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님이 남양주로 이사를 가고, 내가 갈매로 간 뒤에도 구체적으로 어딜 가자고 정하지 않는 이상은 타님의 현 동네, 우리의 옛 동네에서 주로 만난다. 갈매에 놀러오라고 말만 몇 번 했었지 바라지도 바랄 수도 없었는데(나도 이 동네를 잘 모르고 재미가 없구...) 2주 전 평일 저녁, 막 면허를 따고 운전에 재미를 붙인 타님이 운전을 해서 우리 동네에 놀러오셨다. 마침 바쁜 일이 끝난 찐님도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환승해 합류했다. 내가 좋아하는 동네 카페에서 만나서, 가보고 싶었으나 친구가 없어 못 갔던 즉석떡볶이집에 데려가 밥을 먹고, 또 다른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그 주말 답방 겸 멀리 안 나가고 새로운 기분 느끼고 싶은 욕심으로 찐님의 동네로 놀러갔다. 그리고 이하 찐님이 안내한 코스...

덕소역에서 만나 택시를 조금 타고 불고기집에 갔다. 유명한 곳이라 웨이팅이 있었다. 최대 한 시간쯤 걸릴 수 있다고 안내 받았지만 실제로는 30분 정도 기다렸다. 유명맛집 특유의 빠른 일처리로 안내도 빨랐고 음식 나오는 속도도 빨랐다. 불고기는 간이 세지 않아 맛있었다. 그리고 기본찬으로 나오는 청국장이 밥도둑이었다. 밥과 비빔국수까지 배 두둑하게 먹었다.

찐님이 알아온 카페에 가기 위해 좀 걸었다. 밭 옆을 걸으니 역 근처 아파트 단지들을 지나 금방 시골인 느낌이라 새로웠다. 하늘은 높고 날은 따뜻해서 평화로웠다. 어린 시절 시골에 갔다가 논에 빠져 못 나와서 큰아버지가 나를 들고 무 뽑듯 뽑아주었단 얘길했다.



카페 비요에서 커피와 당근케잌을 먹었다. 첨부한 사진은 커피가 곧 쏟아질 듯 위태롭지만, 카페는 예쁜 곳이었다. 앉은 곳 뒤쪽으로 거울과 커튼, 테이블이 예뻤고 배경으로 사진도 많이 찍었다. 더위를 식히며 타님은 그림을 그리고 나와 찐님은 노가리를 깠다.....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와 동네를 산책했다.

초등학교 벽에 그려진 곰이 유독 완성도가 떨어지고 멍충해보여 안 찍을 수 없었다...



절대 이 곳에 주차를 해서는 안 돼...

처음 걸어본 길이지만, 내가 태어난 동네 같다는 기시감이 들었다.

쥬시에서 음료를 하나씩 마시며 코노에 갔다... 찐님은 노래방 중독자여서 만날 때마다 노래방을 가자고 하는데, 최근 몇 달 간 노래방 갈 분위기가 아니라 자제를 했었다. 나는 사실 케이팝 지킴이를 관두고 새로운 레파토리가 쌓이지 않으니 매일 같은 노래를 부르는 게 지겨웠다. 그렇다고 또 신곡을 듣지도 않음ㅋ 그래서 몇 주 전 셋이 탑골힙합으로 레파토리를 늘려 보자고 합의를 했다. 그래서는 나는 비케이러브를, 찐님은 몽환의 숲을, 타님은 외톨이를 각자 연습하기로 했다. 그리고 셋 다 제법 진심으로 연습을 했고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고 강렬한 노래방 시간이었다. 근 몇 년 간 제일 재밌었던 노래방이었다. 흑...


에리어에서 한강을 보며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덕소 놀이를 마쳤다. 노을 일품이었고 랩을 너무 열심해서 몸은 힘들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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