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에서 늘 하던대로 자기비하 개그를 하고 있었는데, 다정한 친구가 예쁘게 말해줬다. 흘러가듯 막 살고 있는 중이라 저런 말에 더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못 본 척 넘겼다. 중심잡고 독서하고 사고하는 사람이 되어야지...ㅠㅠ
날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감정이입하는 일은 비참했고, 내가 아무런 영향력을 끼칠 수 없었기에 배신감을 느끼는 상황마저 우스웠다. 비참하고 우스운 감정을 느끼던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깊은 빠질이란 게 다 부질없다. 가볍게 이 영화 보고 저 배우 멋있다고 생각하고, 이 영화 재밌으니까 같은 감독 영화 더 찾아보는 그 정도만 하고 말련다.
그런데, 스트레스 받아서 야구보다 체했고요, 빡침에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방 안으로 도망왔고요??? 요즘의 삼성 라이온즈 경기력은 못 품갰읍니다...ㅠ 진짜 아빠한테 으름장 놓은 대로 1위하는 팀 팬으로 갈아탈거다. 엔씨가 잘하면 엔씨로 가서 1등하는 팀이 내 팀하고 싶다. 편하게 야구 보고 싶다ㅜ
(그래도 이기니 좀 기쁘고 정규시즌 대구구장 마지막 경기라고 하니 눈물이 날 것도 같고 그렇다...)
오늘 강햏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일이어서 병원에 다녀왔다.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는지 집을 나서면서부터 강햏이 낑낑거렸다. 그래도 할 수 없는 일이지 뭐...ㅠㅠ 주사맞기 전에 체온이랑 심박 측정해주시고 보이는 부분 검진해주셨는데 뒷다리 슬개골 안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소형견한테 흔하다고 듣기는 했지만 진행중인 줄은 몰라서 놀랐다. 아직 수술은 권하고 싶진 않고 관리하라고 조언해주셨다. 종일 마음이 안 좋고 생각이 많았다. 딸랑쓰는 진짜로 진짜로 내가 키우는 마지막 강아지가 될거다. 아픈 걸 보는 것도 괴롭고, 어느 순간 얘가 죽는다고 생각하면 감당할 수 없이 슬프다. 어떻게 어떻게 우리집에 오게 되어 책임을 지고 있지만, 또 다시 이런 기분을 감당하고 싶지는 않다. 강햏으로 인해 기쁜만큼 걱정도 많아졌다. 더 나빠지지 않게 오래오래 건강하게 키우고 싶다. 20살까지 살았으면 좋겠다.
바지 수선 맡기고, 도서관 가서 강햏이 모서리를 난장 만들어놓은 책 대신 새 책을 반납하고(아는 사서분이라 책이 훼손돼서 새 책으로 사왔다고 말하는 상황이 창피했다ㅠ 관리 못한 내 탓이고요... 강햏은 자기 껀줄 알고 물어 뜯었을 뿐이고요...) 최근에 검색하다가 나와 올해의 독서목록이 많이 겹치는 분의 블로그를 발견했다. 그때 그때 땡기는 대로 대중없이 읽는 편이라 이렇게 겹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물론 그분이 나보다 독서량이 훨씬 많으셨다. 그분이 읽고 내가 안 읽은 책을 메모해서 오늘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취향이 맞았으면 좋겠다.
종일 몹시 우울해서 누가 툭 건드리면 뚝뚝 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아무래도 그럴만한 이유가 없는데 불안하고 초초하다. 이게 호르몬의 농간인걸까ㅠㅠ 단 거 먹고 일찍 자야 하는 날일까ㅠㅠ
잘 살기 위해서 내일 경기 질 것 같은 느낌이라도 들면 얼른 끄고 딴짓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