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삼성놈들이 케이티와의 개막 시리즈를 2연승으로 잡으며 나를 속였다. 올해는 다를 줄... 남들이 보는 우리 전력이 어떻든 뭔가 보여줄 줄...그 이후로 적당히 못했으면 괜찮았을텐데 긴 연패로 꼬라박으니까 화딱지가 났다.


퇴근 후 잠실 경기를 보러갔다가 이런 참사도 목격했다. 비 오고...춥고... 존나 짜증났다...ㅎ 수, 목 이틀 연속 직관이라 몸도 힘들도 마음도 비참했다. 덕아웃 분위기 안 좋은 걸 원하지 않지만 웃었다니 심사가 꼬여 우서? 소리도 나왔다... 남들은 상대 주자가 한 루 덜 가게 하는 짜임새 있는 수비를 하려고 하는데 우리는 수비를 돌려돌려 돌림판으로 정하니까 존나 허벌...ㅎ 나 같은 거북이가 치고 달려고 한 루 더 뛰겠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봐도 우리팀이 만만해 보이는 것 같아서 짜증난다...ㅠㅠ 감독이 젤 시른 건 여전하고 이제는 징하게 못하는 선수들도 싫어졌다. 마음이 미움으로 가득해 내내 괴로웠다. 올해든 내년이든 어쨌든 바뀌게 될 감독이 없는 전력으로 쥐어짜서 꼴찌만 면하는 거 진짜 원하지 않는다. 어린 친구들 잘 키워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도 보고 싶다. 일단 이 감독이랑은 아님...



슬픔을 삼키고 예정된 광주 원정 여행을 떠나는 길... 꼭 이렇게 야구 보기 싫을 때 먼 길 떠나게 된다...(그냥 삼성이 내내 못하는 거 아님?ㅎ) 10개 구단 9개 구장 도장 깨기 미션을 위해 챔필과 위팍만 남았다.



고터에서 버스 타고 떠났다. 고터에서는 3시간 20분, 동서울에서는 3시 40분 걸린다고 안내돼 있지만, 차 안 막혀도 4시간은 잡아야 하는 듯 하다...내려갈 때, 올라올 때 다 그정도 걸렸다.




유숙헤어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혼자 먹는 첫 끼는 은혜만두! 비빔막국수와 튀김만두를 시켰다. 막국수는 흡입하고 튀김만두는 남겨서 포장했다. 야구보고 와서 야식으로 식은 만두를 먹었는데 식어도 존맛이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이동했다. 날씨가 좋았다. 하늘이 예쁘고 오래된 벽돌 건물이 구름과 잘 어울려서 찍어봤다.



까사델커피뜨레에서 커피와 티라미수를 먹었다. 입구 찾기가 어려운 핫플이라더니 네이버리뷰의 상세한 설명이 아니었다면 들어가지도 못할 뻔했다. 주문하고 마시는 내내 손님이 나뿐이라 쪼끔 부담스러웠다...ㅎ 커피는 맛있었으나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금방 나왔다.



카페 근처 가든오브러브라는 소품샵에 방문했다. 이 곳에는 한 섹션이 다양한 후추로만 장식돼 있는데 특이하고 좋았다. 다른 소품샵들과 구분이 되는 사장님의 취향이 보이는 곳이 구경할 때 재밌다.


  호텔에 체크인하고 조금 쉬다가 나왔다. 터미널 근처나 야구장 근처 호텔들을 고민하다가 번화가가 가까운 게 좋을 것 같아서 ACC디자인호텔을 예약했다. 위치, 가격, 청결, 친절도 다 만족스러웠다.



야구장 가는 길, 호텔 근처 소품샵 구경하다가 이건 내꺼다...싶어서 구매. 말티즈와 파란 공...ㅎ 가방에 달고 다니는 글러브 키링에 추가했다.


표 교환하고 시간이 남아서 근처 카페에 들렸다. 인크커피는 사람 많아 보여서 필로스팅하우스라는 곳에 방문. 친절하고 분위기 넘 좋았다. 한 잔 다 마셔갈 때쯤 사장님이 다른 드립 한 잔 더 마셔보겠냐고 권유도 해주셨는데 망할 야구 보러 가야하는 바람에 나와야 했다.



벚꽃과 라팍이를 같이 찍어보고 싶었으나 초점...ㅠ광주챔필...봄이었다..



눈썹이 커여운 호걸이와도 한 컷.


혼자 본 금요일 경기...이 날 져서 8연패였나? 진짜 더럽게 못해서 눈 썩었다. 맥주 안주도 못 되는 경기력... 구오강을 해체하라...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버스 신호 걸릴 때 두 번이나 삼라 버스가 바로 옆에 나란히 섰다.(왜 중간중간 정류장에 서는 시내버스와 걍 달리는 구단 버스가 같은 이동속도로 감? 빨리 눈 앞에서 사라지지 왜 빡치게 어슬렁 거림?)손가락으로 뻐큐를 날리고 싶었지만 만원버스라 참고 친구들을 감쓰로 이용했다... 미안...저녁에 광주에 도착해서 밥 먹고 커피 마시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을 만났다. 그러지 않으려고 했으나 자꾸 울컥울컥해서 욕이 터져나왔다. 맨 손으로 남은 만두를 집어 먹으면서 만두 맛있다, 아니 근데 이 미친놈들이를 반복했다. 친구들이 장동민이 연기하는 분조장 환자 같다구 함...ㅠㅠ 삼성라이온즈 니들이 이렇게 만든 거야...


이틀날 아침, 전날 친구들이 산 베비에르의 만주파이와 호텔에 비치된 드립커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동네 한 바퀴 돌다가 바로 점심 먹으러 갔다.



11시 30분 황솔촌 오픈런...


양념갈비, 마늘갈비, 비냉, 애호박찌개와 솥밥을 시켜먹었다. 추천이 많았던 애호박찌개 못 먹고 가는 게 걸렸는데 여기서 한꺼번에 해결했다. 갈비는 갈비... 존맛...


소품샵 몇 군데 들리고 광주천 건너 러브앤프리라는 서점에 갔다가 갑자기 사전투표했다. 여기는 광산구가 아니라고 말을 해줘도 ㅈ님은 계속 허공을 바라보며 광주 시민들을 향해 이낙연을 뽑아달라고...ㅠㅠ 흑흑... 열 받지 않고 고민 없이 투표할 수 있는 당이 있어서 그 순간 좋았다. 감사하고 건강하셨으면ㅠㅠㅠㅠ



추천 받은 이이남갤러리 카페에 갔다. 음료와 케잌은 그냥 저냥이었으나 공간이 멋있었다. 미디어아트와 조각 등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갤러리 카페 옆 문화재로 지정된 서양식 건축물들이 있어서 산책하며 구경하기 좋았다.



텃밭에서 식빵 굽는 냥이도 봤다.



야구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눈에 들어온 멋진 티카페를 지나칠 수 없어서 들어갔다...상호명은 하원재. 티 종류가 무척 많았다. 진열된 티팟 세트도 어마어마해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예쁜 자리에 앉아 홍차와 스콘을 빠르게 즐겼다. 카택 불러서 야구장 가야하니까...



두번째 챔필 방문...! 라팍이나 다른 원정 구장에서나 늘 3루에 앉다가 1루에 앉으니 새롭고 낯설었다. 날려버리라고 할 때 손 방향 바뀌는 것도 뭔가 어색...ㅎㅎㅎ 응원석 16열쯤으로 예매했는데 야알못 친구들이 응원하기 좋고 선수들도 잘 보인다고 만족해했다. 친구들이 투수가 투구할 때 동작이 엄청 역동적이라는 걸 가까이서 보니까 알겠다고 말했다. 주로 잠실 오렌지나 네이비로 모시고 다녀서 이 좌석이 더 가깝게 느껴진듯.  그 순간만은 야구맘이 되어 그치, 야구 레저 아니라 스포츠 맞지???라고 되물었다....ㅋ



이날 졌으면 진짜 삼라랑 헤어지려고 했는데...ㅎ 승민이 수고했고 하늘이 고맙고 임창민, 김재윤 없을 땐 어떻게 야구 봤는지 상상도 안 되고... 김헌곤을 못 믿은 내 대가리를 한 대 때리는 것으로 경기 감상문 끝...



늦게 까지 여는 식당을 찾아 야식을 먹었다. 새벽달이라는 중식 파는 술집인데 우리는 술 안 먹고 빠르게 식사만 조졌다. 꿔바로우, 마파두부, 짬뽕, 군만두 렛츠고...



광주 마지막 날... 정희를 오픈런했다. 퓨전 한식 메뉴를 파는 곳이다. 깔끔한 한 그릇 요리라 먹기 편했다. ㅈ님 말에 따르면 맛은 다 애매했다고...ㅎ 별 찍어두고 못간 식당이 많아서 광주는 언제고 꼭 다시 와야한다...강된장케일쌈밥, 한우지짐밥, 새우감자전, 봉골레 칼국수 중에 내 1등은 새우감자전이었다...이건 고소하고 개맛있음...



프랭크커핀바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 4시간 버스 타기 전 마지막 커피 타임이 될 것 같아서 욕심 내 두 잔을 시켰다. 에쏘와 아포가토 다 내 꺼...



감성사진 한 장 짝어주고...



에쏘바 국룰 사진도 한 장 찍어줬다. 할 거 다 함...




동명동에 있는 모든 소품샵을 다 가는 게 3일 차의 목표였다. 골목 골목 다 돌아다녔다...



ㅈ님이 추동구매한 동물 랜덤 뽑기. 대충 봐도 꽝 없이 다 귀요미들로만 있었다.



나는 반지와 얇고 찰랑한 파우치를 하나 샀다. 아무 것도 못 견졌으면 슬펐을 텐데 돈 쓰니 기분이 좋아졌다... 저 하늘색 파우치는 라팍이와 최강삼성 쿨타월을 넣기 위해 샀다...



관광 온 사람 답게 창억떡집에서 호박인절미 사고 궁전제과에서 공룡알빵과(그냥 공룡알보다 구운공룡알이 더 맛있단 평을 입수...구운 걸로만 2개) 나비파이도 샀다. 두 손 무겁게 서울로 돌아갔다. 호박인절미 넘 달지 않고 맛있어서 쫌 더 사올 걸 후회했다. 구운공룡알빵은 안에 들어간 감자샐러드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서 좋았다. 아침에 먹으니 든든. 나비파이는 가족들이 다 먹어서 못 먹어봤다... 맛있었으니 안 남기고 다 먹었겠지?


긴 연패를 끊고 연승으로 가게 되는 전환점이 된 경기를 직관할 수 있어서 보람있었다. 첫 광주챔필 방문이었는데 우리 응단이 와서 그런지 응원 분위기도 좋았고 1루 원정응원석에 앉은 기아홈팬들이 기아 응원도 하고 삼성 응원가도 따라부르고 하는 게 재밌었다. 더 많은 이기는 경기를 직관하고 싶다.. 삼성은 협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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