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삼성놈들이 케이티와의 개막 시리즈를 2연승으로 잡으며 나를 속였다. 올해는 다를 줄... 남들이 보는 우리 전력이 어떻든 뭔가 보여줄 줄...그 이후로 적당히 못했으면 괜찮았을텐데 긴 연패로 꼬라박으니까 화딱지가 났다.


퇴근 후 잠실 경기를 보러갔다가 이런 참사도 목격했다. 비 오고...춥고... 존나 짜증났다...ㅎ 수, 목 이틀 연속 직관이라 몸도 힘들도 마음도 비참했다. 덕아웃 분위기 안 좋은 걸 원하지 않지만 웃었다니 심사가 꼬여 우서? 소리도 나왔다... 남들은 상대 주자가 한 루 덜 가게 하는 짜임새 있는 수비를 하려고 하는데 우리는 수비를 돌려돌려 돌림판으로 정하니까 존나 허벌...ㅎ 나 같은 거북이가 치고 달려고 한 루 더 뛰겠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봐도 우리팀이 만만해 보이는 것 같아서 짜증난다...ㅠㅠ 감독이 젤 시른 건 여전하고 이제는 징하게 못하는 선수들도 싫어졌다. 마음이 미움으로 가득해 내내 괴로웠다. 올해든 내년이든 어쨌든 바뀌게 될 감독이 없는 전력으로 쥐어짜서 꼴찌만 면하는 거 진짜 원하지 않는다. 어린 친구들 잘 키워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도 보고 싶다. 일단 이 감독이랑은 아님...



슬픔을 삼키고 예정된 광주 원정 여행을 떠나는 길... 꼭 이렇게 야구 보기 싫을 때 먼 길 떠나게 된다...(그냥 삼성이 내내 못하는 거 아님?ㅎ) 10개 구단 9개 구장 도장 깨기 미션을 위해 챔필과 위팍만 남았다.



고터에서 버스 타고 떠났다. 고터에서는 3시간 20분, 동서울에서는 3시 40분 걸린다고 안내돼 있지만, 차 안 막혀도 4시간은 잡아야 하는 듯 하다...내려갈 때, 올라올 때 다 그정도 걸렸다.




유숙헤어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혼자 먹는 첫 끼는 은혜만두! 비빔막국수와 튀김만두를 시켰다. 막국수는 흡입하고 튀김만두는 남겨서 포장했다. 야구보고 와서 야식으로 식은 만두를 먹었는데 식어도 존맛이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이동했다. 날씨가 좋았다. 하늘이 예쁘고 오래된 벽돌 건물이 구름과 잘 어울려서 찍어봤다.



까사델커피뜨레에서 커피와 티라미수를 먹었다. 입구 찾기가 어려운 핫플이라더니 네이버리뷰의 상세한 설명이 아니었다면 들어가지도 못할 뻔했다. 주문하고 마시는 내내 손님이 나뿐이라 쪼끔 부담스러웠다...ㅎ 커피는 맛있었으나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금방 나왔다.



카페 근처 가든오브러브라는 소품샵에 방문했다. 이 곳에는 한 섹션이 다양한 후추로만 장식돼 있는데 특이하고 좋았다. 다른 소품샵들과 구분이 되는 사장님의 취향이 보이는 곳이 구경할 때 재밌다.


  호텔에 체크인하고 조금 쉬다가 나왔다. 터미널 근처나 야구장 근처 호텔들을 고민하다가 번화가가 가까운 게 좋을 것 같아서 ACC디자인호텔을 예약했다. 위치, 가격, 청결, 친절도 다 만족스러웠다.



야구장 가는 길, 호텔 근처 소품샵 구경하다가 이건 내꺼다...싶어서 구매. 말티즈와 파란 공...ㅎ 가방에 달고 다니는 글러브 키링에 추가했다.


표 교환하고 시간이 남아서 근처 카페에 들렸다. 인크커피는 사람 많아 보여서 필로스팅하우스라는 곳에 방문. 친절하고 분위기 넘 좋았다. 한 잔 다 마셔갈 때쯤 사장님이 다른 드립 한 잔 더 마셔보겠냐고 권유도 해주셨는데 망할 야구 보러 가야하는 바람에 나와야 했다.



벚꽃과 라팍이를 같이 찍어보고 싶었으나 초점...ㅠ광주챔필...봄이었다..



눈썹이 커여운 호걸이와도 한 컷.


혼자 본 금요일 경기...이 날 져서 8연패였나? 진짜 더럽게 못해서 눈 썩었다. 맥주 안주도 못 되는 경기력... 구오강을 해체하라...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버스 신호 걸릴 때 두 번이나 삼라 버스가 바로 옆에 나란히 섰다.(왜 중간중간 정류장에 서는 시내버스와 걍 달리는 구단 버스가 같은 이동속도로 감? 빨리 눈 앞에서 사라지지 왜 빡치게 어슬렁 거림?)손가락으로 뻐큐를 날리고 싶었지만 만원버스라 참고 친구들을 감쓰로 이용했다... 미안...저녁에 광주에 도착해서 밥 먹고 커피 마시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을 만났다. 그러지 않으려고 했으나 자꾸 울컥울컥해서 욕이 터져나왔다. 맨 손으로 남은 만두를 집어 먹으면서 만두 맛있다, 아니 근데 이 미친놈들이를 반복했다. 친구들이 장동민이 연기하는 분조장 환자 같다구 함...ㅠㅠ 삼성라이온즈 니들이 이렇게 만든 거야...


이틀날 아침, 전날 친구들이 산 베비에르의 만주파이와 호텔에 비치된 드립커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동네 한 바퀴 돌다가 바로 점심 먹으러 갔다.



11시 30분 황솔촌 오픈런...


양념갈비, 마늘갈비, 비냉, 애호박찌개와 솥밥을 시켜먹었다. 추천이 많았던 애호박찌개 못 먹고 가는 게 걸렸는데 여기서 한꺼번에 해결했다. 갈비는 갈비... 존맛...


소품샵 몇 군데 들리고 광주천 건너 러브앤프리라는 서점에 갔다가 갑자기 사전투표했다. 여기는 광산구가 아니라고 말을 해줘도 ㅈ님은 계속 허공을 바라보며 광주 시민들을 향해 이낙연을 뽑아달라고...ㅠㅠ 흑흑... 열 받지 않고 고민 없이 투표할 수 있는 당이 있어서 그 순간 좋았다. 감사하고 건강하셨으면ㅠㅠㅠㅠ



추천 받은 이이남갤러리 카페에 갔다. 음료와 케잌은 그냥 저냥이었으나 공간이 멋있었다. 미디어아트와 조각 등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갤러리 카페 옆 문화재로 지정된 서양식 건축물들이 있어서 산책하며 구경하기 좋았다.



텃밭에서 식빵 굽는 냥이도 봤다.



야구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눈에 들어온 멋진 티카페를 지나칠 수 없어서 들어갔다...상호명은 하원재. 티 종류가 무척 많았다. 진열된 티팟 세트도 어마어마해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예쁜 자리에 앉아 홍차와 스콘을 빠르게 즐겼다. 카택 불러서 야구장 가야하니까...



두번째 챔필 방문...! 라팍이나 다른 원정 구장에서나 늘 3루에 앉다가 1루에 앉으니 새롭고 낯설었다. 날려버리라고 할 때 손 방향 바뀌는 것도 뭔가 어색...ㅎㅎㅎ 응원석 16열쯤으로 예매했는데 야알못 친구들이 응원하기 좋고 선수들도 잘 보인다고 만족해했다. 친구들이 투수가 투구할 때 동작이 엄청 역동적이라는 걸 가까이서 보니까 알겠다고 말했다. 주로 잠실 오렌지나 네이비로 모시고 다녀서 이 좌석이 더 가깝게 느껴진듯.  그 순간만은 야구맘이 되어 그치, 야구 레저 아니라 스포츠 맞지???라고 되물었다....ㅋ



이날 졌으면 진짜 삼라랑 헤어지려고 했는데...ㅎ 승민이 수고했고 하늘이 고맙고 임창민, 김재윤 없을 땐 어떻게 야구 봤는지 상상도 안 되고... 김헌곤을 못 믿은 내 대가리를 한 대 때리는 것으로 경기 감상문 끝...



늦게 까지 여는 식당을 찾아 야식을 먹었다. 새벽달이라는 중식 파는 술집인데 우리는 술 안 먹고 빠르게 식사만 조졌다. 꿔바로우, 마파두부, 짬뽕, 군만두 렛츠고...



광주 마지막 날... 정희를 오픈런했다. 퓨전 한식 메뉴를 파는 곳이다. 깔끔한 한 그릇 요리라 먹기 편했다. ㅈ님 말에 따르면 맛은 다 애매했다고...ㅎ 별 찍어두고 못간 식당이 많아서 광주는 언제고 꼭 다시 와야한다...강된장케일쌈밥, 한우지짐밥, 새우감자전, 봉골레 칼국수 중에 내 1등은 새우감자전이었다...이건 고소하고 개맛있음...



프랭크커핀바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 4시간 버스 타기 전 마지막 커피 타임이 될 것 같아서 욕심 내 두 잔을 시켰다. 에쏘와 아포가토 다 내 꺼...



감성사진 한 장 짝어주고...



에쏘바 국룰 사진도 한 장 찍어줬다. 할 거 다 함...




동명동에 있는 모든 소품샵을 다 가는 게 3일 차의 목표였다. 골목 골목 다 돌아다녔다...



ㅈ님이 추동구매한 동물 랜덤 뽑기. 대충 봐도 꽝 없이 다 귀요미들로만 있었다.



나는 반지와 얇고 찰랑한 파우치를 하나 샀다. 아무 것도 못 견졌으면 슬펐을 텐데 돈 쓰니 기분이 좋아졌다... 저 하늘색 파우치는 라팍이와 최강삼성 쿨타월을 넣기 위해 샀다...



관광 온 사람 답게 창억떡집에서 호박인절미 사고 궁전제과에서 공룡알빵과(그냥 공룡알보다 구운공룡알이 더 맛있단 평을 입수...구운 걸로만 2개) 나비파이도 샀다. 두 손 무겁게 서울로 돌아갔다. 호박인절미 넘 달지 않고 맛있어서 쫌 더 사올 걸 후회했다. 구운공룡알빵은 안에 들어간 감자샐러드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서 좋았다. 아침에 먹으니 든든. 나비파이는 가족들이 다 먹어서 못 먹어봤다... 맛있었으니 안 남기고 다 먹었겠지?


긴 연패를 끊고 연승으로 가게 되는 전환점이 된 경기를 직관할 수 있어서 보람있었다. 첫 광주챔필 방문이었는데 우리 응단이 와서 그런지 응원 분위기도 좋았고 1루 원정응원석에 앉은 기아홈팬들이 기아 응원도 하고 삼성 응원가도 따라부르고 하는 게 재밌었다. 더 많은 이기는 경기를 직관하고 싶다.. 삼성은 협조 바란다...



겨울이 심심한 야빠라서 꾸준히 농구를 건드려보고 있다. 안양팬 친구 손에 이끌려 잠실 실체를 갔던 어느 날, 꼴지팀에서 고생하던 준일이를 발견하고 응원해주고 싶다는 생각에(꼴지팀 소년가장 좋아하는 거 아닙니다...) 그리고 홈구장 가까운 서울팀팬이 해보고 싶어서 썬더스팬이 되었다. 그때 같이 갔던 또 다른 친구는 안양팬이 됨... 또 나만 나만의 길을 감...ㅎ 홈구장 접근성이 좋아서 챔프전 갔던 시즌은 평일 경기도 직관 가서 일주일에 두번씩 갔던 적도 있고 제법 열정적이었다. 도미노피자도 몇 번 받음ㅋㅋㅋ물론 플옵, 챔결도 직관했다. 덕분에 안양 우승하는 것도 눈 앞에서 봤다...ㅎ 그땐 슬펐지만 주희정과 라틀리프를 응원하던 그때가 젤 좋은 시절이었다. 붙박이 꼴찌팀이 된 최근 몇 년은 크리스마스 에스더비 한 게임 보러 가는 정도로 농구 관심도가 하락했다. 그러면서 그때 차라리 슼을 잡았으면 인기 많고 잘하는 구단팬으로 행복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라리 안 보고 말지 어케 팀을 바꾸냐긔...


그리고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내던 작년 말... 갑자기 (내 기준) 파워썬둥이가 됨...


안양팬 친구의 소원은 날 안양 경기장에 데려 가는 것이었다. 멀다고 10년째 거부하다가 미안한 마음이 넘 커져서(친구는 관심 없는 야구를 보러 잠실에 이어 대구까지 가줌ㅠㅠ) 큰 맘 먹고 안양에 갔다. 강남역에서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어서 교통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다만 경기장 주면 먹프라가 부족했고 예쁜 감성카페가 없다. 그리고 주로 가는 실체, 학체에 비해 표값이 비쌌다. 장점은 코트와 가까워서 굳이 특석에 안 가도 현장감이 잘 느껴진다는 것. 한 시즌에 한 번은 안양에 가주기로 약속했다.

12월 16일, 친구가 끌고간 원정경기에서 원석이의 인생경기를 직관해버린다... 23득점에 9리바운드 경기를 봐버림...어케 안 빠짐... 저렇게 몸 안 사리고 열심히 뛰는데... 심장 한 대 맞고 버스타고 집에 가는 길에 당장 유니폼 파려고 검색 들어갔다. 그땐 크블몰에서 썬더스 유니폼을 안 팔아서 낙심했다. 준일이 응원할 때나 지금이나 꼴지팀인 건 마찬가지이지만 원석이는 소년가장이 아니니까 괜찮다고 정신승리했다...





크리스마스 에스더비 직관...감독이 효범감대로 바뀌고 분위기가 좋아하진 게 느껴졌다. 경기 전 화이팅 하면서 구호를 외치는 것도 그렇고 선수들끼리 좀 더 으쌰으쌰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으쌰으쌰 좋은데 좀 이겨주실 수 있으신지...?




1월 21일 첫 홈직관. 그 사이 크블몰에 유니폼과 응원도구가 올라와서 원석이 마킹으로 하나 구입하고 응원도구도 쫌쫌따리 샀다. 저 알아서 스티커 붙이라는 허접한 플라스틱이 만원, 만원인게 킹 받는다. 박수 20분 치니까 클래퍼가 부러져서 황당했는데 오프라인샵에 문의하니 걍 새걸로 바꿔주셨다.(근데 바로 금 가서 저런 클래퍼는 어쩔 수 없구나 생각했다. 없어보이지만 테이프로 감아놓고 쓴다...ㅎ) 2쿼터까지 분위기 좋았는데 3, 4쿼터에 와르르 무너져서 졌다.
이쯤 되니 영원히 못 이길 것 같다고, 1승도 더 못하고 5승인 상태로 시즌 마무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삼성라이온즈만으로도 벅찬데 겨울에도 괴로워야 되나 진심으로 자괴감 들었다...




2월 3일 첫 직관승!!! 나 포함 네 명의 파티원과 함께한 직관이라 넘 이기고 싶었지만 감히 욕심을 못 냈는데...ㅠㅠㅠㅠㅠ 우리팀 있을 때도 싫어하던 이관희가 자책골로 하나 해줬다...ㅎ 이날 경기 잡고 다음날 연장 가서 장판까지 잡고 나서 스스로 반성했다. 영원히 지는 팀이 없어... 내 팀 썬더스 화이팅...ㅠㅠㅠㅠ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제는 선수들 다 한 명 한 명 응원한다... 큰정현도 타팀일 때 좋아하지 않는 플레이어였지만...이제는 고맙고...존경하고... 늘 건강하셨으면...





못 참고 바로 다음주 에스더비 예매. 우리팀이 꼴지팀이고 감독도 어린 감독대행이라 그런지 심판판정에서 손해보는 것 같다. 꼭 우리가 지는 그림을 바라는 것 처럼? 이거 내 피해의식일까...





3월 2일 클래식데이 모비스전 직관. 이 날을 위해 클래식 유니폼도 샀다. 마킹은 준희로 했는데 사실 이렇게 보여준 거 없는 신인 마킹하는 건 첨이라 두근거리긴 한다. 동행한 친구가 이렇게 큰 점수차이로 이기는 거 첨이라고 응원할 맛 난다고 했다. 나도 옛날 응원가 나오니까 신났다. 늘어지는 힙합비트 말고 걍 노래부르고 싶읍니다...ㅠㅠ 이게 훨씬 신나고 응원할 맛 난다고여...



지는 건 무슨 기분이지?(삼성라이온즈 연경, 시경은 못 본 척...) 이렇게 직관 연승을???? 야구는 혼직을 4232번 해봤지만 농구 혼직은 처음이었다. 진정한 크블팬이 된 기분... 이겨서 좋았지만 작정현 진짜 얄미웠고(최고의 찬사) 부축 받고 나간 원석이가 신경쓰여서 집중이 잘 안 됐다. 원석이 아푸지 말아라...ㅠㅠ 이모가 늘 응원한다...ㅠㅠㅠㅠㅠ


  홈 마지막 경기 정도 한 번은 더 직관 갈 것 같다... 썬더스...올 겨울을 즐겁게 해줘서 고맙고, 야구 보고 올테니까 다음 시즌은 쫌 더 많이 이겨보자...

지난 가을, 10년 만에 태안에 다녀왔다. 짧은 일정이 아쉬워서 몇 달 뒤 바로 재방문했다. 붐비는 동해 관광지에 지쳤다가 상대적으로 한적한 서해를 가니 여유롭고 좋았다.


  
10월 말 동백여행사 당일치기 버스투어로 태안, 서산을 다녀왔다. 꽃박람회가 첫 순서였다. 단풍여행철이라 가는 길이 많이 막혀서 시간이 지연됐다. 아쉬웠지만 날씨가 좋은 게 어디냐며, 셀프위로 후 관람 시작. 꽃지해수욕장 옆에 박람회장이 조성돼 있었다. 푸른색, 보라색 꽃이 많아서 뭔가 분위기가 오묘했다... 음기가 느껴지던 꽃박람회...



꽃이라는 자연물을 활용해 최대한 인공적으로 꾸며낸 구조물들이 인상적이었다... 어른들은 이런 거 좋아하나...?



달항아리에 얹어진 갈대? 핑크뮬리? 의미가 뭔지 모르겠다. 털모자?



꽃구경을 실컷하고 꽃지해수욕장으로 이동해 바다를 보았다. 커여운 갈매기들과 서해 바다가 가을볕을 받고 있었다.



굴삭기와 구름, 모래와 갈매기. 뭔가 미국같이 않냐고 동의를 구했지만 친구들은 모르겠다는 말만...



백사장항으로 이동해서 점심을 먹었다. 식당들 메뉴가 다 비슷했고 걍 후기 괜찮은 곳으로 갔다. 새우장과 게국지를 시켰다. 인생 첫 게국지였다. 배추, 호박, 무가 들어가서 상당히 달달했다. 더 달달해진 꽃게탕맛? 예에에에에전에 1박 2일에서 봤을 때부터 한 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니 이동할 시간이 돼서 너무 아쉬웠다. 꽃게다리도 못 올라간 본 게 한이 돼 담에 꼭 다시 오기로 다짐했다.




12월 마지막 주말, 눈이 펑펑 오는 날 아침 태안으로 떠났다. 아쉬움 없이 잘 쉬고 잘 먹으려고 2박 3일 계획을 했다. 연말연초를 서해 바다에서...



안면도터미널에 내리니 점심 때를 살짝 지난 시간이었다. 수1133이라는 중국집에서 짬뽕과 깐풍기를 먹었다. 바베큐가 가능한 펜션을 예약해두어서 근처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봤다. 대학 때 이후 이런 경험은 첨이라 새로웠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과자보다 과일을 더 많이 고르는 어른이 되었다는 것... 딸기, 샤머, 체리로 과일 플렉스를 하고 삼겹살과 새우도 샀다. 가는 날이 마침 내 생일이라 케잌도 한 판 사서 펜션 사장님 차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다.



바다가 쪼끔 보이는 바다뷰였다. 픽업이 가능하다는 점과 청결에 대한 극찬이 인상적이라 고른 펜션인데 만족했다. 침구, 화장실 다 깨끗. 쪼꼼 쉬다가 근처 카페나 걸어가 볼까 했으나 걸어 다니기엔 위험해 보이는 찻길이라 포기... 택시를 부르기에도 차 타면 1~2분이라 안 올 것 같고...ㅎ 뚜벅이의 설움을 삼키며 배민으로 1리터 아메리카노 두 통과 매실에이드를 주문했다. 커피가 있어야 맘이 든든하니까...



저녁으로 바베큐 파티를 했다. 바베큐장을 아무도 이용 안 해서 우리가 독차지..ㅎ 친구들이 고기도 구워주고 새우도 까줘서 냠냠쩝쩝 맛나게 먹었다. 장 보고 차리고 또 치워야 하고 하는 게 귀찮아서 무조건 식당 가는 걸 선호하는 편인 데에도 간만에 이러고 노니까 아기자기 재밌었다. 생일이라 칭구들이 파티 준비도 해줘서...ㅎ 인싸 머리띠, 인싸 안경 쓰고 사진도 찍었다. 친구들 생일에 되갚아 주고 싶다... 담엔 가을에 여행을...



다음 날, 카택을 불러 백사장항으로 이동했다. 터미널 쪽에서 버스타는 것도 고려했으나 시간 맞추기 귀찮아서 돈 썼다... 투머치토커 기사님을 만나서 기가 빨렸다. 한 사람이 세 명의 기를 앗아 가다니 대단쓰... 날이 흐리고 바람이 몹시 불었다. 꽃게다리를 거닐어 보는데 머리카락이 솟구쳤다... 바닷바람과의 사투였다...



항구에 정착해 있는 작은 고깃배들을 보면 기분이 좋거든요...



생선 말리는 사진을 찍으면서, 감성 사진 같다고 했으나 친구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느낌 있지 않나??


시장 구경은 제대로 못했다. 식당 주인들 호객에 기가 또 빨려서 소나무숲으로 이동했다. 산림욕을 하며 겨울 바다를 바라봤다. 날이 흐려서 쓸쓸한 분위기가 더했다. 크... 이게 겨울바다지...



이틀 연속 중식으로 점심 먹었다...ㅎ 중식은 중식?ㅋㅋㅋㅋ.... 호객행위 하는 식당에 질려서...ㅎ 걍 평점 괜찮은 중식집에 들어가 볶음밥과 쟁반짜장을 먹었다.(원래 골목식당이라는 짬뽕맛집을 가고 싶었는디 12월부터 영업을 안 한다구 해서 흑흑)



지난 번에 가서 만족했던 카페 오뚜기 재방문했다. 각자 할 거 하면서 시간 보내기로 했기 때문에는 나는 책을 읽었고 친구 하나는 그림을, 하나는 일(...)을 했다.



카페 오뚜기의 뷰가 좋아서 백사장항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건데 호객 때문에 좋았던 기억이 흑흑... 담에는 안면도 말고 위쪽 태안을 가보기로... 숙소로 돌아가는 길, 카택을 불렀다가 같은 기사님을 또 만났다. 안면도에 택시 기사님 한 분인지...?



저녁으로 네네치킨 시켜먹었다. 우리 동네 네네치킨은 걍 그런데 여기 네네는 맛있었다. 후식으로 과일, 과자 먹으면서 엠비씨 가요대제전 봤다. 집에 있었다면 절대 안 봤겠지만 친구들과 함께 엄근진하게 무대를 평가하면서 보니까 재밌었다. 이때만은 우리가 엔씨티즌이었다. 배기진스 언제 나오냐고, 잠들기 전에 엔씨티 보고 자야된다고...ㅋㅋㅋㅋ



다음 날, 일찍 눈을 떠서 대충 새해 일출 비스무리한 걸 봤다. 근처에 일출 명당이 있다는데 우린 몰랐고(퇴실할 때 사장님이 말해줌...ㅎ) 걍 숙소에서...



퇴실 전, 근처 방포해수욕장을 산책했다. 물이 빠져서 모래가 단단하게 젖어있었다. 젖은 모래가 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이 장관이고 절경이었다... 날이 따수워서 패딩도 벗어던지고 바닷가를 거닐었다. 조용하고 힐링되는 순간이었다.



퇴실 후, 펜션 사장님의 차를 타고 터미널 인근으로 왔다. 태안 안면도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행복식당의 부대전골로... 푸짐하고 행복한 맛이었다. 특히 밥이 존맛탱... 버스 시간을 기다리며 이디야에 갔다. 커피를 한 잔과 함께 여행을 마무리했다. 별 거 없이 편안하게 잘 쉬다 왔다.



안면도터미널에서 산 잉어빵 덕분에 올라오는 길 차가 막혀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고마워 따봉 잉어빵아...

한해를 마무리하며 12월 달에 이런 포스팅을 쓰고 싶었다. 바쁘고 정신 없어서 미뤄두었던 걸 더 미루면 영영 못 쓸 것 같아 토독토독 써본다...ㅎ 시간이 넘넘 빠르게 간다...


2023년에 인상깊게 본 책


-옥타비아 버틀러 <킨>
와일드 시드를 먼저 읽고 흥미가 생겨서 대표작이라는 킨까지 읽게 됐다. 타임슬립을 소재로 인종과 젠더 문제를 다룬다. 킨이나 와일드 시드나 주인공의 행동에 공감하기 어렵지만(주요 인물과의 관계성이 혐관이라 그런가...ㅎ) 가독성과 오락성이 미쳤다. 흑인여성의 삶을 독창적인 소재로 몰입감 있게 그려냈다.

-이언 매큐언 <나 같은 기계들>
좋아하는 작가로 이언 매큐언을 꼽으면서도 근래 읽은 스위트 투스와 바퀴벌레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 나 같은 기계들은 넘 좋았다. 이렇게 문학적인 sf? 못 참지... 배경 설정부터 흥미롭다. 1980년 대 영국, 그러나 현재보다 과학기술이 더 발달한 다른 시간선의 영국이다. 앨런 튜닝이 죽지 않았고 비틀즈가 완전체로 재결합한 가상의 상황에서 인공지능 인조인간 아담이 주인공의 삶으로 들어온다. 인간성에 대한 도전과 윤리 문제를 감성적으로 그린다. 읽고 나서 완벽하게 합리적이고 도덕적인 인공지능이 인간을 어떻게 판단할까, 무서워졌다.

-토바이어스 울프<올드 스쿨>
대전 독립서점에서 우연히 보고 구입한 소설인데 거기서 마주치지 않았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듯. 청소년기에 느끼는 계급의식과 작가로서의 태도를 자전적으로 그려냈다. 소설 읽는 걸 최고의 취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문학에 대한 찬가가 내 마음처럼 느껴졌다.

-미리엄 테이브즈 <위민 토킹>
마거릿 애트우드의 추천하는 글이 적혀있으면 고민 없이 읽게 된다. 폐쇄적인 메노파 공동체 안에서 벌어진 폭행, 강간 사건이 소설의 모티브가 됐다. 피해 여성들이 모여서 마을에 머물 것인가, 떠날 것인가를 의논하는 회의록의 형태로 내용이 전개된다. 생애 처음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기 위해 모인 여자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연대의식을 느꼈다. 우리가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도 여성이라는 공통점으로 연대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벅찼다. 영화도 기다린다... 빨리... 정식 개봉해주셈...

-에밀 졸라 <목로 주점>
인간 짐승과 테레즈 라캥으로 에밀 졸라의 입문한 후, 너무 재밌지만 기 빨리고 힘들어서 일 년에 한 권만 읽기로 다짐 아닌 다짐을 했다. 23년에 선택한 소설은 목로 주점. 한 인간이 빈곤과 알콜중독으로 끝없이 몰락하는 과정을 그렸다.  짧은 행복도 겪어보고 구원을 얻을 수 있는 순간도 있었지만 나태와 탐욕으로 모든 걸 소진하고 진창에 쳐박히는 삶이 바로 앞에 펼쳐진다. 읽다보면 같이 진창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듯한 지독한 기분이 든다.

그외 인상 깊게 본 책으로는
트러스트와 가여운 것들(두 권 다 서술 방식이 라쇼몽 식인데 이런 거 좋아한다. 인간이 얼마나 자기 본위인지 강조가 되고, 모호한 진실에 대해서도 더 골똘하게 생각하게 된다.),
매드린 밀러의 키르케와 아킬레우스의 노래(키르케 재밌게 읽고 아킬레우스의 노래까지 연이어 보았다. 아킬레우스의 노래는 넘나 걍 퀴어소설;),
수확자 시리즈(동네 도서관 장기 연체자 때문에 지금에야 마지막 권을 읽고 있다. 유치한 중2병 감성을 극복하면 박력있게 쭉쭉 흘러가는 이야기가 오히려 좋다) 정도가 있다.




인상 깊게 본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
마틴 맥도나 영화는 믿고 본다. 올해 가장 재밌게 본 영화다. 평범한 배경과 일상적인 사건 속에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이 번뜩인다. 사건이 중첩 될수록 인물들이 극단적이 되어 가는 게 쓰리빌보드와 비슷하다. 갈등을 끝까지 후벼파는 지독함이 있다.

-애프터썬
우울증을 영상화한 게 이 영화가 아닐까. 외로움과 슬픔에 잠겨 있지만 딸 앞에서는 괜찮은 척, 책임감 있는 보호자로 행동해야 하는 감정선을 표현한 배우의 연기가 미쳤다. 언더프레셔가 이렇게 눈물이 나는 노래일 줄이야...ㅠㅠ 여운이 오래 남은 영화였다.

-슬픔의 삼각형
감독의 전작 더 스퀘어도 그렇고 꼬는 거 없이 직설적이다. 조난이라는 상황을 설정해서 계급의 전복을 보여준다. 유치하고 단순하게 장점이자 단점인데 웃음이 나오고 재밌었으니 장점이 더 컸던 것으로...

-어파이어
나는 폴라 비어가 참 좋다..... 감독의 전작 운디네는 잠기어 죽을 것 같은 사랑을 그려서 공감이 잘 안 됐고 올해 본 어파이어가 조금 더 취향에 가까웠다. 냉소적인 태도가 얼마나 세상살이 손해 보는 태도인지 백프로 공감하고요...이렇게 자기 밖에 모르고 자기 세계에 갇혀 있는 비호감 캐릭터는 오랜만이라 오히려 신선한 느낌이었다.

-3000년의 기다림
22년 말에 본 영화인지 23년 초에 본 영화인지 좀 헷갈리지만...맨프롬어스나 12인의 성난 사람들, 대학살의 신 같은 앉아서 입 터는 영화를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램프의 요정 지니가 해주는 3000년의 이야기도 화려하고 재밌지만 지니가 이드리스 엘바라는 것, 그리고 그를 깨운 여성이 틸다 스윈튼이라는 것 자체가 흥미진진했다.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이 발라드
기존 헝거게임 시리즈도 다 까먹은 상태라(캣니스 최고... 피타 흑흑의 감상평 뿐이 안 남음)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본건데 후회 없었다. 매력적인 악역의 탄생을 봤다. 쓰레기 같은 인물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 데에는 배우의 공이 컸으니까 그 배우의 발견이라고 해야 하나. 무튼... 학생... 금발 잘 어울리니까 덮어...


24년에는 더 많은 재밌는 책과 영화를 보고 시포요...

시즌 끝, 존나 크게 끝, 시즌 존나 빵빠레 불면서 끝... 야구 보기 너무 괴로운 시즌이어서 마지막이 후련하게 느껴졌다. 하루 하루 새롭고 갈수록 ㅂㅅ같았던 감독... 내년.. 감독 그대로면 또 기대가 전혀 안 되는데...ㅠㅠ ㅂㅈㅁ 언제 꺼져...ㅠㅠ

홈막이 평일로 편성이 돼서 차편과 숙소를 미리 예약하면서도 부담스러웠는데, 어케 중간에 우취가 또 생겨서 주말 쓱전으로 홈막이 바뀌게 됐다. 토 홈막, 일 창원 찐막을 다 보고 올라가기로 하고 새롭게 숙소와 교통을 예약했다. 토요일 대구에서 5시 경기를 보고 밤에 창원으로 간 뒤 하룻밤 자고 2시 낮경기를 보는 일정이라 좀 빡세게 느껴졌다. 마지막이니까 함 해보자,,,하는 생각으로 진행했다. 체력 문제로 월요일은 쉬는 걸로...



구리에서 버스를 타고 동대구역에 도착. 예정 시간보다 조금 더 지체돼서 이 날은 네 시간쯤 걸렸다. 터미널에서 역으로 건너가 물품보관함에 백팩을 넣었다. 동대구역 물품보관함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1번, 6번 출구 쪽에 각각 위치해있는데 두 군데 사물함 모두 다 사용중이라 타이밍 맞게 짐 찾으러 온 분이 없었으면 난감할 뻔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무료 물품보관함 있음. 야구 끝나고 찾을 수 없는 시간이라 못 맡겼지만 시간 괜찮으면 여기 추천... 나중에 동대구역 지하철역 안에 물품보관함 있는 걸 발견함. 혹시 비슷한 상황이라면 담엔 여기로 갈 듯)
동대구역에서 버스를 타고 수성못 쪽으로 향했다. 대구에서 버스나 택시 탈 때마다 느끼지만 늘 은은하게 차가 막힌다...



먹킷리스트에 있었던 라살루드에 도착... 베이컨치즈버거 콤보를 때렸다. 원래 플래터를 먹어보고 싶었으나 야무지게 만들어서 먹을 기운이 없었다ㅠㅠ 넘 배불러서 감튀는 다 못 먹었다. 냠냠긋.. 담에 친구들이랑 오게 되면 풀드포크도 먹어보고 싶다.



근처 IWLT로 이동해서 아인슈페너 한 잔 호로록 마셨다. 여기도 꽤 오래 전부터 네이버 지도에 별 찍어둔 곳인데 어찌어찌 첫 방문. 분위기 좋고 커피도 맛있다.



약간 타임어택 느낌으로 바로 근처 데우스로 이동... 여기도 아인슈페너류를 많이 마시는 듯 했지만 하루 2크림커피는 부담스러워서 뜨아로 합의했다. 호로록 마시고 저녁으로 요기할 음식을 포장하려고 이동했다.



울팀 선수 부인분 인스타에서 알게 된(... 카페 좋아하셔서 자꾸 보게 됨) 로스트로비에서 잠봉뵈르 하나 포장해서 야구장으로 이동했다.



비가 가다 오다를 반복하는 라팍에 도착... 흑 내년엔 우리도 추울 때까지 야구할 수 있을까?



팀스토어 20프로 할인한대서 부러 일찍 온건데 유니폼 재고가 전혀 없었다. 그나마 있는 것들은 아기사이즈와 줘도 안 입을 밀니폼... 이럴 거면 세일한다는 말도 하지 마소...



아시안게임 금메달 축하 기념식이 있었다. 원태인쓰가 2년의 공백 없이 뛸 수 있어서 좋다고 해줬는데 그건 우리가 더 고맙지...



선엽이가 불펜장에서부터 뛰어 나와서 시구를 했다. 정말 뻐렁치는 광경... 등장곡도 벅찬 느낌으로 아주 잘 골랐다. 씨씨엠이라고 하던데 선엽이도 완전 아멘인가?



내년에도 또 보고 싶은 뷰...ㅠㅠ 볼 수 있기를...ㅠㅠ


어찌저찌 이겼고요, 상당히 불안했지만 400세이브 대기록도 달성했읍니다... 기록 영상에 폭죽까지 터뜨리니까 우리 8, 9위 확정인디 상당히 우승팀 같아서 웃겼다. 다들 뭐야 삼성 우승이야 뭐야 웅성웅성...이랬음...ㅋ 되는 것 없고 보고 있는 사람도 힘든 시즌이었지만 그래도 중간 중간 웃을 일이 있어서 버티지 않았나 싶고요... 못 해도 다들 으쌰으쌰하면서 덕아웃 분위기는 좋았으면 좋겠읍니다... 그니까 오뎅도 분위기 ㅈ같이 만들면서 성질 부리지 말길... 진짜로 에어컨 발로 까고 싶은 건 나니까...



안녕... 라팍... 내년에 만나...ㅠㅠ

붐벼서 지하철 역사도 사람을 통제하면서 내려 보냈다. 동대구역에 도착하니 9시 반 조금 넘어있었다. 짐 찾고 멍 때리며 10시 30분 마산행 KTX를 기다렸다. 몹시 지루했지만 주변에 같은 기차를 기다리는 나와 같은 팬들이 보여서 심적으로 의지가 됐다. 12시가 가까운 시간 마산역에 내렸다. 숙소까지 당연히 택시 타려고 했다가 버스가 늦은 시간까지 다니길래 버스를 선택했다. 이번에도 지난번에 묵었던 야구장 앞 브라운도트를 예약했다. 그때와 다른 건 젤 싼 방 말고 그보다 약간 비싼, 내부에 스타일러가 있는 방을 골랐다는 것. 스타일러를 맘껏 누렸다.



대충 정리하고 1시 다 돼서 맥주에 잠봉뵈르로 늦은 저녁 겸 야식을 때렸다. 입실할 때 오백 네 캔을 샀다. 술 기운에라도 자려고 두 캔 때려넣었는데 어림없지 자는 둥 마는 둥.



전에는 조식으로 샌드위치를 줬는데 이 때는 조식 뷔페 스타일로 바뀌어 있었다. 빵과 씨리얼도 있었지만 늦게 먹고 잤더니 뭐 땡기지가 않아서 허기 가실만큼만 먹고 쉬었다.



야구 보기 전에 뭐라도 먹어야 해서 디저트로 때리러 나왔다. 야구장 근처 페인트 커피에서 무화과치즈케잌과 필터커피를 먹었다. 통무화과에 크림치즈가 아주 낭낭. 완전 맛없없.



마산의 한낮. 날씨가 넘 좋았다. 거의 여름.



엔씨 팀스토어를 어슬렁 구경했다. 마산 지역과 관련된 상품이 눈에 띄었다. 특히 이 티셔츠 귀여워서 살...말... 조금 고민했다. 메르치... 상당히 마르디 같고 귀여움.



에스컬레이터 타보고 싶어서 한 번 올라가봤다.  주변 동네와 어우러지는 풍경이 엔팍 특징 같다. 구름도 아주 예뻤다.


라팍아 네가 고생이 많다... 마지막까지 햇볕과 싸우며 모자, 선글, 응원타월을 뒤집어 쓰고 버텼다. 안타를 네 개 치는데 어케 이기겠음... 걍 무난패할 수 있는 경기를 태인이 또 100개 넘게 던지고 고생하는 거 보니까 짜증이 났다. 자기 자리 하나 보전하려고 어린 선수들을 박박... 재현이 143경기 출장 우리 밖에 모르죠? 당장 수술해야 하죠? 태인이 아겜 두 경기 선발로 나와서 던진 만큼 오늘 한 경기에서 의미 없이 던지게 했죠? 기록만 더 나빠졌죠? 감독 개시름....



엔팍도 안녕... 일년에 두 번이나 마산을 올 줄을 몰랐는데 그렇게 됐네... 내후년쯤 다시 올게...



경기 끝나자 마자 배민으로 전재경스시를 포장 주문했다. 빠르게 픽업해서 호텔로 돌아왔다. 남은 맥주와 함께 저녁으로 냠냠. 가격대비 구성이 괜찮았다. 맥주도 쭉쭉 들어갔다.



배 채우고 저녁 산책하러 나왔다. 버스타고 315 해양공원에 내려서 뜨아 한 잔 사들고 야경 보면서 산책했다. 바다에서 짠내가 났다. 멀리 마창대교가 보이고 화려한 조명 아래 곳곳에서 버스킹이 펼쳐지고 있었다.



지역색이 드러나는 플랜카드를 보면 사진이 찍고 싶다... 어시장까지 슬슬 거슬러 올라온 뒤 버스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이 날은 진짜 이틀 직관의 피로가 휘몰쳐서(낮경기는 특히 존나 더웠다...) 오래 잘 잤다.



조식 먹고 커피 한 잔 뽑아와서 마신 뒤 다시 드러누웠다. 평일이라 체크아웃 시간이 1시였다. 최대한 오래 누워있었다...



체크아웃한 뒤 짐을 맡기고 호텔 옆 남양돼지국밥에 갔다. 국밥 개존맛... 이틀 동안 한식을 안 먹은 상태여서 더 그랬겠지만 국밥의 맛이 가히 감동적이었다. 특히 김치가 겉절이여서 백점 아니 만점...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학티스트에서 후식으로 핸드드립 한 잔과 쏠티드카라멜 휘낭시에를 하나 먹었다. 콜롬비아 설명에 포도향이 난다고 적혀 있었는데 찐으로 진한 포도향이 느껴져서 신기했다.


창동으로 이동해서 기념품 쇼핑을 시작했다. 첫번째 기념품은 역사 깊은 빵집 고령당의 빵. 심장을 뛰게 하는 빵이 많았고 직원분이 시식빵을 잘라서 자꾸 쥐어주셨다. 배가 불렀지만 다 받아 먹었쥬...



어거스트램을 비롯해 소품샵이 몇 개 붙어 있어서 하나씩 들려보았다. 한 군데는 없어졌고 한 군데는 아이쇼핑만...


어거스트램에서 이런 거 팔길래 나 하나 갖고 야빠 친구, 야빠 동생 선물하려고 샀다... 왠지 알리에서 더 싸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놀러온 김에 돈 쓰고 싶은 게 내 맴이니까...



모아이커피로스터스에서 여행을 마무리했다... 마산 3대 카페로 내 블로그에 유입되는 인원이 종종 있어서 궁금해만 하다가 드디어 찾아보았다. 모아이, 몬스터, 가고파 이 세 로스터스가 마산 3대 카페 인 듯하다.(아닐 수도... 내가 잘못 검색했을 수도...) 이번 마산 여행으로 3대 카페 다 뿌시고 간다... 숙소까지 버스타고 돌아가서 맡긴 짐 찾고 마산역까지 버스타고 이동했다. 택시 한 번 안 타고 지하철과 택시로만 이동한 2박 3일 에코프랜들리, 탄소중립, 친환경 여행...


안녕, 야구 여행...가을 야구 진출 팀들을 시기 질투하며 이 시기를 잘 견뎌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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