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드럽게 재미없다... 순위도 확인할 가치를 못 느낀다. 지금 10위가 아니라도 곧 10위가 될 경기력이니까...ㅎ 감독이 하는 야구가 뭔지도 모르겠고 6월에 선수 몇 명 돌아온다고 크게 바뀔 것 같지도 않다. 나 진짜 온순한 삼성팬(...ㅋ)그 자체라서... 팬들이 멀리서 보며 아가리 터는 거랑 현장에서 가까이 체감하는 거랑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말을 아끼는 편인데 요 며칠은 욕만 나왔다. 존나 짜증난다.. 이걸 취미로 삼고 사랑으로 삼아서 전국 팔도 돌아다니며 사서 고통 받고 자빠졌다.

창원은 딱 10년 만에 가봤다. 새로 생긴 신구장은 처음 가보는 셈. 10년 전 창원 직관 경험은, 경기가 동점 상황이었고 12회말에 창민이가 던지는 거 보다가 시간이 넘 늦어서 “창민아 화이팅, 잘 막아주라...”하고 중간에 나왔던 것. 경기 중간에 나간 게 유일해서 기억 난다. 어시장 가서 회 한 접시 먹고 하루를 마감했었다.

호기심에 그날 경기 기록지를 찾아봤다. 선발이 배영수였네... 한 때 좋아했던 사람들...ㅎ



금요일 아침, 서울역에서 어묵을 하나 먹는 것으로 여행 시작. 평일 아침에 1호선을 한참 타는 게 빡셌다. ktx 안에서 asmr을 들으며 모자란 잠을 벌충하기 위해 애썼다. 한 시간쯤 자니 잠이 안 왔다. 중간 중간 멈추는 역도 많고 타고 내리는 사람도 많아 잘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글구 열차가 20분 이상 지연 되면서 자꾸 안내방송을 해서 배로 정신 사나웠다... 3시간 거리를 3시간 20분만에 도착... 호텔에 짐부터 맡기려던 계획을 수정해서 밥 먹으러 갔다. 배고프니까...



마산역... 왜 엔씨 다이노스 포토존을 가려버리셨나요...



커뮤니티에서 탕수육 비주얼을 보고 넘 먹고 싶어서 저장해두었던 금향에 갔다. 점심시간이 지난 애매한 때라 기다림 없이 바로 앉아 먹었다. 짜장은 먹고 가고 탕수육은 남겨서 포장해 호텔에서 먹을 생각으로 쟁반짜장 1인분과 미니 탕수육을 주문했다. 쟁반짜장은 처음 받아들고 잘 못 나온 줄 알고 1인분이 맞냐고 사장님께 물어봤다. 절대 1인분 양 아닙니다... 탕수육도 절대 미니하지 않았다. 양 많고 맛있었다. 짜장을 너무 많이 남겨서 죄송할 따름...ㅠㅠ 다음엔 친구와 오겠읍니다. 탕수육은 세 점 먹고 포장해서 이틀 내내 야식으로 잘 먹었읍니다. 식어도, 차가워져도 맛있었읍니다.



금향 근처 카페를 검색하다 마산 3대 카페라는 설명이 있길래 들어갔다. 나머지 두 곳은 알지 못한다...


몬스터로스터스의 뜨아로 중식의 기름기를 내렸다.



가방도 무겁고 버스 시간도 애매해서 숙소까지 카택을 불러 탔다. 바다를 보면 저절로 폰카를 켜게 되는 내륙촌사람... 바다를 끼고 사는 바다동네사람의 기분은 어떨까.



호텔은 엔팍 원정 국룰 숙소라는 브라운도트로 예약했다. 더 알아보기 귀찮아서 남들이 하라는 대로 함... 방 컨디션도 나쁘지 않고 직원분들도 친절해서 가격 대비 만족스러웠다. 다만 왠지 모르게 공기가 꿉꿉해서 에어컨을 자꾸 틀어야 했고 내 것이 아닌 머리카락이 두어 개 발견됐다...ㅎ 체크인하고 침대에 누워 잠시 멍 때리다가 야구보러 일어났다. 숙소와 구장이 걸어서 10분거리인 게 최고의 메리트...



듣던대로 입장 동선이 아주 편리했다. 야구장 갈 때면 표 교환하고 입장하고 자리에 앉기까지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서 진이 빠질 때가 있는데 그 과정이 짧아서 관중 친화적이라고 느꼈다. 다만 원정 응원단상이 없어서 허니가 왔는데도 잘 안 보였고 엠프도 에바일 정도로 잘 안 들렸다. 홈팀이야 상관 없겠쥬...
배는 안 고파서 엔팍 명물이라는 밀크셰이크만 한 잔 마셨다. 저 단디쿠키가 올려진 것과 안 올려진 것이 천오백원 차이가 난다. 사진빨 예쁘게 받으려고 쿠키 올려진 걸로 주문했다. 맛은... 호텔에서 양치하고 나와서 밀셰의 맛을 섬세하게 느끼지 못했다. 흑흑...



혼직의 친구... 라팍이... 앞 열, 뒷 열 다 혼자 온 직관러들이라 왠지 맘이 편했다.



승요가 된 라팍이. 현준이 부상 복귀전이라 현준이 유니폼을 들고 갔다. 복귀 첫 타석에서 프로 첫 홈런을 쳐주는 너... 진짜 스타냐? 작년에 힘들 때도 현준이 기록 보면서 견뎠었는데... 올해도 믿어볼게...힘내주라...ㅠㅠ 2회, 3회, 4회 홈런이 하나씩 터져서 흥이 올랐다. 올해 첫 무난승 직관을 하나 싶다가 우승이 투런을 맞아서 쪼꼼 쫄렸다. (홈팀이 홈런칠 때 암전 되는 거 진짜 넘 싫어서 우리팀도 했으면 바라게 됐다... 우리팀에겐 짜릿한데 상대팀에겐 숨이 턱 막히는 그런 기분...ㅎ) 마무리로 오뎅이 나올 때도 백프로 믿지 못하고 떨었다. 무튼 이겼다... 직관 1승이 이렇게나 어렵다.

호텔로 돌아가 맥주 한 잔에 남은 탕수육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하이라이트를 보며 승리를 한껏 즐겼다.



토요일 아침, 조식으로 제공되는 샌드위치를 먹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양배추치즈햄샌드위치였다. 냠냠긋.



아침 댓바람부터 버스를 탔다. 오전에 빠르게 관광을 마치고 호텔에서 쉬는 것이 목표...! 어시장에서 내려 시장을 가로 질러 해변을 걸었다. 음... 해안가 스멜... 쏘 부둣가...



쎄리가 하지 말라면 말 좀 들으소...



이렇게 물고기 조형물이 있는 곳까지 짧은 산책을 마치면 유람선을 탈 수 있는 선착장이 나온다. 뚜벅이로 혼자하는 여행이라 어디 멀리 바다 구경가긴 뭐해서 근처에서 즐길 수 있는 유희를 검색하다가 돝섬을 발견했다. 가족적인 유원지 분위기인 것 같아 핫플느낌이 덜해 땡겼다. 붐비는 핫플 싫어잉...



9시 유람선을 탔더니 돝섬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함께 이동했다...ㅋㅋㅋㅋㅋ 배는 30분 간격으로 다니고 아무리 주말이라도 9시부터 유람하는 사람은 별로 없읍니다... 10시 넘어야 어르신들, 애기있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쫌 온다.



배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면 돝섬 등장...! 돝섬의 돝은 돼지의 옛말이라고 한다.



이렇게 섬 곳곳에 돼지 조형물이 있다. 친구들과 함께 왔으면 저 돼지 옆에서 같은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었을텐데...



아쉬운 대로 가방에 핸드폰 기대어 놓고 워치로 사진 몇 장 찍었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 가능했다. 천천히 섬 한 바퀴 돌고 예쁜 풍경에서는 셀카도 찍으며 놀다보니 한 시간쯤 흘렀다.



매점에서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음식점 앞에서 뽑아 마시는 커피 기계 같은 것에서 내려주는 원두커피라 삼천원이 비싸게 느껴졌다. 그러나 카페인이 너무 필요했기에... 돌아가는 배를 기다리며 호로록했다.
  
10시 40분 배를 타고 육지로 돌아왔다. 추천 받은 식당까지 천천히 걸으면 오픈런할 수 있을 것 같아 걷기 시작했다. 혼자 여행할 때의 나는 걸음을 멈추질 못한다...



동네 구경도 하고 힙해 보는 건물 사진도 찍으며 걷다가 11시 20분쯤 전복국수에 도착했다. 내가 두번째 손님이었다. 전복얼큰우동을 주문했따. 재료가 풍성하고 칼칼해서 입맛에 맞았다. 여럿이 와서 차돌박이 초밥까지 먹어줘야 완벽한 맛집뽀개기인듯했다. 아쉬움을 남기고 국수만 한 그릇ㅠㅠ



양의지는 떠났지만 양의지의 흔적은 아직도 마산에...



밥을 먹고 나와 근처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문신미술관을 가기 위해 걸었다. 지도가 알려준대로 걸어가는데 길이 막... 등산을 하게 해??? 헐떡헐떡 대며 열심히 걸었다.



눈 앞에 미술관이 보였다. 그러나 입구를 찾지 못했고...네이버지도는 나에게 입구를 알려주지 않았고...그 고지대를 한 바퀴 빙 돌며 워치 활동링을 다 채워부렸다...



입구를 찾았을 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에어컨 바람을 쐬며 다리쉼할 수 있으니까...



미술관 정원에서 내려다본 마산 시내 전경이 멋졌다. 이거 보려고 고생했다.



만든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미술관이었다. 건물이 거대한 전시품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미술관을 짓는 기록이 영상물로 재생되고 있었다. 긴 시간에 걸쳐 담, 연못, 정원, 바닥을 하나 하나 만들어 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신뢰를 잃은 지도를 버리고 감에 의지해 산길을 내려왔다. 커뮤에서 자주 봤던 무료예식으로 유명한 신신예식장이 눈 앞에 보여서 반가운 마음에 사진 찍었다.

버스를 타고 야구장 인근으로 이동했다. 키치네트에 들려서 소품 몇 개 샀다. 마음에 드는 키친웨어가 많아서 돌아와서 스토어팜에도 들어가봤다. 살림도 안 하는 주제에 부엌용품은 왤케 사고 싶을까...



흘린 땀을 보충하기 위해 워터스에서 휘낭시에를 먹었다. 휘낭시에 맛있고 인심 좋다고 듣기는 했지만 단 두 개 사는 손님에게도 하나를 더 덤으로 주실 줄이야...ㅠㅠ 무화과크림치즈 돌았읍니다... 개존맛. 앉은 자리에서 두 개 먹고 하나는 포장해서 와서 먹었다... 다음엔 많이 사서 집에 들고갈게여...


호텔 돌아오니 2시 반쯤. 5시 경기까지 시간이 남아서 침대에 누워 케이팝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중간에 쉬는 시간을 갖기 위해 아침 8시 반부터 빨빨거리며 돌아다녔던 것.


이 날 경기는 줘터져서 크게 쓸 말이 없다. 맥주만 존나 먹고 왔다... 선발이 하늘이 대 페디라 크게 기대 갖지도 않았지만 이렇게 줘터질 게임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 수비 지랄이 났읍니다...ㅠ 1회 자욱이가 홈런 칠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 좋았다고요...ㅠㅠ 선수를 욕하며 미워하고 싶지는 않고 기본적으로 수비 안 되는 친구들을 1군 경기에 계속 쓰는 이유를 모르겠다. 내 수명을 깎기 위해? 빡쳐 죽으라고?



이렇게 줘털려서 분위기가 하염없이 넘어간 경기는 정줄을 놓게 된다. 파도 타기 계속 하는데 한 두번 하고 적당히 하라고 짜증 내면서도 궁디 들썩이면서 일어나줌...ㅎ 저짝에서 아파트 부르는 거 우리도 으쌰라으쌰 같이 함...ㅎ 뒷자리 팬분이 친구들에게 이긴 것처럼 굴자고 호탕해서 말하시길래 감화되어서 이긴 것처럼 굴었다.



일요일 아침 조식은 달걀마요햄치즈샌드위치였다. 로비에서 커피도 한 잔 뽑아와서 같이 먹고 다시 누웠다.  11시 조금 넘어 체크아웃하고 호텔에 짐을 맡긴 후 점심 먹으러 나왔다.



야구장 앞 동양카츠 오픈런. 오픈 15분 전에 도착했더니 세 번째였다. 사실 이틀 동안 밥을 안 먹어서 국밥이 넘 땡겼지만 창원경기 직관 온 야구팬은 무조건 동양카츠 가야 된다고 하길래 흐름에 몸을 맡겼다. 일요일 낮 2시 경기가 있어서 밥 먹고 바로 경기장 가려는 유니폼 입은 사람들로 붐볐다. 김치돈부리 안심을 주문했다. 안심 돈까스 야들하고 맛있더만요... 유명한 이유를 납득했다.


창원에서의 마지막 커피는 가고파로스터스에서 마셨다. 젤라또를 팔길래 참을 수 없어 우유와 초코를 주문했다. 차가운 아이스크림과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함께 먹으면 치아가 깨질 것 같지만, 맛있거든요... 전날 경기 진 동변상련의 T1팬 ㅈ님과 통화하며 창원 여행을 마무리했다.



창원 여행 기념품은 그린하우스의 빵으로... 동선이 맞지 않아 버스타고 왔다 갔다 해야했지만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빵이 달지 않고 담백한 게 다 맛있었다. 특히 잡곡시금치치아바타...내가 한 덩어리 다 먹었지만 또 먹고 싶은 맛...




엇그제 빠른 퇴근까지 하며 잠실로 갔다. 아파트, 챔피언 다 불러재껴놓고 실책이 불러온 스노우볼로 끝내기 맞고 진 팀의 팬의 심정은??? 무난패가 낫지 끝내기 패는 진짜 멘탈 터질 것 같다. 선수를 욕 안 하겠다, 미워하지 않겠다 다짐했지만 이 날은 좀 힘들었다. 나 올해 잠실 직관 3전 3패다... 3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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