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두번째 주, 잠실과 문학 경기가 연이어 있었다. 주중 잠실 경기는 한 번 정도 가는 편이고 주말 인천 여행을 계획했더니 주에 야구장을 세 번 갔다. 나만의 한국시리즈도 아니고 왜 일케 열심히 다닌겨... 체력 다 털리고 존트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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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9일 태풍이 오기 직전 잠실야구장의 하늘. 하늘 너무 멋있어서 관중들이 하늘 사진 찍기 바빴다. 올 시즌 잠실 직관 4연패를 달리는 중이라 꼭 이겼으면 싶었다. 태인이가 선발이었는데 승은 못 올렸어도 재밌는 게임했다. 솔로 홈런을 서로 두 개씩 주고 받을 때 어? 싶었고 9회 역전승 짜릿했다... 드디어 잠실 첫 승ㅠㅠㅠㅠㅠ경기 끝나고 잠실역까지 걷는 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이렇게 오면 목, 금 경기는 취소되려나 생각하면서 귀가...
금요일 아침, 인천으로 향했다. 동서울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를 잠실역에서 탈 수 있어서 교통은 고척보다 나았다. 왕조 시절 포스트 시즌 경기 보러 문학을 여러 번 갔을 땐 1호선 타고 영원과 같은 시간 동안 버티며 가거나 도농가서 시외버스를 타거나 했었다. 그 때는 당일치기로 보고 왔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걸 어떻게 했나 싶다... 무튼 2011년 한국시리즈 직관 이후 문학 첫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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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쳤다 내렸다를 반복했다. 터미널에서 내려 부평역에 있는 호텔에 가방을 맡기고(가성비 토요코인을 숙소로 잡았다. 와이파이가 느리고 냉장고가 안 시원한 거 빼고 만족... 직원에게 물어보거나 하지 않고 알아서 데이터 써서 동영상 보고 덜 차가운 물을 마셨다.) 근처 에픽이라는 파스타집에 갔다. 대표메뉴인 누룽지 크림파스타를 주문했다. 용암과 같이 끓고 있었다. 비 오는 날씨와 나름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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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받은 카페 오멜라스로 이동해서 드립을 한 잔 마셨다. 날이 맑아지는가 싶다가 또 빗방울이 떨어지며 날씨가 밀당을 했다. 간밤부터 많은 비가 내려서 우취각인가 싶어 계속 핸드폰 보면서 그라운드 정비 과정과 문학 근처 날씨를 보느라 정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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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 몰린 방문. 이번엔 아메리카노를 한 잔 마셨다. 카페인을 충전하고 체크인 시간까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의무적인 소품샵 쇼핑을 했다. 근처에 5~6군데 소품샵이 몰려있어서 한꺼번에 훝어보기 좋았다. 친구들과 나눠가질 용도로 키링 세 개 구매...
호텔에서 쉬면서 추이를 보니 그라운드의 물을 열심히 날리고 정비하고 있었다. 경기 할 것 같아서 유니폼과 팔각봉을 주섬주섬 챙겨서 랜더스필드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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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경기 보러 갈 땐 내야 예매가 빡세서 늘 4층에 앉았었다. 응원석에 앉아서 보는 건 처음. 중간 중간 비가 많이 와서 우비를 사서 입었다. 뷰캐넌이 폭우를 맞으며 120구 넘게 던지는데 눙물이 났다. 우리 감독 진짜 뭐하는 사람인지. 이 감독 밑에서는 우리팀 미래가 안 보인다. 재현이가 시즌 10호 홈런을 치고 볼넷도 잘 고르고 천재만재였다. 이런 팀에서 아픈데 쉬지도 못하면서 몸 상하는 게 맘이 아프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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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승을 거두며 도파민 샤워... 하트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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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갓길 떡볶이가 넘 먹고 싶었으나 늦은 시간이라 문을 다 닫아서 차선으로 타코야끼를 사먹었다. 맥주 안주로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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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일찍 눈 떠져서 걍 빨리 조식을 먹었다. 무슨 대회가 있었는지 아님 이들도 잼버리인지 호주 청소년들이 단체로 와있어서 줄이 길었다. 오전에 움직일 약간의 에너지만 있으면 되니까 조금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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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천 방문. 차이나타운은 스쳐 지나가며 보고 월미바다열차를 타러 갔다. 주에 세 번 응원석을 가는 건 넘 힘든 일정이기 때문에 앉아서 편하게 관광할 수 있는 코스를 찾다가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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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해설사님이 같이 탑승을 해서 설명해주신다. 그냥 스쳐보고 말 것을 알려주셔서 40분 좀 넘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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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모양을 한 사일로가 젤 인상적이었다. 저 아래 트럭이 서서 곡물을 받아 이동한다고 한다. 곡물 창고에는 갈매기 대신 비둘기가 있다는 것도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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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월미도 유원지도 이렇게 쓱 지나갔다. 여기서 내려 커피 한 잔 하는 분들도 많다고 한다. 나는 내리지 않고 쭉 타고 다시 동인천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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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헌터... 유명한 경양식 돈까스집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참지 못하고 잉글랜드돈까스 오픈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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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분위기가 진짜 옛스러웠다. 스프, 샐러드, 깍두기, 탄산음료, 커피가 무한 리필이고 돈까스 메뉴에 빵과 밥을 고를 수 있었다. 나는 둘 다 시키고 추가금을 지불했다. 빵이 두 덩이 나와서 친구와 함께 왔으면 좋았을 걸 생각했다. 음식을 남겨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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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 생선까스 반반 메뉴를 시켰다. 돈까스 맛은 분위기에 비하면 평범... 소스가 전혀 짜지 않아 넉넉히 더 부어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오히려 생선까스가 맛있었다. 갓 튀긴 따끈한 생선까스와 타르타르 소스를 넘 간만에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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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플인 것 같은 카페 일광전구라이트하우스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셨다. 커피 마시긴 이른 시간이었는지 손님이 없어서 거울 셀카도 찍고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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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중 하나라는 답동성당을 지나 다시 호텔로 향했다. 부평역에서 저녁 때 먹을 모녀떡볶이를 미리 포장하고 귀가. 야구장에서 하품 안 하고 야구 잘 보려면 중간에 쉬어줘야 한다... 짧게 낮잠을 자고 일어나 야구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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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상어데이라 티켓도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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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도 아기상어가 했다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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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가서 끝내기 맞고 졌다. 어차피 거기서 막았어도 뒤에 나올 투수도 없다고 쿨한 척 했지만 눙물이 나는겨... 호텔로 가는 지하철을 탔는데 그날 마침 진 티원팬 ㅈ님이 경기 결과를 보고 전화를 했다. 각자 응원팀 성토대회가 열렸다... 그래도 티원은 포시 갔고 월즈도 가잖아...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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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도착해서 늦은 저녁으로 모녀떡볶이를 먹으면서도 스피커폰 켜놓고 계속 수다떨었다...ㅎ 모녀떡볶이 내가 딱 좋아하는 달달한 밀떡볶이였다. 다음에 부평에 간다면 또 먹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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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또 일찍 눈이 떠져 빠르게 조식을 때리고 느긋하게 쉬다가 10시 맞춰 체크아웃했다. 숙소에 가방을 맡기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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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포국제시장에 갔다. 원조닭강정집은 오전 시간임에도 줄이 길게 서 있었고 나는 찬누리로 갔다. 인천 사람들은 찬누리닭강정 먹는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줄서기 싫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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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 첫 손님이었다. 뼈 있는 닭강정을 후라이드 반, 양념 반 포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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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산동만두에서 공갈빵도 두 개 샀다. 별 기대 없이 산 이 빵이 진짜 맛잇었다. 꼬숩고 달달한 게 중독성있었다. 동네 옛날빵집에서 공갈빵을 사보았지만 여기서 파는 이 맛은 나지 않았다.. 또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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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의 대불호텔의 유령을 재밌게 읽어서 대불호텔을 방문했다. 외관이 내 예상과 많이 달랐다. 너무 최근에 손 본 듯한 느낌이 들어 소설의 여운이 파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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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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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공원 올라가는 계단을 보며 오, 절대 안 올라가야지, 하는 다짐을 했다. (스포) 계단은 안 오르지만 저 언덕은 올라가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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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센 오픈런. 오픈 15분 전에 도착해서 테이블링 했다. 오픈하자 마자 들어갈 수 있었고 오징어튀김이 추가 된 이까텐동을 주문했다. 건너편에 튀김 튀기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어서 재밌었다. 튀김도 깨끗하고 부대끼지 않아 맛있었다. 인생 첫 텐동...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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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찾아가느라 언덕을 올랐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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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들을 돌봐주시는 사장님이 있는 카페 블루하라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여행을 마무리했디. 이 골목 대장냥이와 아이컨택... 건강해라...
텐동... 아무리 깨끗한 튀김이라도 느글거리기는 해서 버스 타기 전 터미널에서 콜라 한 캔 들이켰다... 터미널이 야구장이라 가까워서 낮경기는 당일치기도 충분히 될 듯하다. 내년을 기약하며 랜필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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