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심심한 야빠라서 꾸준히 농구를 건드려보고 있다. 안양팬 친구 손에 이끌려 잠실 실체를 갔던 어느 날, 꼴지팀에서 고생하던 준일이를 발견하고 응원해주고 싶다는 생각에(꼴지팀 소년가장 좋아하는 거 아닙니다...) 그리고 홈구장 가까운 서울팀팬이 해보고 싶어서 썬더스팬이 되었다. 그때 같이 갔던 또 다른 친구는 안양팬이 됨... 또 나만 나만의 길을 감...ㅎ 홈구장 접근성이 좋아서 챔프전 갔던 시즌은 평일 경기도 직관 가서 일주일에 두번씩 갔던 적도 있고 제법 열정적이었다. 도미노피자도 몇 번 받음ㅋㅋㅋ물론 플옵, 챔결도 직관했다. 덕분에 안양 우승하는 것도 눈 앞에서 봤다...ㅎ 그땐 슬펐지만 주희정과 라틀리프를 응원하던 그때가 젤 좋은 시절이었다. 붙박이 꼴찌팀이 된 최근 몇 년은 크리스마스 에스더비 한 게임 보러 가는 정도로 농구 관심도가 하락했다. 그러면서 그때 차라리 슼을 잡았으면 인기 많고 잘하는 구단팬으로 행복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라리 안 보고 말지 어케 팀을 바꾸냐긔...


그리고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내던 작년 말... 갑자기 (내 기준) 파워썬둥이가 됨...


안양팬 친구의 소원은 날 안양 경기장에 데려 가는 것이었다. 멀다고 10년째 거부하다가 미안한 마음이 넘 커져서(친구는 관심 없는 야구를 보러 잠실에 이어 대구까지 가줌ㅠㅠ) 큰 맘 먹고 안양에 갔다. 강남역에서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어서 교통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다만 경기장 주면 먹프라가 부족했고 예쁜 감성카페가 없다. 그리고 주로 가는 실체, 학체에 비해 표값이 비쌌다. 장점은 코트와 가까워서 굳이 특석에 안 가도 현장감이 잘 느껴진다는 것. 한 시즌에 한 번은 안양에 가주기로 약속했다.

12월 16일, 친구가 끌고간 원정경기에서 원석이의 인생경기를 직관해버린다... 23득점에 9리바운드 경기를 봐버림...어케 안 빠짐... 저렇게 몸 안 사리고 열심히 뛰는데... 심장 한 대 맞고 버스타고 집에 가는 길에 당장 유니폼 파려고 검색 들어갔다. 그땐 크블몰에서 썬더스 유니폼을 안 팔아서 낙심했다. 준일이 응원할 때나 지금이나 꼴지팀인 건 마찬가지이지만 원석이는 소년가장이 아니니까 괜찮다고 정신승리했다...





크리스마스 에스더비 직관...감독이 효범감대로 바뀌고 분위기가 좋아하진 게 느껴졌다. 경기 전 화이팅 하면서 구호를 외치는 것도 그렇고 선수들끼리 좀 더 으쌰으쌰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으쌰으쌰 좋은데 좀 이겨주실 수 있으신지...?




1월 21일 첫 홈직관. 그 사이 크블몰에 유니폼과 응원도구가 올라와서 원석이 마킹으로 하나 구입하고 응원도구도 쫌쫌따리 샀다. 저 알아서 스티커 붙이라는 허접한 플라스틱이 만원, 만원인게 킹 받는다. 박수 20분 치니까 클래퍼가 부러져서 황당했는데 오프라인샵에 문의하니 걍 새걸로 바꿔주셨다.(근데 바로 금 가서 저런 클래퍼는 어쩔 수 없구나 생각했다. 없어보이지만 테이프로 감아놓고 쓴다...ㅎ) 2쿼터까지 분위기 좋았는데 3, 4쿼터에 와르르 무너져서 졌다.
이쯤 되니 영원히 못 이길 것 같다고, 1승도 더 못하고 5승인 상태로 시즌 마무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삼성라이온즈만으로도 벅찬데 겨울에도 괴로워야 되나 진심으로 자괴감 들었다...




2월 3일 첫 직관승!!! 나 포함 네 명의 파티원과 함께한 직관이라 넘 이기고 싶었지만 감히 욕심을 못 냈는데...ㅠㅠㅠㅠㅠ 우리팀 있을 때도 싫어하던 이관희가 자책골로 하나 해줬다...ㅎ 이날 경기 잡고 다음날 연장 가서 장판까지 잡고 나서 스스로 반성했다. 영원히 지는 팀이 없어... 내 팀 썬더스 화이팅...ㅠㅠㅠㅠ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제는 선수들 다 한 명 한 명 응원한다... 큰정현도 타팀일 때 좋아하지 않는 플레이어였지만...이제는 고맙고...존경하고... 늘 건강하셨으면...





못 참고 바로 다음주 에스더비 예매. 우리팀이 꼴지팀이고 감독도 어린 감독대행이라 그런지 심판판정에서 손해보는 것 같다. 꼭 우리가 지는 그림을 바라는 것 처럼? 이거 내 피해의식일까...





3월 2일 클래식데이 모비스전 직관. 이 날을 위해 클래식 유니폼도 샀다. 마킹은 준희로 했는데 사실 이렇게 보여준 거 없는 신인 마킹하는 건 첨이라 두근거리긴 한다. 동행한 친구가 이렇게 큰 점수차이로 이기는 거 첨이라고 응원할 맛 난다고 했다. 나도 옛날 응원가 나오니까 신났다. 늘어지는 힙합비트 말고 걍 노래부르고 싶읍니다...ㅠㅠ 이게 훨씬 신나고 응원할 맛 난다고여...



지는 건 무슨 기분이지?(삼성라이온즈 연경, 시경은 못 본 척...) 이렇게 직관 연승을???? 야구는 혼직을 4232번 해봤지만 농구 혼직은 처음이었다. 진정한 크블팬이 된 기분... 이겨서 좋았지만 작정현 진짜 얄미웠고(최고의 찬사) 부축 받고 나간 원석이가 신경쓰여서 집중이 잘 안 됐다. 원석이 아푸지 말아라...ㅠㅠ 이모가 늘 응원한다...ㅠㅠㅠㅠㅠ


  홈 마지막 경기 정도 한 번은 더 직관 갈 것 같다... 썬더스...올 겨울을 즐겁게 해줘서 고맙고, 야구 보고 올테니까 다음 시즌은 쫌 더 많이 이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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