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팀 야구를 보면 어쩐지 찡하다.  순위표 상의 순위가 놀랍고 그래서 즐기는 것도 조심스럽다... 역전패 38번 하던 그 찐따 웬수 같던 내 팀이 맞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시즌 전 평가부터 연경, 시경 때 경기력까지 기대감이 없었는데(ㅋ) 또 못 믿은 나만 나쁜 사람 됐다... 라팍 엘지전 때 지난 시즌 챔피언인 엘지는 여유로우면서 강해 보이는데 우리는 용을 쓰고 있다는 구자욱의 인터뷰가 가슴을 세게 쳤다... 기대 이상 잘해주고 있어서 고맙고 버텨달라는 말 밖에는...ㅠㅠ 가을야구 함 해보자...

올해는 챔필 두 번, 이팍 한 번 가고, 고척 두 번, 잠실 네 번, 랜필 두 번(한 번은 우취...ㅎ 오천얼마 시외버스 요금 내고 가서 인천에서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온 사람 됨...) 다녀왔다. 직관 승률 그냥저냥 오 할 되는 듯...ㅎ 주말 잠실 전이 없는 게 잠실 인근 경기도민으로서 젤 아쉽다.

5월 마지막 날 대구에 가서 올해 첫 홈 직관을 했다. 블루회원 가입을 했지만 주말 블루존은 예매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금요일 경기만 블루존 한 자리 잡아두고 토요일은 스카이석으로 다녀왔다. 내야까지 싹 다 빠져있었다. 기존 시즌권 회원에, 단관도 많더라ㅠㅠ  중간중간 취소표도 체크해 봤지만 못 봤고여... 야구 인기 많아진 건 좋지만  홈이고 원정이고 응원석 잡기가 넘 어려워졌다. 흑흑 왤케 치열하게 살아야 돼...ㅠㅠ




대구 첫 끼는 간만에 스노우피. 롤 두 개 시켰고 먹다가 반쯤 남겼다. 포장해서 저녁때 마저 먹음...ㅎㅎㅎ




지나가다 할말넘많에서 봤던 다방이 보여 찍었다. 어르신들의 핫플이 맞는지 어르신들이 단체로 들어가셨다.




근처 스테드라는 카페에 들러 카페인이 빡 오르는 진한 커피와 휘낭시에를 먹었다. 호로록 마시고 이제는 내 집 같은 토요코인에 체크인했다. 미루다가 드디어 멤버십 회원으로 가입했다. 만 오천 원 냈으니 앞으로 계속 한 시간 빠르게 입실할 수 있다. 진작 할걸...


호텔에서 잠시 쉬다가 동성로 왔으면 방앗간처럼 들려야 하는 나이스키친에 갔다. 뇌에 힘줘서 아무것도 안 사고 나왔다...



올해 첫 라팍 방문! 팀스토어 구경 하고 크새 줄도 한번 서보려고 일찍 왔다.



새 유니폼을 두 장이나 샀기 때문에 더 이상의 큰 구매는 할 수 없었고... 살 것도 없었다. 소소하게 백팩에 달 키링 두 개 샀다.



평일 한 시간 전이니 크림새우 줄 설만 하겠다는 건 나의 순진한 생각이었고... 줄 넘 길어서 사고 싶은 생각도 사라졌다. 그 앞 맥주 가판대에서 맥주만 사서 내려오니 그냥 야구장 일찍 온 사람 됨... 시간 많은 김에 평소 안 하는 포카 뽑기 했다. 좌승, 뒷면은 엉엉 영웅이...



남는 게 시간이라 사진 계속 찍었다. 블루존에 앉으니까 주변에 빈 시즌권 자리가 아깝다는 생각이 쩜 들었다...ㅎ



류현진이 선발로 예고돼 있어서 무서우면서도 기대됐는데 시작 직전 선발이 교체됐다. 우리 라인업도 따라서 바뀌면서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급하게 올라온 상대 선발 첫 구에 자욱이가 맞아서 바로 지찬이로 바뀌고 난리였다. 호성이가 만루홈런 맞으며 모든 게 끝난 줄 알았지만 갑자기 우리팀이 된 박병호가 역전 쓰리런을 치면서 경기를 가져왔다. 교체 출전한 지찬이도 이 날 3안타를 쳐서 뭔가 오히려 좋아가 된 상황??



이기면 그만입니다... 이 날 박병호 응원가 완벽 숙지했다...

호텔로 돌아와 남은 롤과 신라면 작은컵으로 늦은 저녁을 먹고 잤다...



간단하게 아침 때리고 씻고 쉬다가 미림돈까스 오픈런했다. 돈까스헌터의 돈가스헌팅은 계속된다... 오픈 십오 분쯤 전에 도착하니 앞에 세 팀 있었다.



옛날 돈까스는 언제나 옳다... 케챱은 없는 게 더 좋았겠지만 호불호 없이 다 맛있게 먹을만한 맛이었다. 반찬으로 맵게 무친 콩나물무침을 주는 게 좋다...



소화시키기 위해 근처 골목을 산책했다. 담에 깨진 유리병 꼽아 둔 거 진짜 간만에 봄...



지도상에 근처에 큰 공원이 있길래 목적지 삼아 걸었다. 달성공원은 큰 유원지 느낌이었는데 마차 끄는 말이 불쌍하고 안에 작은 동물원도 있는 것 같아 꺼림직했다. 화장실에서 손만 씻고 나왔다ㅠ



아웃스탠딩커피에서 후식으로 드립커피 한 잔 마셨다. 원두 선택 미스였는지 취향이 아니었다...ㅠㅠ



호텔로 잠시 쉬러 들어가면서 사사로운이라는 소품샵에 들렸다. 이번 여행에 들린 소품샵 중에 제일 구경할 거리가 많았다. 광주에서 봤던 파우치를 또 만나서 진짜 사야하나 또 고민하다가 내려놨다...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 내가 한 동안 잘 들었던 코듀로이에코백 브랜드에서 나온 파우치였다... 이 정도 일관된 취향으로 좋아하는 거면 진짜 사야하나... 담을 게 없어도 파우치 사도 되나...



호텔에서 잠깐 땀 식히고 쇼핑 시작... 먼저 환상문학에 들렸다. 오기 전 인스타로 확인해보니 한 동안 쉬시다가 최근에는 주말만 영업한다고 하는 것 같았다. 흑흑 오래오래 운영해주셨으면...ㅠㅠ



근처에 있는 소품샵 몇 개 들리다가 커피 마실 시간까지 없어져버렸다... 카페 한 군데 더 가려고 했는데 힝입니다. 우연히 보고 입장한 문구 파는 상점이 넘 재밌었다. 필기구에 사장님 설명이 적혀있어서 고르기 편했다. 내가 자주 쓸만한 샤프 한 자루와 선물용 펜 세 자루 샀다.



서점에서 산 책과 문구점에서 산 펜...



6월 첫 번째 날의 라팍. 무인발권기 줄이 길어서 매표소에 줄을 섰다가 바로 앞에 어르신이 매진이라 그냥 돌아가는 모습을 봤다. 입석도 없냐고 물으시는데 맘이 넘 안 좋았다. 세상이 넘 싹바가지 없게 변하는 것 같고... 내가 자리에서 서서 시작 전에 새로고침 십 분 정도 죽어라 하면 외야석은 잡아드릴 수 있는데...ㅠㅠ 우리도 롯데처럼 어르신들 위한 자리 현장 예매로 빼서 연령 확인하고 예매할 수 있게 했음 좋겠다... 야구가 특정 나이대만 즐기는 문화가 되지 않았면 한다...ㅠㅠ



간만에 스카이 올라가 본 듯... 확실히 시야가 확 트여서 잘 보인다.



  이 날도 박병호 쓰리런이 없었으면 질 뻔했다. 갑자기 우리팀이 된 낯선 아저씨 고맙읍니다... 이렇게 상황이 도와주는 것도 올 시즌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란 징조겠져? 그냥 그렇다고 말해... 다음날 일요일 결승타점까지 박병호가 만들어 내면서 한화와의 이 시리즈 자체가 박병호 시리즈가 됐다.



지고 있을 때지만 하늘이 예뻐서...ㅎㅎ



기분 좋게 연승!



푸른 라팍을 보고 호텔로 귀가.



원래 동성로에서 야끼소바만 테이크아웃해 먹으려다 야구장에서 계속 치킨 냄새 맡으니까 치킨도 땡겨서 반월당 닭강정까지 추가했다. 기분이다~ 연승 기념 과식 허락! 뿌빠는 못하고 맥주랑 적당히 먹다가 남겼다...



아침... 안 먹어도 됐는데 다 내 돈이다 생각하면 샐러드에 커피라도 먹게 된다...



올라가기 전에 대구 사는 친구들과 브런치 때리기로 했다. 미리 일찍 여는 빵집을 들려서 친구들에게 줄 빵 조금과 나 들고 갈 빵을 샀다. 나는 빵 살 때가 젤 부지런 한 듯...



가보고 싶던 샌드위치 가게에서 친구들과 만났다. 분위기가 따뜻하고 여유로웠다. 프렌치토스트와 브라타 치즈가 제일 맛있다. 사실 한 주 전에 다른 친구 결혼식에서 얼굴 보기도 했고 친구들이 대구 살긴 하지만 만나려면 대중교통으로 한참 이동해야 되는 걸 알아서 감사했다... 소소하게 모여서 사는 얘기하고 유부녀가 된 친구들이 남편 외모 까는 얘기 듣는 게 재밌었다... 내 입으로는 못하는 얘길 친구들이 해주니 재밌어...


근처 에쏘바에서 에쏘와 아포가토까지 알차게 먹고 대구 여행 끝... 가는 길은 친구 남편분이 터미널까지 태워다 주셔서 편히 왔다... 다음 대구 방문은 가을 야구 보러 가는 길이 되길... 기도합니다...

힘든 거 알지만 존나 버텨주라...ㅠ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