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째 진행중인 사랑의 정점을 찍으며(그리고 마침표가 될 것 같다^_TT) 7월 7일 아침, 상암으로 갔다...

 

 지난 5월 쭈님에 손에 이끌려 배그 프로리그를 보게 되고, 한줌은 되는 팬덤을 가진 쭈님의 팀을 거부하고 한꼬집팬덤에 들어가게 됐다... 넷이서 하는 게임을 힘들게 셋이서 계속 하는 점이 처음 눈에 들어왔고 스크림과 개인방송을 보면서 정이 들었다. 핸디캡을 가진 언더독을 좋아하지 않을 스포츠팬이 어디있을깜?ㅠㅠ  그리고 한번씩 가능성을 보여 주는데 두근두근하고 재밌었다. 결정적으로 방송도 안 하는 멤버 한 명이 넘 재미있어서 그님이 아무 말이나 해도 웃음이 나왔다ㅠㅠ 쭈님은 이걸 사랑이라고 했고^_TTTT 깊고 얕은 여러 번의 덕질을 해봤지만 이렇게 아무 것도 모르는(기본 정보가 넘 없고 떨어지는 떡밥도 없어...) 상대의 팬을 해본 적은 처음이었다...ㅋ

 

이후 apl, pss 직관으로 사랑을 표현했다...흐리고 덥던 6월의 apl은 별 재미가 없었고 재미가 없다 없다 슬펐다^_TTTT 장충에서 청량리까지 한 시간을 걷는 것으로 화를 삭혔다. 에이투어에서는 더 화가 나서 장맛비 속을 파워워킹했다. 슈트라우스의 폴카와 왈츠를 들으며ㅋ 그리고 pss 와카전에서 모든 언제 화가 났나 싶게 좋았다ㅋ 며칠 사이 감정이 널을 뛰었다.

 

 그리고 pss 결승은 표도 구하지 못한 채 선착순을 기다리며 시작됐다... 수색역... mbc...넘 익숙한 공간을 지나 낯선 곳을 향했다. 날이 너무 좋았고 짐으로 줄을 대신하며 표 받기 전까지 잘 돌아다녔다. 다음달 말 쭈님과 함께 갈 대만 여행 계획을 짜느라 갑자기 수첩도 사고 대만 여행 책자도 사고 나름..기다림을...지루하지만은 않게 보냈다... 그래도 반나절, 하루 종일은 긴 시간이었다. 줄을 서서 표를 교환할 즈음 강한 현타를 맞았다. 아이돌 좋아할 때와는 다른 현타인데, 이 좁은 판에서 뭘 위해 이걸? 싶은...?ㅠ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내 예상보다 좋은 성적으로 시즌이 마무리 됐고(4라운드 1:3 상황에서의 마지막은 범타를 치고 1루로 끝까지 열심히 달리던 선수시절 ㅇㅈㅎ이 생각날 정도였다ㅠㅠ 1,4 라운드는 솔직히 감동...ㅠㅠ) 선물도 인증ㅋ받아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과몰입은 불안, 우울과 맞닿아 있다^_TTT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팀인 것 같아 다행인 한편, 내가 얼마나 더 좋아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  짧은 기간이지만 응원하면서 재밌었고, 선수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스스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존중하지 못하면 누구의 존중도 받을 수 없단 걸 알았으면^_TTT ㅈㅁㄱ이라고 스스로 비하한다면 그들의 플레이를 좋아해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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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횐님1에게 새 취미...새 덕질이 생겼다. 나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지만 횐님이 어쩌다 그 취미가 생겼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무튼 (게임을 전혀 안 하고 모르던)횐님은 유명 스트리머의 트위치 방송을 보다가 게임을 보게 되었고 한 프로게임팀을 파게 된다... 그리고 나는 야구도 농구도 관심없던 횐님을 십년째 야구장, 농구장 끌고 다닌 탓으로 같이 게임을 보러가게 된다...

 

 횐님이 빠진 게임은 배그이고 덕질하는 팀은 구ㅇ티티 현 젠ㅈ블랙이당. 그리고 차애팀은 ㅆ나인인듯. 나는 처음이자 마지막 컴터 게임이 바람의 나라인 겜알못 중에 알못이어서 붙잡혀 공부를 좀 했다.

 

 

 

 에이ㅍ엘 결승 날, 횐님과 룸카페에서 개인 과외를 받았다ㅋ 중계화면, 맵방화면, 젠ㅈ블랙 개인화면을 켜두고 배웠다... 넘나 눈이 아팠고 다 보고 나니 머리가 아팠다. 와중에 태국팀 미ㅆ와 삼쿼드로 괜찮은 성적을 내는 나이트ㅇㅍ팀이 눈에 들어와 내 최애 차애 삼았다. 나도 재미를 느끼며 봐야하니까...

 

 종종 트위치 방송도 보고 나이트ㅇㅍ멤버형이 올려주는 스크림 방송도 보면서 겅부를 좀 더 했다. 공부를 한다고 한들 게임 한 번 해보지 않았으니 자세히는 모르고 스트리머와 트수들의 저렴한 말투만 입에 붙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19일... 추억이 많은 화정체육에 배그를 보러 갔다.

 

 

 

 

 

 집에서 조용히 보는 게 더 집중이 잘 되고 좋지 않을까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랑 같이 보면서 함께 아쉬워하고 함께 환호하는 재미가 있었다. 팬이 많은 특정팀이 있는데 다른팀은 아이돌 팬 느낌의 팬덤이 전혀 없어 위화감이 느껴졌다. 왜 저팀만 저런 인기를 누릴까 쩜 궁금했다.

 

 횐님의 팀이 잘 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못해서 횐님은 3라운드 끝나고 집에 가고 싶어했다...ㅠㅠ 그리고 자꾸 김ㄷㄹ를 찾으셨다. 이 ㅆ새ㄲ를 쥬기겠다구...ㅠㅠ 경기장에서 받은 핫식스를 마시며 경기를 끝까지 앉아있기는 했다. 순위 변동이 엄청 심해서 한 라운드 끝날 때마다 반전이 있었다.

 

 

 살면서 처음 있는 경험이라 꼭 일기로 남겨놓고 싶었다. 또 게임 직관을 하러갈 날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횐님의 최애팀, 차애팀 다 잘 좀했으면 좋겠다... 강팀충에서 꼴지팀으로 전락한 슬픔을 맛보는 건 내 야구덕질만으로도 충분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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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엔 지방을 두 번 다녀왔다.

 

 

 

  4월 초 주말, 비가 오던 날 파ㄹ새투어(나혼산에서 나래쓰가 다녀온 그 코스의 투어)를 이용해 엄마와 강원도에 다녀왔다. 비가 오는 건 계획에 없었고^_TTT 대관령에서는 좀 고생스러웠다. 양에게 풀을 주고 한 시간의 자유시간이 나서 트랙터 마차를 타고 꼭대기로 올라갔다. 코 앞에 풍차가 안 보이는 짙은 비안개 구경을 했다ㅋ 트랙터 마차에 엄마와 나 단 둘만 탔을 때부터 예감은 했지만ㅋ 좀 무서워서 금방 내려왔다.

 

 양은 치아가 크고 너무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서 무서웠다. 풀을 제대로 줘보지도 못하고 금방 나왔다ㅠ 가이드님이 추천해서 사먹은 요거트가 정말 맛있었다. 단 맛이 1도 없는데 끝맛이 고소했다. 쉼터에서 엄마와 커피 한 잔을 나눠 마시고 안목해변으로 이동했다.

 

 

 바다에 오니 빗줄기가 가늘어져 우산 안 쓰고 다닐만 했다. 회는 먹기 싫어서 버거웍스에서 수제버거를 사먹었다. 배가 고픈 상태라 그런가 지난번 강릉에서 먹은 ㅍ앤ㅁㄹ보다 맛있었다. 바다 구경 좀 하다가 커피 마셨다. 보사노바는 여전히 자리잡기가 어려워 커피커퍼에 갔다. 전망 좋은 창가자리에 앉아서 맛있는 커피 마시니 좋았다.

 

 이후 코스인 주문진에서는 인상 깊은 게 하나도 없다... 중간에 기사 아저씨가 잘 못 내려줘서 시간을 좀 허비했고 사람들이 오기로 한 시간보다 늦게 와서 짜증이 좀 났다ㅋ 오는 길, 가는 길 휴게소에서 소떡소떡을 한 개씩 사먹을 수 있어서 지방가는 재미를 느꼈다.

 

 

 

 

 대구도 다녀왔다. 친구들이 살고 있으니 가서 하룻밤 자고 오는 데에 부담이 덜하다. 일부러 홈경기가 있는 토요일을 골랐다. 이렇게 승률이 낮은 가운데(그래도 이때까지는 9등이었다ㅋ 지금은...ㅋ) 이기는 경기를 봤다. 으즈므니 그믑드...

 

 야구는 야구고 1박 2일 부지런히 먹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음식은 찹쌀콩국이었다. 근처에 파는 곳이 있다면 사먹고 싶다. 고소하고 행복한 맛...ㅠㅠ 그리고 오브너 케잌도 정말 맛있었다...

 

 대구... 내년에 또 보자...

 

 

 

 올해 들어 팟캐스트 세 개를 돌아가며 듣고 있다. 각각 미술, 음악, 역사 관련 팟캐스트인데 어쩌다 보니 제일 열심히 듣고 있는 팟캐가 가장 관심이 덜하던 음악이다. 진행자의 톤이 안정적이고 듣기 편해서 가장 많이 듣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생겨 좀더 클래식 교양서도 구매하고 헤드폰도 하나 샀다. 뭣보다 공연을 보고 싶어졌다.

 

 

 집 근처에서 한 콘서트로 시작을 했다. 졸지 않고 두시간을 관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낯선 발성 때문에 악기 연주는 좋아도 오페라는 좀;;이란 생각도 사라져서 오페라도 직접 보고 싶다는 호기심도 생겼다.

 

 

 

  그래서 지난 주말 횐님들을 끌고 투란도트를 보고 왔다. 보기 전 유투브 예습을 통해 내용을 파악했고 네순 도르마는 여러번 들었다. 실제로 듣는 네순 도르마도 벅차고 좋았다. 극 자체는 배경설정과 소품에서 웃음이 나왔지만 첫 직관 오페라로는(롯데시네마가 로열오페라하우스와 함께 상영해주시는 실황을 본 적은 있다. 라보엠... 재미없었다ㅠ) 좋았다. 투란도트를 연호하는 떼창이 한동안 입에 맴돌았다.

 

 한계도 느꼈다. 어떤식으로 연출하든 극에 내재된 오리엔탈리즘은 극복이 안 될 것이고, 류의 죽음 이후 칼라프가 투란도트의 마음을 변화시켜 급격하게 해피엔딩을 이룬다는 결말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그 빻음을 인정하고 큰 변화 없이(매드맥스가 연상되는 탈 것과 허접한 스크린 배경은 변화라고 하기도 민망하지만) 공연을 올리는 게 낫겠다는 횐님들의 공통된 의견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핀커스 주커만과 경기필이 연주하는 베토벤을 들으러 간다. 첫 롯데콘서트홀 방문이 기대가 된다. 오늘 저녁 두 시간도 졸지 않길 바란다...

 

 

 공연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보는 게 좋고, 영화는 그것보다 꾸준히 자주 본다. 셰이프 오브 워터를 비롯해 아카데미 수상작들이 여러 편 개봉해서 영화관에 열심히 갔다. 쓰리빌보드, 팬텀스레드, 셰이프 오브 워터, 플로리다 프로젝트 순으로 인상 깊었다. 콜미바이유어넴은 넘 별루... 영상, 음악이 여행 뽐뿌를 넣은 것 빼고는 건조하게 봤다. 설정된 나이 차이보다 두 배우의 실제 나이차가 훨씬 더 나게 보여서 범죄 같고 불편했다. 쓰리빌보드는 정말 재밌었다. 지금까진 올해 최고의 영화! 충격적이고 심각한 상황에서 웃어도 되나 고민을 좀 했지만 웃음이 나오는 걸 어떡해...ㅠㅠ 진짜 블랙코미디였다. 레이디 버그, 레디 플레이어 원도 재밌게 봤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도 기대 이상이었다. 보고 나와서 친구들과 떡밥 나누느라 바빴다. 물론 그 중 절반은 박ㅈ훈 탓ㅋ ㅂㄷㅂㄷ...

 

 그리고 당갈을 보고 인도 영화에 꽂히게 된다... 별로 안 땡겨서 미뤄놨던 세얼간이를 시작으로 피케이와 굿모닝 맨하탄을 봤다. 조금 촌스럽지만 따뜻하고 흥겹다. 당갈에서 느꼈던 폭력적인 가부장의 모습처럼 대부분의 영화에서 근본적인 답답함을 느끼게 되지만, 자아를 찾아가는 느리지만 중요한 첫 걸음으로 생각하고 너그럽게 보려고 한다.

 

 2018년 5월을 인도 영화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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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공주, 부여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수를 가고 싶었지만, 1박 2일 일정으로 여수는 힘이 들 것 같았다. 안 가본 멀지 않은 동네를 검색하다 공주, 부여로 정했다. 계획의 99%대로 이루어진 나름...성공적인... 나들이...였다.

 

 

 

 

 우연히 셋 다 검정 운동화를 신고 와서 흑신회가 됐다. 이큅님, 테아님과 함께한 공주, 부여...

 

 

 

 8시 10분 동서울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새벽에 나왔다. 동서울 터미널에 가려면 마을버스와 경기도 버스를 환승해야 한다...ㅠ 해가 뜨기 시작하는 새벽녘 마을버스를 기다리며 사진을 찍었다.

 

 

 동서울에서 공주까지는 2시간이 걸린다. 잠을 쪼끔 자니 금방 공주였다. 계획대로 공산성터미널에서 내려서 공주산성부터 둘러봤다. 배가 좀 고팠지만, 오전에 공복으로 산책하니까 건강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오전 시간이라 주변이 아직 푸른빛이었다. 공기가 맑아 산 너머 산 아주 멀리까지 보였다. 옛 백제 궁터가 생각보다 작아 놀랐다. 작은 절과 연못, 건물터들에서 복작 복작 살았을 옛날 사람들의 생활이 연상됐다. 친구형들의 배고프다는 원성을 무시하고ㅋ 활쏘기 체험까지 했다.

 

 

 

 

 

 공산성 산책 후 숙소 가까운 진흥각에서 점심을 먹었다. 주문을 받는 대로 끓여서 내는 집이라 나오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린다. 짬뽕만 시키는 것보다 짜장을 섞으면 더 빨리 나온대서 섞어서 시켰다. 짬뽕은 개운하고 산뜻했다. 갓 튀겨져 나온 탕수육도 존맛...ㅠㅠ 다 맛있었다.

 

 식사 후 길 건너 카페 바흐에서 커피를 한잔 하고 짐을 내려놓으러 숙소에 갔다. 천변 주변으로 오래된 상점들과 예쁜 카페들, 유유자적 사료를 먹는 길냥이들이 있어서 시간이 허락하면 골목을 누벼보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는 공주에서 단 하루만 머무르는 관광객이라...ㅠㅠ

 

 

 

 정중동 호스텔에서 묵었다. 좁긴 하지만, 값이 싸고 실내가 요란하지 않고 무채색으로 깔끔해서 좋았다. 짐만 내려놓고 다시 나와 택시를 잡았다.

 

 

 송산리 고분군을 돈 후 바로 옆 국립박물관에 가는 계획이었는데, 쩜 투머치토커였던 택시기사님이 박물관을 먼저 간 후 무령왕릉으로 내려가라고 해서 조언을 들었다. 결과적으로 기사님 말씀이 옳았다.

 

 

 

 

 날씨가 좋아서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많았다. 박물관 건물 앞에서 전통놀이와 전통악기를 체험해 볼 수 있게 되어있고 푸드트럭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하기 좋아보였다. 박물관은 소장품 수가 많지는 않지만 유물과 전시 배경이 근사하게 어울렸다. 기단만 남아있는 불상의 사라진 부분을 영상을 띄워 마치 전체가 다 있는 듯 보이게 한 전시품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고분군을 걸으며 다리가 아파졌다. 사진을 찍다보니 동네에 있는 동구릉이 연상되기도 하고, 종종 가는(작년에 포고 때문에 많이 간...) 올림픽공원이 떠오르기도 하고...ㅋㅋ 고분 안에 들어가는 건 불가능하지만 실내에 고분을 재현해놓은 전시실이 있어 체험이 가능하다. 무덤에 등불을 놓는 자리가 있다는 사실은 기분을 좀 이상하게 한다. 죽음 이후 아무 것도 없길 바라는 내 소망과 달라서?^_TTT

 

 

 점심 때 먹은 음식이 소화가 덜 됐지만 짜여진 계획에 따라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다.

 

 

 

 예가에서 석갈비를 먹었다. 갈비가 구워져 나와 좋았다. 돌 덕분인지 갈비가 끝까지 따뜻했고 푹 익은 양파를 잔뜩 먹을 수 있었다. 배가 별로 안 고팠는데 먹다 보니 다 들어가고요... 돌솥밥 숭늉까지 호로록 다 먹었다.

 

 

 후식 들어갈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공주대를 가로질러 걸었다. 명목은 푄티를 안 챙겨운 테아형의 푄티 사기 원정... 박명수가 팬티를 푄티라고 발음한 이후부터 푄티 농담은 내 웃음 지뢰다. 무도가 곧 끝이 난다니 기분이 이상해...

 

 베그 방송을 보며 모 팀의 빠질을 시작한 테아형이 요즘 아프리카에서 유행한다는 저렴한 말투를 전파했다. ~하실?이라는 어미인데, 허쉴~?로 발음해야 한다...ㅋ 싼 티난다고 질색을 하다가 금방 전염되어 되려 친구형들을 질색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다른 주변인들을 만날 때는 절대 절대 쓰지 않을 거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백제 역사 알기가 아니라 공주부여 맛집투어였다...! 미세스피베리에서 딸기 와플과 커피, 밀크티를 먹었다. 효리네민박을 본 이후 와플이 계속 먹고 싶었다. 드디어...ㅠㅠ 제철딸기 넘 실하고 맛있고 얹어진 하겐다즈도 넘넘 좋았다.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쫌 쉬다가 김피탕을 시켜먹었다. 테이블 없는 숙소에서 깔끔하게 먹어보려니 저렇게 뿐이 안 돼^_TTTT 부끄러우니까 사진은 작게...ㅋ 김피탕 맛이 너무 너무 궁금해서 안 시킬 수 없었다. 새콤달콤매콤한 아주 맛있는 맛이었다. 알밤막걸리는 넘 달아서 다 못먹었다...ㅋ

 

 

 

 

 

  미밴드가 2만보를 걸었다고 알려주었다. 어쩐지 다리가 전래 아팠다...ㅋ

 

 

 

 

 2만보를 걸은 날, 깊은 수면을 20분 밖에 못했다...ㅋ 미밴드를 차고 제일 많이 걷고 제일 얕게 잤다... 내 방이 아닌 낯선 장소, 바닥에 자고 싶다는 테아형을 무시하고 자리를 자연스럽게 도적질...해서 눕게 된 딱딱한 잠자리, 자기 직전 본 심란한 내용의 닥터후가 숙면을 방해했다...

 

 

 

 

일요일 아침, 공산성터미널에서 9시 12분 출발하는 부여행 버스를 타기 위해 일찍 움직였다. 다음 버스는 12시에 있어서 강제로 부지런해졌다. 전날 밤 먹다 남긴 김피탕을 쫌 먹고 터미널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화장실 간 이큅형을 기다리며 한 장... 밤빵을 안 먹어볼 수 없어(공주=밤) 하나 먹었다.

 

 

 

 일요일 비 예보가 있었지만, 부여는 아주 맑았다. 완전 봄날씨에 공기도 맑아 기분이 좋았다.

 

 

 

 

 

 아무렇게나 찍어도 하늘과 구름이 예술이었다. 장원막국수 가는 길 관북리유적지 벤치에 앉아 해바라기를 했다. 전날 많이 걷고 일찍 일어나서 다들 피곤했다. 테아형이 이번 여행 중 벤치에 앉아서 졸 때 제일 행복했다고 했다...ㅋㅋㅋㅋㅋ

 

 

 

 

 장원 막국수에서 막국수와 수육을 먹었다. 전날 과식을 해서 수육은 안 먹으려 했지만, 반만 시킬 수 있다길래 맛만 보려고... 막국수 면도 국물도 넘 맛있었다. 고추장아찌도 맛있었다. 왜 줄 서서 먹는지 넘나 넘나 알겠는 맛이었다.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먹고(인테리어는 예쁜데 커피는 영 별로였다...ㅠㅠ 그런...비엔나커피는 처음...ㅠㅠ) 구드래나루터로 내려와 배를 기다렸다.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강 위에 둥둥 떠있으니 왜 옛날 방탕한 왕들이 배 위에서 술 쳐먹고 놀았는지 이해가 갔다. 기분이 좋아...

 

 알쓸신잡에서 유시민이 지적한 이후 유람선 내 안내방송이 수정되었다고 하는데, 가장 귀에 거슬렸던 정절을 가진 백제 여인을 안내로 맞은 우리는 행복한 남자라는 부분이 없어진 것 빼고는 뭐가 달라졌는지 모를 정도로 영 이상했다. 삼천궁녀에 대한 설이 있으나 역사적 사실은 아니라는 멘트로 바꾸는 게  뭐가 어렵지...

 

 

 

 

 부소산까지 걷는 건 무리일 것 같아 고란사와 낙화암만 보았다. 고란사 약수물로 3년이 젊어졌다가 낙화암을 오르내리며 3년이 다시 늙었단 농담을 했다.

 

 

 5시 25분 서울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나루터에 돌아오자 마자 택시를 타고 궁남지로 갔다.

 

 

 

 잠시 쉬게 해달라는 이큅형의 요청에 따라 포룡정에서 10분 누워있었다. 연꽃 만개할 무렵에 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고인 물 위에 시든 연잎과 가지들이 둥둥 떠있는 모습은 좀 을씨년스러웠다.

 

 

 

 신동엽 생가와 그 옆 문학관에 들렀다. 택시 타긴 애매한 짧은 거리들이라 계속 걷다보니 이 날도 거의 2만보 가까이 걸었다...ㅠㅋ

 

 

 정림사지에 들르니 구름이 많아졌다. 그러나 부여를 떠날 때까지 비는 오지 않았다. 정림사지 박물관이 의외로 너무 잘 돼 있었다. 불교 건축물, 특히 탑과 불상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고 좋았다. 피곤한 탓에 집중이 안 돼 글이 넘 안 읽혔던 게 아쉽다. 정림사지를 간다면 그 옆 박물관도 들려볼 것을 추천한다.

 

 

 

  먹부림 투어이기 때문에 저녁까지 꼭 먹어야했다. 시골통닭에서 통닭을 먹었다. 치킨 말고 이런 통닭은 얼마만에 먹어보는지. 1박 2일 실패한 카페는 있어도 실패한 끼니는 없었다. 그래서 과식을 안 할 수가 없었다ㅋㅋㅋㅋ

 

 

 5시 25분 서울 가는 막차를 타고 돌아왔다. 두 손에 빵이 가득했다.

 

 

  안에 팥 들어간 빵은 부모님이 넘 좋아하신다. 백제향에서 연꽃빵을 한 박스 샀다. 나도 맛 보고 싶어서 낱개로 안 파시냐고 물었더니 친구형들과 맛 보라고 세 개를 주셨다. 후한 인심에 감동...ㅠㅠ 연꽃빵은 들고 들어간 당일 가족들이 다 먹었다. 그리고 부여시외버스 터미널 앞 에펠제과에서 산 파운드 케잌은 다음 날 아침 식사로 내가 제일 맛있게 먹었다.

 

 

 비슷한 코스로 여름에 다시 가도 좋을 것 같다. 연꽃이 필 때, 연잎밥도 먹어보고 싶다. 그리고 다음에 간다면 조금 덜 걷고 좀 더 깊게 잠들었으면 좋겠다. 3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다리가 아프고 여독이 풀리지 않는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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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핸드폰 액정이 나가고, 새로 산 패딩이 난로 열에 그을리는 일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1월이 지나고 더 지독할 것 같은 2월이 왔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인 걸 알지만 심장이 뛰고 깊은 잠을 못 자겠다. 별 일 없이 잘 흘러가길.

 

 겪었던 모든 겨울 중 가장 추운 겨울이다. 작은 일에도 움츠러 들고 걱정이 많아진다. 징징거리지도 짜증내지도 말자... 단 거 먹으면서 커피 한 잔 마시자.

 

 지난 달 극장에서 핸드폰을 떨어뜨렸더니 액정 중간 1/3 정도가 터치가 안 됐다. 3년 가까이 액정을 3번 갈면서(한번은 결함을 인정해줘서 무상으로 갈아줬고, 그 다음엔 파손보험으로 싸게 갈았고, 마지막은 사설에서...) 쓰던 g2와 급하게 이별했다. g6나 v20같은 나온지 좀 된 폰으로 싸게 바꿔보려했지만 정책이 어쩌구 하면서 v30와 가격차가 별로 없어서 강제 최신폰을 쓰게 됐다. 테크노마트에서 기계값을 완납하고 사본 건 처음인데 동네 대리점과 가격차를 알고 나니 아무리 할부가 된대도 대리점에서는 못 사겠다 싶다. 말 예쁘게 하는 판매원에게 잘 사고 왔다. 적정가를 알기 위한 뽐뿌 눈팅과 가격문의 과정에서의 기빨림 때문에 집에 와서는 몸살 걸린 듯 뻗었지만ㅠㅠ 판매원 대부분이 친절한 가운데 양아치 같고 말 무섭게 하는 사람이 있긴 있었다...ㅠㅠ 흥...

 

 밑단이 좀 그을은 패딩은 추위가 좀 가시면 AS 맡기기로...ㅠㅠ 추위에 동작이 둔해지고 감각도 둔해지는 것 같다. 내 바보짓을 내가 수습하려니 힘이 든다. 앓아누울 정도의 감기몸살은 안 걸렸지만 감기 기운으로 맑은 정신이 아닐 때가 종종 있었다.

 

 셰이프오브워터를 기다리며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전작들을 보고 있다. 판의 미로 말고 본 작품이 없어서 초기작인 크로노스와 악마의 등뼈를 봤고 최근작인 크림슨피크를 봤다. 기묘하고 괴기스러운 비주얼에 압도되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줄거리가 넘 얄팍해서 중반을 넘어가면 이게 다야? 싶으며 무섭지 않아진다... 기다리고 있는 신작의 줄거리 역시 실험실 직원과 실험실에 갇혀있는 미지의 생물체와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ㅍㅍ으로 백만편쯤 봤다 싶었다. 시대적 배경과 주인공이 가진 장애까지 동일한 소설과 표절시비가 있을 줄은 몰랐지만...ㅋ 상반기 가장 큰 기대작이 이렇게...

 

 다키스트 아워는 시간이 안 맞아서 영화관에서 볼 수가 없었고, 월타에서 원더 휠과 올 더 머니를 연이어 봤다. 우디 앨런 영화는 딱 두 편을 봤다. 블루 재스민과 이레셔널 맨. 블루 재스민은 자존심 상할 만큼 넘 재밌었다. 이레셔널 맨은 그냥 그랬당... 원더 휠은 그 중간쯤 위치해서 그 중간쯤의 재미를 주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벗어날 수 없는 비참한 현실 같은 게 목에 치인다. 블루 재스민의 재스민에게는 샤넬 트위드 자켓과 에르메스 버킨백, 진주 목걸이가 남아있지만 지니는 그런 걸 가졌던 적도 없다. 주인공들이 길게 입 털 때 좀 닥쳤으면 바랐다는 게 세 편의 영화를 봤을 때 공통적인 내 감상평... 치부를 보는 게 싫다ㅠㅠ 그들의 치부는 사실 보편적이지도 않고 다 정신병적이다. 감독 본인의 결함처럼.

 

 올 더 머니는 개봉 전 주연배우 교체와 재촬영 과정에서 마크 월버그만 거액의 출연료를 받았다는 이슈가 있었다. 돈이 주제인 영화에서 배우가 그 탐욕을 잘 보여줬고ㅋ 세계 제일의 부자도 더 많은 부를 갖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회의감이 들었다. 탐욕은 수치를 모르게 하고(손자의 협상금도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는 만큼만!) 끝없이 뻗어나간다. 부자가 되는 것보다 부자로 사는 것이 더 힘들다는 오만한 대사에 코웃음이 나왔고, 세상이 얼마나 우스울까 싶었다.

 

 한번쯤 세상이 우스워 봤으면^_TTTT 내일은 은행가야 할 일이 있으니 겸사겸사 스벅 별쿠로 달고 따뜻한 커피도 마시겠다. 책을 읽고 싶은지만 생각이 자꾸 다른 곳이 튀어 집중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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