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친구의 결혼식을 보러 전주에 내려갔다. (친구 결혼식 때문에 두 달 사이 지방을 또 가다니!) 친구는 백설공주같이 뽀얗고 예뻤고 식장밥은 맛있었다. 갈비탕에 밥 한 공기 뚝딱 먹고 친구들과 한옥마을에서 커피 한 잔 마셨다. 폭우가 쏟아져 컨버스가 푹 젖었던 어느 여름의 전주가 생각났다... 횐님들과 같이 고생했던 전쟁 같은 전주가 맞냐 햇볕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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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머물며 자는 친구도 있고 바로 올라간 친구도 있었다. 나는 버스를 타고 남원으로 향했다. 바로 올라오기 아쉬운 마음에 근처 지역에서 하루 자며 관광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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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해져 가는 저녁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다. 터미널과 광한루원에 가까운 한옥 에어비앤비로 잡았다. 화장실과 욕실을 다른 사람들과 같이 쓰는 숙소에는 처음 묵어보았다. 걱정한 거에 비해 불편한 점 없이 잘 머물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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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만 내려두고 광한루원에 야경을 보러 나갔다. 7시 이후 무료 입장이 된다. 들어가자 마자 이런 야경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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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 조형물을 손에 올린 것처럼 보이는 각도로 사진을 찍는 것이 국룰인 것 같았다... 가족 나들이를 온 분들 단체사진을 찍어드리고 그분들이 내 사진도 찍어주었지만, 손에 올리는 각도까지 봐달라고 하기엔 어쩐지 쑥스러워서 평범한 전신사진만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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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밤공기 속에서 계속 산책을 했다. 광한루원 바깥으로 천변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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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보는 춘향이와 몽룡이는 쪼끔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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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카페 뜰아래에서 떡과 커피를 먹었다. 점심 때 갈비탕을 많이 먹어 저녁 생각이 없어 간식으로 저녁을 대신했다. 편안한 밤 분위기가 좋아 야외 마루 자리에 앉았다. 핸드폰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우르르 들어온 아저씨 손님 일행이(카페가 게스트하우스를 겸하고 있어 거기 묵기로 한 손님인듯) 춘향이 타령을 해대며 큰 소리로 낄낄대기 시작했다. 기분이 잡쳐서 얼른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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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5분, 10분 걸리는 가까운 거리인데, 골목길이 헷갈려서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ㅋ 그리고 열쇠로 대문을 여는 게 또 한참 걸렸다. 덜그럭 거리기만 하고 열리지는 않아서 식은땀을 좀 흘렸다... 다행히 주인아주머니를 부르기 전에 혼자 문을 열 수 있었다.
공용공간을 같이 쓰는 손님이 두 세명쯤 있는 것 같았으나 마주치지 않아 불편한 점은 없었다. 따뜻한 물도 잘 나왔고 늦은 밤부터 바닥 난방을 해주셔서 잘 때는 따뜻했다. 방음이 안 되긴 했지만 미리 고지가 돼 있어 묵는 손님들부터 알아서 조심하는 느낌이라 오히려 조용했다. 침투부 삼국지를 보며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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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먹고 빵착순에 참가하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 느긋하게 씻고 준비한 뒤 가방 챙겨서 마당에서 잠시 해바라기 했다. 떠나기 전 셀카도 찍고 발샷도 찍었다. 이 플랫 신고 토요일에 16,000보, 일요일에 20,000보를 걸었다... 신나서 돌아다닐 땐 몰랐고 월요일에야 근육통으로 앓았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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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하에서 5,000원을 내고 아침을 먹었다. 따뜻한 잔치국수에 주먹밥을 곁들여 먹으면서 아주머니와 돌아다닐 곳 얘기를 했다. 정보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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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콘크리트...인더스트리얼...인테리어...뭐시기... 미래의 카페 모습 같은 건물을 빵집 가는 길에 한 장 찍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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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제과 오픈 30분 전에 도착했다. 하루 세 번 빵 나오는 시간이 있고 조금 일찍 가서 기다리는 게 좋다고 한다. 주말이라 부지런 떨며 도착해서 줄을 섰더니 18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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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꿀아몬드, 수제햄빵, 생크림슈부르는 인당 3개로 제한됐다. 3종빵에 생크림꽈배기를 더 담았다. 빵과 짐을 맡기기 위해 터미널로 향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바로는 공용터미널에는 물품보관함이 있다고 했지만 지금은 사용이 안 된다고^^; 친절한 직원분이 사무실에 맡아주셔서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두고 맡겼다.(사실 올라올 때는 공용터미널이 아니라 고속터미널에서 버스를 타야 했는데 고속터미널은 관광지와 거리도 있고 물품보관함이 없다고 해서 일단 공용터미널에 맡기기로 정한 거였다. 예상과 달랐어도 종일 가방 안 들고 다닐 수 있어 감지덕지. 며칠 전에 예약하려니 KTX는 이미 매진이었다. 올라오는 길 차가 좀 밀려 4시간쯤 걸렸다. KTX 예대라도 걸어볼 걸 조금 후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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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은달래에서 커피를 마셨다. 사장님 사정상 핸드드립이 안 돼서 먹고 싶던 맛있는 내린 커피는 못 마시고 콜드브루로 주문했다. 저 책 되게 웃겼다. 커피는 과일이고 암과 파킨스병을 예방하고 우울증과 간질환에 좋단다... 아침부터 만명통치약을 먹었넴... 아쉬운 마음에 드립백을 몇 개 사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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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가는 길 춘향테마파크 근처에 어울리지 않는 조형물이 있어 찍어보았다. 사또와 도령님 그리고 크고 작은 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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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상 거리가 가까워 그냥 걸어올랐다. 방문자 중에 나만 차 안 타고 걸어올라간 것 같다... 이런 가파른 언덕길인 줄은 몰랐다. 올라오다 천문대가 보여서 혹시 다음번에 남원을 방문한다면 별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건물이 예술이었다. 멋져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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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이 중앙길에서 셀카를 찍고 있길래 오지랖 떨며 사진 찍어드리겠다고 했다. 여기서는 건물 전경으로 전신 사진을 찍어줘야 하니까... 나도 찍어달라고 요청해서 사진을 찍어주셨다. 서로 만족할 만한 사진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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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주제로 하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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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이 아담하고 전시 작품도 적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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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개 색감이 아름답다. 사진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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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거울 셀카를 종종 찍기 시작했다...ㅋ 혼자 다니면 아무도 나를 찍어주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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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안 카페 미안커피에서 잠시 쉬었다. 시그니처메뉴 중 하나인 서리태라떼를 주문했다. 고소하고 적당히 달달해서 맛있었다. 특히 위에 저 크럼블이 존맛탱. 바람 살랑살랑 부는 가운데 산과 멋진 건물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니 무릉도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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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내려가는 길. 조용하고 풍경이 좋다. 구두가 아니라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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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산책한 천변 길을 다시 걸었다. 옳게 된 봄날씨... 날씨가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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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한루원에 재방문했다.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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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본 달조형물은 보라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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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에는 살찐 잉어들이 살고 있다. 잉어먹이를 사서 나눠주는 아이들 옆에 앉아 가성비 잉어 구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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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을 맞으며 벤치에 앉아 멍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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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춘향쓰와 몽룡쓰도 어쩐지 무섭게 생겼어~~~~ 그네를 한번 타고 싶어서 얼쩡거려보았으나 어린이들만 줄 서 있고 어린이가 타면 부모님이 사진을 찍어주는 포토스팟 느낌이이기에 포기했다... 10년 전(정말 딱 10년 전이넴...ㅋ) 친구들과 들렀을 땐 그네 탔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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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한루원 바깥 쪽으로 늘어선 관광상품도 구경하고(김부각을 살까 말까 하다가 가방 커지는 게 싫어 참았다. 사올 걸...) 예쁜 돌담길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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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 조금 넘은 시간 늦은 점심으로 한우회관 육회비빔밥을 먹었다. 10년 전 친구들과 우연히 먹은 광한루원 옆 육회비빔밥집이 기억이 안 나 그냥 유명한 곳에 들렸다. 돌솥밥을 주는 곳은 무조건 옳다... 선지 넣어주는 맑은 소고기국도 정말 맛있다. 허겁지겁 먹다가 배 불러서 숭늉 많이 남겼다. 흑
계산하고 나갈 때 혹시 전에 좌식 테이블 아니었냐고 여쭤봤더니 맞다고 작년에 내부테이블을 바꾸셨다고 했다. 이곳이 전에 먹었던 그 식당이 맞을까??? 일기든, 포스팅이든 열심히 써야할 이유...ㅠㅠ 기억이 너무 금방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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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한루원 근처 한옥카페 예루원에서 백향과에이드를 한 잔했다. 남원시에서 하는 곳이라고 얼핏 본 것 같다. 아메가 2,000원으로 아주 저렴해 다른 메뉴를 시켰다. 광한루가 보이는 자리가 마침 비어있어서 차지했다. 아침 일찍부터 바쁘게 다녀 졸리고, 밥 먹은 뒤라 나른하고, 바람 솔솔 불어 편안해서 축 늘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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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r는 가끔 거셀을 찍는ㄷr...이런 내 모습이 싫지 않ㄷr... 사진을 못 찍지만 시도해보는 건 좋은 거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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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로 가야 하는 시간... 괜히 아쉬운 마음에 골목길을 빙빙 돌아 걸었다. 담장 바깥으로 보이는 꽃에 카메라를 찰칵거리게 되는 나이~~~~ 높은 건물이 없고 빈 상가가 많아 안타까웠다. 요즘 관광지에 많은 그 흔한 소품샵, 그 흔한 독립서점 하나 없어서 아쉽기도 했다.
공용터미널에서 맡긴 짐을 찾고 택시로 고속터미널로 이동했다.
남원 안녕~~~~~ 다음에 또 올게~~~~ 그땐 친구들이랑 와서 탕수육도 먹고 (친구들이 권한다면)추어탕도 먹고 맛있는 커피도 더 마시고 갈게~~~~~
다음 날 은달래에서 사온 드립백 커피를 내려서 명문제과 빵과 함께 먹었다. 마무리까지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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