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와서 씻고 한숨 자고 일어나니 생리가 시작돼 있었다ㅠㅠ 다 놀다 와서 하는 거니까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무튼 몸이 무겁다.
출발하는 일요일 아침도 제대로 잠을 안 자 몸이 무거웠다ㅋ 뭐 늘 그렇지... 아홉시 반에 출발하는 마산, 창원행 버스를 탔다. 2시간은 쭈님과 이런 저런 노가리를 까다가 휴게소를 기점으로 핫바와 콜라가 좀 들어가니 배가 불러서 나머지 2시간은 잘 수 있었다.
창원은 대도시였다. 아는 곳과 비교하자면 일산, 혹은 해운대 같은 느낌... 잘 구획된 넓은 길과 큰 건물들, 그리고 다른 지방들과 달리 젊은 사람들이 많은 분위기 같은 게 도시였다. 구리촌냔이 된 느낌으로 이ㅎㅇ 도시남자 올ㅋ했다.
밥을 먹으러 ㅇㄷㄷ부엉이로 향했다. 식당 입구에 있는 ㅎㅇ이 판넬과 다정하게 사진을 찍고(호야덕 쭈님도 안 하는 짓을 내가 했다ㅋㅋ 쭈님이 민망, 당황해 하는 모습이 좋아서 광대가 너무 치솟은 탓에 사진은 ㅎㅇ이 상덕후처럼 나왔다ㅋㅋㅋㅋ) 구석구석 걸린 ㅇㅍㄴㅌ사진을 제외하면 정말 그냥 지역 맛집 분위기였다. 치킨맛이 난다는 생선구이를 주문했다. 비린맛을 '꽉 잡아 주어서' 비릴까 걱정돼 지레 해산물에 거리를 두는 나도 맛잇게 먹을 수 있었다. 겉은 말린 생선처럼 꼬득하고 생선살은 촉촉했다. 맵고 단 아까울 정도로 잔뜩 끼얹어진 양념도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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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족하게 식사를 끝내고 젤라또 먹으러 갔다. 소소하게 유명해서 우리 귀에도 어찌어찌 닿은 곳인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어떻게 다들 이렇게 작은 카페를 알아내서 입소문을 내주시는지 신기했다. 상호명은 에쎄레. 종류가 많아 침착해, 침착해를 외치며 세 가지 맛을 골랐다. 나는 여왕의 쌀, 티라미슈, 사과를 골랐고 쭈님은 쌀, 초코, 파인애플을 골랐다. 사과와 파인애플은 정말 생과일의 맛이 났다. 상큼쉬먀. 초코와 티라미슈 사이에서 고민하다 티라미슈를 고른 거였는데 둘다 맛있지만 뺏어먹은 초코가 진짜 맛있었닭. 끝 맛이 씁쓸하고 진했다. 쌀이 씹히는 여왕의 쌀도 담백하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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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러 그냥 그 근처 아무 카페나 들어갔다. 더웨이닝커피란 곳이었는데 처음보는 상호라 개인가게인 줄 알았는데 검색해보니 경남 기반의 체인인가봉가. 무튼, 입가심용 커피가 필요해서 간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한 모금 마시고 조금 놀랐담ㅋ
시간 맞춰 마산구장 가는 버스를 탔다. 내려서 피자, 치킨, 아이스박스를 들고 야구장으로 향하는 분들의 뒤를 따라 걸었다. 가족단위로 도시락 싸서 오는 관중들이 많아 정말 축제같은 느낌이었다. 잔뜩 쳐먹고 간 후지만 또 뭘 먹어야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ㅋㅋㅋ 표 바꾸고 자리에 앉으니 어떻게 1점이 났는지 모르겠거 1회말 엔씨 공격 시작. 경기 내용은 생략한닭... 영수어빠... 딱히 오빠를 보러온 건 아니지만 나 서울에서 이 경기보러 여기까지 왔어여...ㅠㅠ어빠...ㅠㅠ 그래도 승환오빠는 존멋... 3루에 앉긴했지만 엔씨팬들이 다수라 이 응원, 저 응원이 서라운드로 들리고 가끔씩 난 누군가, 여긴 어딘가 상태가 되었다ㅋㅋㅋㅋㅋ이렇게 섞여 앉아있다 정말 약이 올라 멱살잡이를 할 수도 있겠구나 싶고ㅋㅋㅋㅋㅋㅋ 관중석 경사가 가팔라서 애기들 지나다닐 땐 위험하겠구나 싶었다. 의자 앞뒤 간격이 넓어 충분히 통로 역할이 되는 건 좋았지만. 똑같이 작은 구장이라도 답답한 느낌의 대구구장과는 다른 아담하지만 여유있는 느낌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또 가고 싶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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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초 점수가 나지 않은 걸 보고, 창민아 힘내!를 외치며 나왔다... 회 먹으러 가야 돼...이미 늦어썽... 창민이가 힘을 내서 잘 막아주어 고맙다. 택시를 타고 어시장으로 향했다. 어시장에 있는 횟집에서 모둠회를 먹는 게 계획이었는데 기사님이 바다 쪽에 바다보면서 먹을 수 있는 횟집들이 있다고 알려주셔서 그 곳에서 내렸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모둠회를 시켰다. 마산스트리트 가사에 나오는 콜라빛 바다를 보며 배 부르게 회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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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장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쭈님이 궁전같은 곳에서 자고 싶으시다길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궁전모텔에서 잤다ㅋㅋㅋㅋㅋㅋㅋ 씻고 누워서 인터넷 중독자들 답게 폰으로 두시간은 인터넷ㅋ을 하면서 노가를 깠다. ㅇㅅ주겨버려...ㅅㅇ주겨버려... ㅅㅇㅃ들도 주겨버려...
아침에 눈을 뜨니 방이 건조했는지 목이 칼칼했다. 정리하면서 갈 준비하는데 되게 가기 싫었다. 1박 2일은 짧고 아쉬워... 아침먹기 위해 시간을 넉넉히 잡고 시외버스터미널로 왔다. 밥 먹을 곳을 찾으러 걷다 충무김밥과 콩나물 해장국을 판다는 아무 식당에 들어갔다. 근데 나오는 충무김밥 비주얼이 b, 시원하고 칼칼한 콩나물 해장국도 b. 운이 좋았나보다. 들어갔던 아무 곳이 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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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바에서 커피 한 잔 먹고 구리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푹 자고 일어나 든든히 먹은 아침에도 불구하고 든든하게 휴게소 군것질을 했다. 통감자와 호두과자를 먹었다. 배가 빵빵해져서 또 잤다.
아침까지는 마산의 낯선 도시에서 충무김밥을 먹고 있었는데 또 너무 금방 내 동네 롯데백화점 앞에 서있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차라리 엄청 피곤해서 집이 그리웠으면 이런 느낌은 아니었을텐데 덜 놀아서 아쉬운 것 때문에 더 그랬나보다.
흡... 또 놀러가고 싶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