다. 나가는 길에 탄 택시기사님께 식당과 메뉴 조언을 구했는데 쏘가리 매운탕은 비싸기만 하니 빠가사리나 잡고기 매운탕을 추천하고, 졸을 수록 맛있으니까 나오자마자 먹지 말고 한참 두었다 먹으라는 중요한 말을 들었다!

 

 

 

 마치 박명수의 별명 같아 이름이 확 꽂히고 기사님들도 추천해주신 박쏘가리 식당에서 잡고기 매운탕을 먹었다. 매운탕도 밑반찬도 다 맛있었고 흡입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구경시장을 한 바퀴 돌았다. 마늘만두도 마늘순대도 마늘닭강정도 배가 불러서 못 먹었다. 다음에 단양을 방문한다면 시장에서 군것질로만 끼니를 해결해도 좋을 것 같다.

 

 4시 30분 버스를 타고 동서울로 돌아왔다.

 

 

 

 

 잊어버리기 전에 빨리 쓰자 싶어서 포스팅 중이다. 더 쓸 말은 나중에 추가하기로 하고 피곤해서 오타가 자꾸 나니까 오늘은 이만... 여행 이후로 바람이 들어서 자꾸 나돌아 다니고 싶다. 서울이라도 커피를 마시며 낯선 곳을 걸으면 그것이 여행이니까 혼자라도 어디든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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