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꼴찌로 떨어졌는데(그래도 내 예상보단 7,8,9위에서 오래 버팀ㅋ) 친구들과 예정된 대구 여행을 가야 해서 7월 첫 주말 블루석을 예매하는 꼴성팬의 개빡치는 마음을 누가 이해해줄까? 연패 중엔 야구를 끊고 연패 끝나고 1승하면 슬쩍 보고 다시 연패 시작 되면 안 보고를 반복하니 이번 시즌 일고 여덟 번은 탈덕을 한 듯...ㅋ 단장, 감코, 오승환까지 손 잡고 이 팀을 나가주라... 6치올은 개뿔. 13연패보다 더 괴롭다. 꼴찌로 인해 어떤 메시지라도 전해졌으면 좋겠지만 안 바뀌겠지ㅋ 단장은 철밥통이고 감독은 꼴찌만 면하려고 그나마 있는 선수들도 갉아먹겠지ㅋ 너무 많은 패배로 지는 게 당연해졌다. 나는 일상도 살고 책도 읽고 영화도 보며 때때로 야구를 떠날 수 있지만 우리 선수들은 쩜 불쌍하다...


지난 6월 첫째주 대전에 다녀왔다. 안 가본 지방 구장 순례와 성심당 방문을 겸해 2박 3일 여행을 했다. 금요일 아침 혼자 내려가서 놀면서 야구 보다가 저녁 때 내려오는 ㅈ님과 만나고 다음날 아침 ㅊ님이 합류하는 일정이었다.


수서에서 SRT를 타고 갔다. 라팍이와 함께 떠나는 길.



1시간 거리라 좋았다. 이 정도 이동시간이라면 매년 갈 수 있을듯. 역내 물품보관함에 짐을 넣어두고 대전역 근처 핫플 소제동으로 향했다.



소제동은 좁은 골목 골목 식당과 카페가 여러 개 있는 완연한 핫플이었다. 돈까스충(충실할 충)이기 때문에 첫 끼는 슈니첼에서 모짜렐라치즈슈니첼을 먹었다. 바삭바삭했고 끄트머리에 탄 맛 나는 부분이 젤 맛있었다. 느끼하고 양이 많아서 다 먹지는 못했다. 동행이 있어서 굴라쉬도 먹어봤으면 좋았을 것 같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배부르다고 말하면서 연이어 커피와 라즈베리초코도넛을 갈기는 뿌빠....챔스스페이스에서 커피만 마시려다가 다들 도넛을 시키길래 휩쓸렸다. 고급진 초코맛.



소화를 위해 잠시 산책을 했다. 천을 따라 걷는 중에 마주치는 풍경이 평화롭고 정겨웠다.



텍스트칼로리라는 독립서점 겸 카페에 들리려고 했지만... 네이버와 가게 인스타에 별 말이 없어서 당연히 영업하겠거니 생각했다가 당황했다.



모자란 카페인을 채우기 위해 급하게 다시 검색을 해서 근처 에쏘바에 갔다. 자리는 없지만 서서라도 마실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



그라니따 마셔보고 싶었는데 주문이 안 된다고 해서 에쏘와 콘파냐 먹었다.



멍하니 창 밖을 보며 마셨다. 사장님과 단 둘이라 불편해서 더 빨리 호로록했다.



에쏘바 국룰 인증사진은 못 참지...



짐을 찾으러 대전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엄청 큰 민들레홀씨를 발견했다. 그냥 사진을 찍으니 크기가 가늠이 안 돼서 내 손과 함께 찍어봤다. 말 그대로 주먹만 함. 검색해보니 쇠채아재비라는 국화과의 꽃이라고 한다...

대전역에서 짐을 챙겨서 숙소로 향했다. 위치가 좋은 베니키아호텔을 예약했다. 오래된 관광호텔의 그 자체였다. 침대 머리 맡에 콘센트가 없어서 멀티탭을 요청했다. 누워서 에어컨 바람 맞으며 좀 쉬다가 갑자가 중앙로 지하상가 구경을 했다. 간만에 보세옷 구경하니까 넘 재밌어서 티셔츠를 한 장 샀다.



30분 정도 걸어서 이글스파크 도착. 주변이 공사장이라 어수선했다. 같이 걸어온 한화팬을 따라 자연스럽게 스토어로 들어가 엠디 구경했다. 수리인형이나 키링이 사고 싶어졌다. 수리는 넘 귀여우니까...



이팍은 확실히 작은 느낌. 복도도 좁아서 농심가락 주문줄과 이동하는 사람들이 뒤엉켜 정신이 사나웠다. 농떡에 떡볶이를 포장 주문하고 맥주 한 잔 사서 착석했다.



세상에 안 예쁜 야구장은 없다... 푸른 그라운드와 쨍한 유니폼, 경기장 너머 지는 노을까지... 삼성이 망해도, 한국 야구가 망하고, 실력이 퇴보해서 이 순간 보는 이 게임이 평생 내가 볼 제일 수준 높은 야구라고 해도 절망할지언정 완전한 탈주는 못할 것 같다. 직관의 이런 분위기는 다른 데서 못 느끼니까...ㅠㅠ



승요 라팍이. 쉽게 이길 수 있는 게임 힘들게 이겼다. 나중에 확인했더니 스트존 이상해서 뷰가 고집스레 같은 코스 계속 던지고 좀 감정적이었던 듯. 그러나 우리 투수가 점수 많이 내줘도 빠따가 더 쳐주면 이길 수 있죠? 1점 더 내면 이기는 게 야구죠? 이 때 현준이 4안타 치고 늘 5타수 5안타가 목표라고 인터뷰해서 넘 대견했죠? 그러니까 빠따들 팀을 위해서 본인을 위해서 좀 쳐줘라... 진짜... 최근 0점, 2점, 1점, 0점이 뭐냐... 쪽팔린다...

농떡을 들고 다시 삼십분 걸어 호텔에 갔다. 퇴근하고 온 ㅈ님과 함께 나혼산을 보며 떡볶이를 먹었다. 괜히 유명한 게 아니라 진짜 맛있었다. 우왕굳...


토요일 오전, ㅊ님이 합류해 셋이 되었다. 칼국수를 먹어야 하는 게 아닐까 살짝 고민했지만 호텔 바로 옆 카라멜에서 파스타를 먹었다. 오픈 한 시간 전에 웨이팅 리스트를 작성해야 하는 인기 맛집이라 함 가보고 싶었다. 리스트 쓰고 다시 호텔 돌아와서 젖은 머리를 말리고 나갔다... 알배추 샐러드와 뇨끼버섯크림파스타, 명란오일파스타, 라구토마토파스타를 먹었다. 냠냠긋. 내부 음악 소리가 작았으면 더 좋았을 것...



친구들에게 야구 볼 때 입을 유니폼을 나누주었더니 소품샵 투어할 때부터 입고 다니면서 대전 시내를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녔다. 같이 다니기 창피했다... 야구장 가서 입으라니까 귀찮다구... 이게 팬이 아니라 안 부끄러운 걸까...ㅠㅠ 스쳐 지나는 대전의 남고딩 무리가 친구들을 보더니 갑자기 한화 응원가를 부르며 어그로를 끌고, 방문한 카페 사장님이 ㅊ님을 구자욱씨라고 부르는 데도 둘은 알지도 못하고 나만 부끄러워했다...ㅋㅋㅋ 소품샵에서는 사자 스티커만 샀다....



오시우커피에서 아메와 흑임자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타이밍이 좋았는지 우리 뒤로 온 사람들은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스크림 맛있었다. 먹고 일어나서 독립서점 다다르다에 들렸다. 규모가 제법 컸고 소설이 많아 좋았다. 몇 권은 읽고 싶은 책으로 저장해두고 신중하게 한 권을 골라 구매했다. 가방이 무거워졌다.



카페인이 더 필요해서 카페 쌍리 방문. 드립을 한 잔 마셨다. 뜨거운 물로 취향 껏 농도를 조절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커피도 맛있고 분위기도 아늑해서 다들 좀 늘어져서 졸았다.



5시 이글스파크의 원정석은 햇빛과의 싸움이었다. 원정으로 야구장 다니다가 얼굴이 다 타부렸다...



ㅊ님이 30분 가까이 기다려 사온 농심가락의 열무국수. ㅊ님이 환상 속에 존재하는 열무국수의 맛이었다고 극찬을 남겼다ㅋㅋㅋㅋㅋㅋ야구장의 더위와 기다림이 만들어낸 판타지ㅋㅋㅋㅋㅋ



이 날 이겼지만, 자욱이가 부상으로 쓰러져 맘이 넘 안 좋았다. 심란해서 마냥 기뻐하지도 못하고...ㅠㅠ 흑흑... 급하게 오지 말고 진짜 다 괜찮을 때 돌아와라...ㅠㅠ



늦은 저녁으로 현대식당에서 닭도리탕을 먹었다. 호불호 없이 다들 좋아할 적당히 매콤한 맛이었다. 당연히 밥도 볶아 먹었다. 오는 길에 소화시킬 겸 호텔 근처를 한 바퀴 산책하고 스크류바로 입가심을 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택시를 타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태평소국밥 본점은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봉명동으로 갔다. 지구대 옆 별관으로 갔더니 바로 앉아 먹을 수 있었다. ㅈ님과 나는 소국밥을, ㅊ님은 내장탕을 골랐다. 아침부터 육사시미 먹기는 그래서 소머리수육을 주문했다. 주변에 아침부터 소주에 육사시미 먹는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소국밥은 아주 맛있는 소고기무국이었다. 수육도 야들야들 참 맛났다. 기다려서 먹는 이유가 있다...



근처에 대형카페가 있어서 들려보았다. 넓은 공간과 푸릇푸릇한 뷰가 있는 카페 에이트. 커피 한 잔 마시고 야외 공간에 나가 사진을 찍었다. 이곳의 인테리어와 함께 라면 카톡 프사 바꿀 수 있다...



택시를 타고 한밭수목원에 갔다. 엑스포 광장에서 바라본 대전이쥬... 참 평화롭고 좋쥬...



철이 지나 다 진 장미를 예상했다가 여전히 화려한 장미정원을 만나니 반가웠다.



수목원 곳곳 레드벨벳이 해피니스를 부르며 뿌야하고 뛰어나올 것 같은 풍경들로 가득했다. 햇빛이 강해 더운 것만 빼면 좋았다.

성심당 디씨씨점까지 걸을만 할 것 같아서 다리를 건넜다. 미스터트롯 공연이 있는 날인지 현수막와 대절 차량, 응원하는 팬들이 보였다... 조금 헤매다가 성심당 도착... 일단 1인 1개 순수롤을 구매하고 각자 취향 껏 빵을 쇼핑했다.



2층 카페에서 땀을 식히며 커피와 팥빙수를 먹었다. 렌즈가 더러웠나, 사진이 왜... 팥빙수 참 맛있었다.
호텔로 돌아와 맡긴 짐을 들고 대전역으로 향했다. 시간 여유가 있어서 대전역 성심당에도 방문했다. 디씨씨점에서 못 봤던 소금크로아상과 고로케를 추가 구매했다.



빵과 함께 서울로 돌아왔다. 성심당빵이 가격 대비 맛이 괜찮은 거라는 표현은 대저너들의 겸손인 것으로 밝혀졌다. 흑흑 빵 더 사올 걸...




지난 주 목요일 잠실 엘지전 직관했다. 일 끝나고 8시쯤 도착해서 6회말 끝나지 않는 엘지 공격을 봐야했다. 앗! 삼성 야구 직관, 일 하는 것보다 고되다! 이때는 또 스윕이라니 생각하며 울컥 눈물이 났다. 진짜로 눈물이 쫌 고임...ㅠ 그리고 한 주만에 스윕패에도 무감각한 진정한 꼴찌팀 팬으로 거듭났다. 루징멘탈리티 장착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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