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 마지막 게임, 승리의 직관러가 되어 돌아왔다. 세네시간을 추운 데서 뛰고 소리쳤더니 온 몸이 무겁다. 그래도 오늘은 기록해야 하는 날이니까, 일기를 쓴다. 더불어 토요일 낮, 내가 우연히 지마켓에서 예매창을 열어보며 되도 않는 새로고침을 하고 있을 때 뙇 220구역 5열 두 좌석을 취소해주신 누군가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고맙게, 잘 보고 왔어여. 근데 5열은 너무 앞인데다가 앞에서 카메라맨들이 알짱거리는 바람에 시야가 별로더라구염. 경기보다 응원에 열중하게 됐어여...

 

 만루의 승짱, 그리고 선발 원뜨리의 호투, 어제에 이어 지만찡 나의 승환찡으로 이어지는 마무리까지 흠 잡을 데 없는 압도적이고 완벽한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재미는 덜했고 슼빠들이 짠해졌지만 우승했음 된 거ㅋ 시상식도 선수들 막춤도 내 눈으로 봤음 된 거ㅋ 그리고 애니비 단독 콘서트도 잘 보고 왔다. 사실 그거에 맞춰 쩜쩜하고 노느라 몸이 두 배는 축났다. 마라톤을 뛰고 온 것 같은 느낌^^! 그래도 행복하고 아름다운 밤이다. 지르고 싶었던 소리도 마음껏 질렀으니 되었다. 내년까지 잘 참고, 내년 시즌도 또 열심히 야구봐야겠다.

 

 

 시월의 마지막 밤을 틴탑과 보내나 했더니 직전 날 똥을 안겨준 순멍 고오맙고... 표는 잘 팔아서 치킨 사먹었으니 미움을 좀 눌러보겠으나 제발 일처리 좀 똑바로, 잡음 없이 했음 좋겠다. 소통이 좀 되는 듯 하다가도 결국 피드백은 없는 애증의 이상한 순멍...내 편도 없고 하물며 오빠란 사람들도 동반자가 아닌 게 빠질이라지만, 믿을 사람이 없어 외롭다...

 

 요즘은 불면증이란 말도 모르게 골아떨어진다. 이번주는 내내 일이 고되다. 하필이면 이럴 때 후임으로 들어온 남자 알바생이 잠수를 타서 걔 몫의 일까지 맡아하는 바람에 오늘은 눈이 빠질 것 같았다. 다음주 홈페이지 오픈 전까지는 정신없이 거라고 들어서 무섭다. 단순 보조가 아니라 내가 맡는 책임이 있어서 더 무섭다. 당장 내일부터 출근할 새 알바에게 일거리 지시도 해야한다는데 흐규... 회사가 커지면 나중에 나 졸업하고 나서 특채로 뽑아준다고 웃으셨는데, 내 쪽에서 사양ㅋ 내가 꺼려하는 이사님은 자꾸 일 하면서 힘든 게 없냐고 묻는다. 당신...이라고 답할 순 없으니 없다고 그냥 웃는다. 야구보러 가라고 삼십분 일찍 끝내달라니까 두 시간 전부터 가도 된다고 말해주는 직원분들이 있어서 막 힘든 건 없다. 그치만 이사햏은 힘들다. 잠수 탄 알바생이 그 이사햏에 대해 명언을 하나 남겼던 게 자꾸 생각이 난다. 인상에 성격이 쓰여있다고...

 

 뭐라든 신경쓸 것 없다는 위로에도 그 이사햏을 참을 수 없는 이유가 뭘까 생각을 해봤더니, 누구든 설사 그게 딸뻘의 알바생이라 할지라도 일단 눌러놓겠단 권위적임 때문인 것 같다. 거기에서 드러나는 마초스러움은 비호감에 비호감을 더한 효과가 됐고. 본인이 모두를 적으로 돌려놓고 외롭다고 외치는 중으로 보인다. 앞으로 계속 외로우실 것 같다.

 

 이사햏은 직원분들께 나를 칭찬하며(도대체 나에 대해 언제 그렇게 지켜봤다고) 정상적인 가정에서 충분히 사랑받고 자란 아이, 로 평가를 했단다. 잘 속이며 다니고 있는 건 맞는 것 같다. 내가 가진 꼬인 속을 어른들에게 감추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하루 더 출근하면 이틀 쉰다는 희망으로 산다. 토요일에는 조조로 스카이폴을 보고 종일 잘거다.

 

 인핕빠 ㅆ님과 틴탑을 보러 다니고 엘지팬 친구와 삼성야구를 보며 나는 왜 동류의 사람을 새롭게 사귀지 못하고 있는 친구만으로 모든 걸 해보려고 하는지 반성했다. 그치만, 실제 친구가 아닌 이상 절대 편해질 수 없는 걸ㅠㅠ 관람도 관람이지만, 보면서 노가리 까는 게 더 큰 재미인데 잘 모르는 사람이랑은 쉬지 않고 노가리를 깔 수가 없으니까 흐규흐규...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문서작업하고, 야구장가서 추위에 움츠리고, 집에 와서 다시 웹서핑을 하니 어깨가 무너질 듯 아프다. 이제 자야겠다. 내일도 기상 시간은 여섯시 반. 앞으로 두 달은 더 여섯시 반에 일어나는 삶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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