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엔 지방을 두 번 다녀왔다.

 

 

 

  4월 초 주말, 비가 오던 날 파ㄹ새투어(나혼산에서 나래쓰가 다녀온 그 코스의 투어)를 이용해 엄마와 강원도에 다녀왔다. 비가 오는 건 계획에 없었고^_TTT 대관령에서는 좀 고생스러웠다. 양에게 풀을 주고 한 시간의 자유시간이 나서 트랙터 마차를 타고 꼭대기로 올라갔다. 코 앞에 풍차가 안 보이는 짙은 비안개 구경을 했다ㅋ 트랙터 마차에 엄마와 나 단 둘만 탔을 때부터 예감은 했지만ㅋ 좀 무서워서 금방 내려왔다.

 

 양은 치아가 크고 너무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서 무서웠다. 풀을 제대로 줘보지도 못하고 금방 나왔다ㅠ 가이드님이 추천해서 사먹은 요거트가 정말 맛있었다. 단 맛이 1도 없는데 끝맛이 고소했다. 쉼터에서 엄마와 커피 한 잔을 나눠 마시고 안목해변으로 이동했다.

 

 

 바다에 오니 빗줄기가 가늘어져 우산 안 쓰고 다닐만 했다. 회는 먹기 싫어서 버거웍스에서 수제버거를 사먹었다. 배가 고픈 상태라 그런가 지난번 강릉에서 먹은 ㅍ앤ㅁㄹ보다 맛있었다. 바다 구경 좀 하다가 커피 마셨다. 보사노바는 여전히 자리잡기가 어려워 커피커퍼에 갔다. 전망 좋은 창가자리에 앉아서 맛있는 커피 마시니 좋았다.

 

 이후 코스인 주문진에서는 인상 깊은 게 하나도 없다... 중간에 기사 아저씨가 잘 못 내려줘서 시간을 좀 허비했고 사람들이 오기로 한 시간보다 늦게 와서 짜증이 좀 났다ㅋ 오는 길, 가는 길 휴게소에서 소떡소떡을 한 개씩 사먹을 수 있어서 지방가는 재미를 느꼈다.

 

 

 

 

 대구도 다녀왔다. 친구들이 살고 있으니 가서 하룻밤 자고 오는 데에 부담이 덜하다. 일부러 홈경기가 있는 토요일을 골랐다. 이렇게 승률이 낮은 가운데(그래도 이때까지는 9등이었다ㅋ 지금은...ㅋ) 이기는 경기를 봤다. 으즈므니 그믑드...

 

 야구는 야구고 1박 2일 부지런히 먹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음식은 찹쌀콩국이었다. 근처에 파는 곳이 있다면 사먹고 싶다. 고소하고 행복한 맛...ㅠㅠ 그리고 오브너 케잌도 정말 맛있었다...

 

 대구... 내년에 또 보자...

 

 

 

 올해 들어 팟캐스트 세 개를 돌아가며 듣고 있다. 각각 미술, 음악, 역사 관련 팟캐스트인데 어쩌다 보니 제일 열심히 듣고 있는 팟캐가 가장 관심이 덜하던 음악이다. 진행자의 톤이 안정적이고 듣기 편해서 가장 많이 듣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생겨 좀더 클래식 교양서도 구매하고 헤드폰도 하나 샀다. 뭣보다 공연을 보고 싶어졌다.

 

 

 집 근처에서 한 콘서트로 시작을 했다. 졸지 않고 두시간을 관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낯선 발성 때문에 악기 연주는 좋아도 오페라는 좀;;이란 생각도 사라져서 오페라도 직접 보고 싶다는 호기심도 생겼다.

 

 

 

  그래서 지난 주말 횐님들을 끌고 투란도트를 보고 왔다. 보기 전 유투브 예습을 통해 내용을 파악했고 네순 도르마는 여러번 들었다. 실제로 듣는 네순 도르마도 벅차고 좋았다. 극 자체는 배경설정과 소품에서 웃음이 나왔지만 첫 직관 오페라로는(롯데시네마가 로열오페라하우스와 함께 상영해주시는 실황을 본 적은 있다. 라보엠... 재미없었다ㅠ) 좋았다. 투란도트를 연호하는 떼창이 한동안 입에 맴돌았다.

 

 한계도 느꼈다. 어떤식으로 연출하든 극에 내재된 오리엔탈리즘은 극복이 안 될 것이고, 류의 죽음 이후 칼라프가 투란도트의 마음을 변화시켜 급격하게 해피엔딩을 이룬다는 결말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그 빻음을 인정하고 큰 변화 없이(매드맥스가 연상되는 탈 것과 허접한 스크린 배경은 변화라고 하기도 민망하지만) 공연을 올리는 게 낫겠다는 횐님들의 공통된 의견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핀커스 주커만과 경기필이 연주하는 베토벤을 들으러 간다. 첫 롯데콘서트홀 방문이 기대가 된다. 오늘 저녁 두 시간도 졸지 않길 바란다...

 

 

 공연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보는 게 좋고, 영화는 그것보다 꾸준히 자주 본다. 셰이프 오브 워터를 비롯해 아카데미 수상작들이 여러 편 개봉해서 영화관에 열심히 갔다. 쓰리빌보드, 팬텀스레드, 셰이프 오브 워터, 플로리다 프로젝트 순으로 인상 깊었다. 콜미바이유어넴은 넘 별루... 영상, 음악이 여행 뽐뿌를 넣은 것 빼고는 건조하게 봤다. 설정된 나이 차이보다 두 배우의 실제 나이차가 훨씬 더 나게 보여서 범죄 같고 불편했다. 쓰리빌보드는 정말 재밌었다. 지금까진 올해 최고의 영화! 충격적이고 심각한 상황에서 웃어도 되나 고민을 좀 했지만 웃음이 나오는 걸 어떡해...ㅠㅠ 진짜 블랙코미디였다. 레이디 버그, 레디 플레이어 원도 재밌게 봤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도 기대 이상이었다. 보고 나와서 친구들과 떡밥 나누느라 바빴다. 물론 그 중 절반은 박ㅈ훈 탓ㅋ ㅂㄷㅂㄷ...

 

 그리고 당갈을 보고 인도 영화에 꽂히게 된다... 별로 안 땡겨서 미뤄놨던 세얼간이를 시작으로 피케이와 굿모닝 맨하탄을 봤다. 조금 촌스럽지만 따뜻하고 흥겹다. 당갈에서 느꼈던 폭력적인 가부장의 모습처럼 대부분의 영화에서 근본적인 답답함을 느끼게 되지만, 자아를 찾아가는 느리지만 중요한 첫 걸음으로 생각하고 너그럽게 보려고 한다.

 

 2018년 5월을 인도 영화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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