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마지막 주말, 친구들과 부산에 다녀왔다. ...과 ~~의 사용이 많졌고 2012년 이후 첫 부산 방문이기 때문에 그때와 비교해 스스로가 정말 틀딱처럼 느껴졌다... 그래도 열정이 있고 유승준의 열정과 섹븐의 열정을 열정적으로 불렀으니 여행의 제목은 틀딱의 열쩡이다.

 

 

 토요일 아침, 구리에서 7시 반에 출발하는 부산행 고속버스를 탔다. 틀딱3(가나다순에 의해 임의로 번호붙임...)님이 챙겨온 밀크티쨈을 미니토스트와 아이비에 발라먹었다. 쨈과 과자로 허기를 누르며 중간에 들린 휴게소에서 군것질을 하지 않았다.

 

 

 다 낙곱새를 맛있게 위해서... 터미널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고 서면 개미집으로 이동했다. 웨이팅이 좀 있었지만 금방 빠졌다. 낙곱새 3인분에 우동사리를 추가했고 맥주도 한 병 먹었다. 맵지 않고 걸쭉해서 입에 붙는 맛이었다. 맛있었다는 뜻... 곱창이 적어 좀 아쉽기는 했다...

 

 밥을 먹고 숙소 입실까지 시간이 좀 남아 가게 옆 오락실에 갔다. 일본어로 크게 떠드는 3인큐 게임에서는 3명 중 꼴찌를 했으나 사격 게임에서는 단연 1등을 차지했다. 배그 방송을 열심히 본... 보람...ㅋ

 

 예약한 에어비엔비에 짐을 내리고 전포동 카페 투어를 시작했다. 어딜 가야겠다고 찾아본 곳이 없어서 폰으로 그때 그때 검색해서 들어갔다. 첫 장소는 이름에 커피가 들어갔으니 당연히 커피가 자신있겠지 싶어 찾은 에프엠 커피.

 

 

디저트 사진 잘 찍는 법을 배우고 싶다...ㅋ

 

 커피와 딸기케잌, 크루아상을 먹었다. 커피도 괜찮았고 디저트도 맛있었다. 딸기가 제철이라 딸기 자체로도 넘넘 맛있었다. 창가 자리에 앉아 밖을 배경으로 사진도 많이 찍었다.

 

 

 

 거리 구경을 하며 틀딱2님이 알아온 소품샵 두 군데를 들렸다. 그 중 하나... 늘 무얼 사지는 않지만 장난감 구경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토이스토리 우디와 버즈 뱃지를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또 못 샀다. 넘 귀엽고 갖고 싶은데 정말 딱히 달고 다닐 곳이 없다...ㅠㅠ 그리고 이미 넘 틀딱이라, 나이를 속이지 못하고 얼굴이 진지를 빨고 있어서 그것들과 어울리지 않아...

 그리고 갑자기 악세사리 가게에서 반지를 샀다... 꼬임이 두번있는 아주 예쁜 반지인데 두번이나 꼬인 그 매듭이 마치 베베 꼬인 내 성격같아서 외면할 수 없었다. 부산에서 운명처럼 만난 내 반지...

 

 

 2차 디저트로 마카롱과 블랙티를 먹었다. 지미지니...팍...지니지미..팍?은 가게 밖으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델리케이트에 갔다. 틀딱3님은 단 음식을 안 좋아해서 하차하고 나와 틀딱2님이 한개반씩 나누어 먹었다. 맛있고 행복했다. 틀딱3님이 스노우 필름필터에 맛이 들려서 힙한 사진을 오백장 찍어줬다. 이때부터 인디가수 앨범커버 같은 사진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사진 광기에 물들어 하루에 몇 백장에 달하는 사진을 서로 주고 받게 된다... 열쩡이 사진에 대한 열쩡이었을까...

 

 

 

 밤바다를 보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광안리로 향했다. 이전에 여행에서도 그랬지만 해운대는 낮, 광운리는 밤... 꼭 그렇게 가야할 것 같다.  전문가 모드로 만져서 좀 더 선명하게 나온 야경사진도 있지만 어쩐지 흐릿한 이 사진이 더 마음에 든다. 손도 똥손, 눈도 똥눈일까ㅋ

 

 바다보고 기분 나쁜 적이 한 번도 없다. 밤바다를 걸으니 진짜 부산에 놀라왔다는 실감이 들었다. 힙한 카페 골목에서 이런 탁 트인 바다로의 전환이 한순간에 가능했다. 걷다가 추워서 친구들이 추천해준 별침대를 갔다.(와우 1일 3카페) 오렌지와 자몽을 착즙하고 간식으로 치즈볼을 담아 자리를 앉았다. 창가 자리가 아니라 김이 좀 샐 뻔 했으나 잠시후 창가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코트를 덮고 내 방인냥 누워 바다를 구경했다. 모래사장에서 드문드문 작은 폭죽이 터지고 광안대교 불빛이 멀리 반짝였다. 한번 누우니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ㅋ

 

 

 한껏 늘어지고 게을러졌기 때문에 숙소까지 택시를 타고 가서 저녁도 시켜먹었다! 동근이숯불치킨에 라면사리 추가! 인터넷으로 비주얼만 봤을 때부터 먹고 싶었다... 흑 우리 동네에도 숯불치킨에 라면사리 추가해주는 치킨집이 있었으면...ㅜㅜ 패기롭게 시킨 매운 맛이 많이 매웠지만 견딜만했다.

 

 그리고 우리 답지 않게 제법 일찍 하루를 마감했다. 만족스러운 숙소의 단 하나의 흠, 와이파이 때문에 힘들었다. 틀딱2와 3은 와이파이를 안 쓰고 나 혼자 잡아 쓰는데도 동영상은 볼 수 없을 정도, 카톡 사진 받는데 억겁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외롭고 쓸쓸했다...

 

 다음날 아침, 누워서 버틸만큼 버티다가 도무지 더 잠을 못 잘 것 같은 8시에 기상했다. 씻고 화장하면서 숙소에 비치된 네쏘를 한잔 뽑아마셨다. 화장하면서 커피 마실 수 있으니 느린 와이파이를 감수해야하는 걸까...ㅠ

 

 10시부터 아구찜을 먹으러 나섰다... 네이버 정보에 용화집이 10시 30분부터 영업을 한다고 해서 약간 의심을 하며 브런치...로 먹기로 결정을 했는데 의심대로 10시반이 영업 시작 시간은 아니었다...ㅋ 그래도 문이 열려있었고 들어와서 앉아 있으라고 해주셨다. 테이블에 앉아 멍 때리며 오늘, 내일 어디갈지 얘기 나누며 쉬었다.

 

 

 

 그렇게 한 시간을 노닥거리고 난 후에야 해물아구찜을 먹을 수 있었다. 맵지 않아서 만약 다음에 가게 된다면 약간 맵게 해달라고 요청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비리지 않고 맛있었다. 셋이 중자를 먹으니 배가 불러서 사리를 못 먹었다...ㅠㅠ 아쉽고요... 후식으로 주시는 식혜가 달지 않고 딱 맛있었다.

 

 

 그리고 다시 전포동으로 돌아와 카페 투어를 했다. 사실 부산 여행은 틀딱의 카페 투어였다...!! 걷다보니 토요일에 구경했던 곳들은 큰 길이고 작은 골목 사이로 상점들이 많았다. 작은 골목들이 더 기웃거리는 재미가 있었다.

 

 

 카페 그 안에서 티와 딸기케잌(이틀 연속 딸기케잌을 먹기는 또 처음...제철이니까...이해...), 스콘을 먹었다. 이곳은 티와 디저트도 디저트지만 분위기가 포근해서 좋았다. 레이스 커튼도 예쁘고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도 예뻐서 사진을 천오백장 가량 찍었다(넝~담ㅎ)

 

 

 

 골목을 지나는 중 분위기가 따뜻해보이는 외관에 끌려 2차 카페로 어썸에 들렸다. 커피 잘 안 마시는 틀딱3님이 저 라떼? 맛있다고 했다. 한입 뺏어먹어봤더니 우유맛 낭낭하고 커피도 진해서 내 입에도 맛있었다.

 

 

 틀딱2님의 지휘 아래 버스를 타고 이기대로 향했다. 중간에 화장실 문제로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으나ㅋㅋㅋㅋㅋㅋㅋ 체육공원 화장실을 이용하여 위기를 잘 극복했다. 겸사 겸사 공원을 가로 질렀는데 그 공원이 전망 맛집이었다. 고지대였고 탁 트여있었다. 틀딱2님은 이걸 또 자기 덕이라고...ㅋㅋㅋㅋㅋ

 

 

 이런 장면을 마주 하며 걸었다. 산과 바다와 배와 다리, 그리고 빨간 등대, 낚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늘이 파래서 보정 없이 그냥 카메라 어플로만 찍어도 그림 같았다. 부산 기장에 사는 ㅅㄿ님께 진심 다시 묻고 싶다. 정말 매일 본다고 바다가 감흥없어질 수 있는지???

 

 

 

 이기대공원을 걷지는 않고 아래서만 깔짝거렸다. 산을 타고 오를 자신이 없었다ㅋ 낮 모래사장을 밟아보고 싶다고 주장해서 택시 타고 바로 해운대로 가기로 했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택시기사님과 얘기를 나누며 해운대에 도착...틀딱3님이 사람이 아무도 없는 짧은 틈에 급히 해운대 이름판을 찍었다. 박수 짝짝짝... 사진 찍을 때마다 걸리는 엘씨티 정말 흉물스러웠다. 게다가 흉물이 세 개... 모래사장에 오면 늘 찍는 발 사진도 찍고 늦오후 바다를 좀 보다가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다.

 

 

 

 버거인뉴욕에서 햄버거를 먹었다. 틀딱2님이 나중에 말하길, 3일 동안 부산에서 먹은 것들 중에 제일 맛있었다고ㅋㅋㅋㅋㅋㅋ 수제버거 맛 없기도 쉽지 않지...

 

 

 

  수제버거 먹고 힘을 내서 노을을 보러 갔다. 역광으로 점프샷을 찍으려고 펄쩍 펄쩍 뛰었다. 운동을 좀 한 틀딱3님은 높이, 오래 잘 뛰는데 난 금방 떨어져서 자괴감을 느꼈다...ㅋ

 

 1일 3카페를 하기 위해 블랙업에 들려 해수염 커피를 테이크아웃했다. 대만에서 먹은 소금커피와 비교해 소금이 씹힌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짜고 달고 진해서 맛있었다. 양이 너무 적어서 아쉽다...ㅠ 

 

 평소 여행에서 보다 훨씬 덜 걸었기 때문에 열쩡이 남아 돌았다. 그 열쩡을 불태우기 위해 노래방에 갔다. 유승준과 엔씨티, 퀸을 넘나드는 다양한 레파토리가 있었고 음역대가 낮은 우리는 걸그룹 노래에 계속 질 수밖에 없었다.

 

 

  노래방에서의 흥이 계속 이어진 상태로 야경 명소 더베이 101 앞 데크로 갔다. 고층 건물들에서 빛이 쏟아졌다. 야경맛집 인정하는 부분이고요... 틀딱들은 또 정신 없이 사진을 찍다가 나들이 온 커플들의 부탁에 그들 사진도 찍어주었다. 틀딱3님은 정말 찍사로 돈이라도 받아야 될 것 같았다.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오는 것으로 일요일 하루를 마감했다. 느려서 화가 나는 와이파이와 씨름하다 잠이 들었다...

 

 월요일 아침은 좀 더 느긋했다. 유승준과 엔씨티 노래를 들으며 씻고 화장했다. 틀딱친구들은 숙소에 있는 씨리얼과 남은 치킨으로 간단히 아침을 하고 나는 건물 1층 스벅에서 블랙티라떼를 마셨다. 그리고 이 아침에 틀딱2의 머플러와(바로 전날 해운대에서 산 것, 즉 단 하루만 한 것) 틀딱3의 참크래커(밀크티쨈과 먹으려고 챙겨온 것, 제법 부피가 큼)가 없어졌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사건은 미궁속으로^_T

 

 마지막 날이니 움직이기 편하게끔 부산역 물품보관함에 짐을 맡겼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영도 흰여울마을로 향했다.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본 순간 가고 싶어져 가자고 우겼던 곳인데 정작 택시기사님도 흰여울마을라고 하는 지명을 모르셨다. 사람들이 아직은 많이 몰리지 않나보다.

 

 

 택시에서 내려 해안산책로를 걸었다.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날이 따뜻했고 햇빛도 충분했다. 입에서 저절로 시원하다는 말이 나왔다!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한 겨울에 어깨 움추리지 않고 바람을 받으며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으로 다가왔다.

 

 

 

 계단을 올라 주택가 골목 사이로 바라보는 바다도 근사했다. 마치 영화 인히어런트 바이스가 연상됐다. 

 

 

 라면을 먹으려다가 가게 앞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다른 카페를 찾았다. 레이지캣이라는 전망이 좋고 영업 잘하는 냥님도 계시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1인 1디저트도 했다. 당근케잌과 초코케잌, 그리고 호박타르트까지 다 먹었다... 여행 3일차에 입이 터졌다...ㅋ

 

다음에 오면 이 느낌이 아닐 것 같아 지금 이곳에 다녀온 기억이 소중하다. 또 바다가 보고 싶넴...

 

 천천히 걸어서 산책을 마치고 택시를 타고 남포동으로 향했다. 검색으로 알아본 떡볶이 노점상을 가보고 싶었지만 우리가 위치를 모르는건지 그날 장사를 안 나오신 건지 찾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눈에 들어온 시장 떡볶이집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시키고 나중에 야채김밥도 한줄 추가했다. 느끼한 디저트를 잔뜩 먹고 난 후여서 떡볶이와 오뎅국물이 소화제처럼 느껴졌다. 부산 명물이라는 두꺼운 떡으로 만든 떡복이와 어묵을 드디어 먹었다.

 

 배부른 상태로 시장 구경을 했다. 강형을 위한 귀여운 옷을 하나 사고, 비엔씨에서 가족들은 위한 파이만주를 샀다. 이제 정말 가야지, 하며 역을 향해 걷다가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는 것처럼 편집샵에 들어가서 틀딱3님이 갑자기 캔버스 가방을 샀다. 가방을 골라주며 나도 반지를 구경하는데, 틀딱2님이 또 갑자기 우정 팔찌를 맞추자고 해서 우정은 없지만 우정팔찌를 하나씩 샀다.(정작 다음 만남 때 나랑 틀딱3님은 팔찌를 하고 나왔는데 사자고 제의한 틀딱2님이 안 하고 나왔다. 부들부들...)

 

 올 때는 SRT를 타고 편하게 왔다. 수서역에 내릴 때 부산역에서 산 환공어묵을 두고 내려 귀갓길을 길게 만들었지만 빨리 돌아가 유실물 센터에서 금방 찾았다.

 

 부산은 비교적 따뜻했고 3일 내내 바다를 보니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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