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앓이로 연말을 집에서 보냈다. 생일 날에는 아프고 힘들어서 뭘 먹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었다. 더럽게, 아프다는 의미를 실감하며 건강한 위와 장을 위해 신경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집에만 있으니 답답해서 새해 첫날부터 외출을 했다. 목적은 없어서 그냥 만들었다. ku시네마ㅌㅋ에 걸리는 안 유명한 영화 보고 건대 돌아다니기... ㅇㅂ형이 합류해 둘이서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를 봤다.
먼저 도착해서 예매를 하고 난 후 나와 봤는데 낮 2시 건대답지 않게 길이 텅 비어있었다. 신기해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영화는 비슷하다고 언급되는 더 랍스타보다는 가벼운 느낌이었다. 서로 다른 결함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사랑을 나눈다는 빤한 로맨스 서사고, 여자 주인공의 엉뚱한 행동들이 웃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손녀 같은 나이 차이가 너무 거슬려 로맨스로 받아들기가 힘들었다. 같은 꿈을 꾸는 운명적! 상대지만 막 시작된 현실에서의 관계가 잘 풀릴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이었다. 안 풀렸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고... (영화 초반 소 도축 장면 너무 사실적이었고 그래서 보기 힘들었다ㅠㅠ)
영화를 보고 생애 첫 마라탕을 먹었다. 입에 맞아서 잘 먹고 먹는 중엔 별로 맵지도 않다고 생각했는데, 얼얼한 느낌이 입 안에 오래 가기는 했다. 후식으로 당근케이크를 먹어서 입안을 정리했다. 연말의 절식을 보상받는 폭식데이...
며칠 많이 잤더니 뜻밖에도 컨디션이 좋아 계속 놀고 싶었다. 먼 곳에 가서 낯선 길을 오래 걷고 싶다. 멀지 않은 날, 덜 추운 때를 골라 지방의 낯선 도시를 오래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