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부터 틴탑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 해 차니허니가 스무살이 되는 것을 보았고, 작년에 니엘이가 미자딱지를 떼는 것을 목격한 데 이어 올해 창현이와 종현이까지. 민수의 열아홉을 수니로서 지켜봐주지 못한 죄가 있지만 여섯 중에 다섯을 키우고 나니 정말 맘이 된 것만 같다. 자칭 타칭 올해도 솔선수범 맘할게요. 대신 싸우고 대신 아프고 내가 할테니까 올해도 타비들 잘 부탁해.

 

 내 생각에는 스무 살 보다는 열아홉이 더 특별한 나이인데, 당사자들은 아마도 그렇게 못 느낄 것 같다. 사실 종이 몇 번 친다고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 그래도 종 치기 전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까ㅠ 내가 스무살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ㅋ 더 어린, 미성년자가 있는 아이돌로 갈아타야 겠다는 감자처녀같은 농담은 계속 하겠지만 미성년의 틴탑도 모두가 성인인 틴탑도 다 좋아해. 종이 몇 번 치든 말든 가위바위보하고 형들 뺨을 갈기는 그 소년스러움을 내가 많이 사랑해. 변할까봐 나는 늘 전전긍긍하는데, 그 전전긍긍을 기우로 만들어줘서 사실 많이 고마워.

 

 지난 빠질의 트라우마는 수니를 자꾸 겁쟁이로 만든다. 하지만, 그래도 너희가 세상에 다시 없을 소년스럽고 싱그러운 아이돌이라는 믿음만은 계속 갖고 있다. 내 생활을 위해 한 걸음 물러서야지, 생각했는데, 아마 실패할거얌...

 

 나는 2n살과 창현이와 종현이의 스무살이 근사한 일들의 기록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나는 못 그러더라도 고작 스무살인 창연이와 종현이는 더 큰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길 빈다. 호갱은 그 꿈을 응원하고 할 수 있는 한 지원해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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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지막 학기가 끝났다.

 

 16주 꼬박 열심히 다녔다. 관성으로 다니던 일곱 학기들에 비해 많이 지치진 했지만 안 한 것도 없고 남보다 덜한 것도 없이 학교는 열심히 다녔다.

 어쩌다 전공을 두 과목을 다 국제정치로 듣게 됐는데, 극과 극이었다. 평소에 좋아했던 교수님께 들었던 수업은 편안하고 따뜻했으며 종강 때는 눈물까지 날 정도였다. 빠릿하게 체화되진 않았지만 많이 배웠다. 사실 그 교수님께는 지식도 지식이지만 현명함을 배우고 간다. 흥분해서 극단으로 달리다 헛소리도 많이 하는 편인데 찬찬히 생각하고 이모저모를 따져보게 되었다. 세상을 바라보고 분석하는 시각을 배웠다고 하면 너무 오바일까. 난 여전히 흥분하고 때로는 극단으로 달리고 자주 헛소리는 하겠지만, 자제하게 되었다.

 처음 듣는 전공 교수님 수업은 최악이었다ㅠㅠ 최악의 팀플에 정말 싫어하는 타입의 교수님. 그에 따라 점수도 뭐...ㅋ 대학 들어와서 누군가에 직접으로 부딪히고 말로써 싸웠다는 게 내 신경에 주는 데미지가 컸다. 걔가 나에게 준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옥수수를 털어버리고 싶다. 10대 맞아도 1대 때리고 싶다ㅋ 과목을 통해 배운 게 없지는 않은데 편히 가는 잘 아는 교수님, 익숙한 수업 택하지 않은 게 좀 후회스럽긴 하다.

 교직은... 두 번의 수업시연과 다른 학생들 수업시연에 대한 피드백 발표 여러 번, 수업지도안 짜는 시험 두 번으로 끝이 났다. 할 땐 버거웠고 끝나니 시원했다. 누군가 앞에서 다시 수업을 진행할 일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발표 상황 자체가 주는 스트레스에 많이 강해지긴 했다. 적어도 더 이상 염소소리 내면서 떨진 않으니까. 여유롭게 웃으며 학생들을 찬찬히 살펴볼 수도 있담...

 영어 수업은 배운 건 크게 없지만 편하고 좋았다. 외국인 교수님도 망붕 같을 정도로 좋아했다. 다시 볼 일이없겠지만 그는 좋은 외국인이었습니당... 그리고 나에게 호감은 있었을거야... 아님 동정이라두ㅋ

 인류학 수업도 좋았다. 객관식 시험 방식이 나에게 맞춤형이라 시험 부담이 덜 했던 게 교양과목답게 맘을 편하게 해줬고 형식적이긴 했지만 중간 중간 토론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볼 시간이 주어졌던 것도 좋았다. 문화인류학에 흥미도 생겼다. 기회가 된다면 더 공부해보고 싶다. 정외보다 더 잘 맞을지도 몰라...

 

 자주는 못그래도 간간이 친구들과 만나 도서관 휴게실에서 같이 커피를 마셨다. 혼자 가서 혼자 수업 듣고 혼자 집에 오는 단조로운 생활이었지만 그래도 마냥 혼자는 아니었다. 우리는 분노에 차있을 때가 많았지만 그래서 다행이었다. 세상 문제에 분노할 수 있는 힘이 남아있는 친구들이 있어서 외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주변에 누군가 자포자기 했거나 또는 마냥 낙관적이었다면 참을 수 없었을 것 같다. 짠 과자 하나, 단 과자 하나를 펼쳐놓고 작은 문제, 큰 문제 가릴 것 없이 꼼꼼하게 분노했다.

 

 대학은 내가 경험한 장소들 중에서 그나마 상식적이고 대화가 통하는 공간이었다. 좋은 사람들을 얻을 수 있었던 고마운 장소이기도 하다.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그곳에서의 순간들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대학생활이라고 하면 봄이 떠오른다. 1학년 말고 2학년 때의 봄이. 전공을 선택해서 진입이란 걸 하고 우르르 몰려 다녔던 친구들과 여전히 몰려다니지만 전공 수업 들을 때만큼은 새로운 선배와 동기들을 만나게 되고 내색하지 않았지만 들뜨는 한편 무서웠고... 특히 국제정치 수업 때 쏟아지던 햇빛과 나른한 교수님의 목소리가 왜 이렇게 생생한지 모르겠다. 그때의 창 밖 풍경마저 눈 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유난히 길었던 공강 탓에 영화를 한 편 보고 수업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 본 영화에 따라서 눈이 퉁퉁 부어 있기도 하고 흥분이 덜 가라앉아 가슴이 뛰기도 했다. 그때 내가 참 부지런했고 생기있었던 걸 이제야 알았지만^_T 그래도 버릴 것 없는 좋은 추억이다.

 

 언젠가 좋아했던 교수님 연구실로 찾아갈 날이 있을 거다. 그때 좀 떴떴하고 싶다ㅋ

 

 

2. 떡밥은 없어도 수니질은 한다.

 

 저번주에는 뮤뱅을 다녀왔다. 사녹에서 이쁜 니엘이 천사 같은 니엘이 사람 떨리게 하는 니엘이는 충분히 봤는데 본녹은 못 들어갔다. 추위에 떨며 기다린 게 억울해서 1차로 빡쳤고, 밥 먹으면서 본 뮤뱅에서의 무대가 만족스럽지 못해서 또 빡쳤다.

 못 보고 온 다른 오빠들이 눈에 밟혀 가요대전 사녹을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도무지 여서 일곱시간을 킨텍스에서 감금당하고 있을 자신이 없어서 말았다. 본다면 좋고 즐겁겠지만, 내 시간과 내 건강을 위해서ㅠㅠ 사랑해 오빠들. 좋은 연말 무대 부탁해 흡...ㅠㅠ

 사실 너무 보고 싶다...ㅠㅠ 형체도 없는 그리움에 스미고 스며....ㅠㅠ 정말로 우리가 만난 적이 있었던가 실제로 손잡고 내가 말 한 마디 건네고 오빠가 응답하는, 그런 상황이 있기나 했던가...ㅠㅠ 꿈같다. 보고 싶다ㅠㅠ 현실이 엿 같을 수록 난 더 오빠들에게 집중하고 싶은데 떡밥이 없넹ㅠㅠㅠㅠㅠ

 

 주변에 롱디 커플이 둘 있는데, 엇그제 생파에서 그들에게 놀림을? 당했다. 우리에 비해서 제일 뜨겁게 연애하고 있는 건 너라고... 따지고 보면 네가 제일 네 모니터남친ㅋ을 실제로 자주 만난다고...ㅋ 그치, 시간과 돈, 체력만 있으면 스케줄이 있는 한 볼 수는 있으니까 만날 수는 있겠지ㅋ 그치만 그 자원이 계속 줄어드는 걸ㅋ

 

 몰라, 햄버거 먹고 갈거얌. 몰라, 한국콘은 갈거얌. 좋은 자리로 이틀 연속 또 스탠딩 뛸거얌.  

 

 

3. 그러기 위해서는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

 

 진짜 집에 손 벌리기 어렵다ㅠㅠ 이번 학기는 그래도 주로 용돈 받으면서 다녔는데 눈치밥을 엄청 먹었다 흡...ㅠㅠ 학교에서 밥 먹는 날도 별로 없었고, 옷도 안 샀고, 커피도 카누 타마시며서 버텼는 데도ㅠㅠ 전에 알바했던 곳에서 전화를 줘서 뜸하게 단기 알바를 하긴 했지만, 그냥 뭐 한 달 차비 정도...

 

 작년 이맘 때는 공공기관에서 업무설계도를 짰다, 그때 닥치면 뭐든 하겠구나 깨달았다. 6개월 전에는 옷을 팔았고... 정말 못할 일이 없으니 단기알바라도 해서 돈 만들어놓고 걱정없이 티켓팅해야 한다.....

 

 

4.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생각도 많이 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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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쇼케에서 하루 지난 창현이 생일을 축하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팬미팅에서 역시 하루 지난 병헌이 생일을 축하하는 것으로 끝났다. 너무나도 많은 우여곡절과 그로인한 감정소모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길 잘 한 것 같다.

 

 팬미팅에서 느꼈던 건 정말로 살아있길 잘했어, 탈덕 안하길 잘했어 였담. 너희가 없었다면 올해는 광대 당기게 웃어보는 일이 없었을지도 몰라. 퍽퍽한 현실을 잊게 해줘서 고마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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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럼 넘 좋아서 또 잠이 안 오쟈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0) 2013.11.04

 며칠 간 너무 못 자고 힘들어서 잇몸도 붓고 눈꺼풀도 파르르가 아니라 덜덜덜 떨리고 난리였었는데, 몰아치던 과제와 퀴즈가 정리돼서 좀 나아졌다. 오늘은 죽은 듯이 늦잠을 자다가 오후에 동네 도서관에 책 반납하고 라볶이를 사와서 먹었다. 그리고 다시 낮잠을 잤다. 이젠 신기하게 눈꺼풀이 안 떨리고 치통도 덜하다. 화요일까지는 모닝빵 한 개로 종일을 버티고 발표 준비에 퀴즈 준비에 정신이 없었는데 그게 또 정말 옛날같다.

 

 매주 해야할 써머리 과제도 있고 일욜엔 오전부터 전공 팀플이 있지만 일단은...ㅠㅠ

 

 정말 못하겠다 싶은 일들도 막상 닥쳐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었을 때가 많다. 그런데 그 순간이 다가오기까지 두려운 그 시간들이 너무 고통스럽다. 잘 끝났으니까 됐어, 하고 웃어 넘기기 힘들 정도로. 그리고 내일은 내일의 고민거리가 있겠지.

 

 용감하고 단단한 사람이 돠고 싶었은데 점점 무너져서 나와 내가 아닌 것을 구분할 만한 경계마저 모호한 사람이 돼 가는 것 같다. 무섭고 외로워서 진심으로 연애하고 싶어졌다. 날이 너무 춥다. 몰입할 무언가보다 웃게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ㅠㅠ

 

 팬미팅 티켓팅은 잘 했다. 사실 엄청 망했는데 쭈님을 팬미팅 가입시켜놓은 보람이 있어서 쭈님이 엄청 좋은 자리를 잡아주셨다. 타비들도 보고 싶고, 외롭고, 술이 먹고 싶은 밤이다. 날이 밝으면 호갱처럼 용산에 가서 팬싸 응모를 하고 와야겠다. 아무래도 그냥 안 가고 후회하는 것보다 좀 넣어라도 보고 후회할래...

 

 내년 이맘때는 붕 뜬 맘이 좀 가라앉고, 어딘가에 제대로 소속도 돼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응모하는 장수도 두 배로 늘릴 수 있기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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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고 힘들었을 그 친구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어떤 시간을 견뎌온 건지 그 순간 얼마나 무서웠을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 약해지고 무너져 내리는 시기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것만을 알아서 미안하다. 혼자라고 느끼게 해서 미안해. 편안하길 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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