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적으로 좀 복잡한 일이 있었는데 고민을 좀 하니 금방 몸이 아파왔다. 몸살기운은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목감기가 붙어있다. 목이 칼칼하고 영 입맛이 없다.

 

 내 단호박 먹은 마음으로는 이번주 안에 깔끔하게 하고 있는 일이 정리됐음 좋겠다. 확실하게 말해 두어서 꺼릴 것은 없다만, 여지를 주며 자꾸 붙들여 두시려는 것 같아서 찝찝하다. 나도 월말까지는 붙어 있어서 돈 벌고 싶었지만 양재동은 10시로 출근시간을 미뤄줘도 다니기 힘들어서 어쩔 수 없다. 사람 구하고 하고 있는 일 인계해주는 도리만 하고 사라져야지고 싶다. 일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도 있고, 뭣 같은 이사새끼 땜에 느낀 불쾌함도 커서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으니 시원했다. 그래서 출근하기 엄청 싫어진 것도 사실이지만,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으로 일하기로 다짐했으니 참..는다...

 

  어제는 남영동1985를 봤다. 친구와 둘이 보았는데 영화 보는 내내 울고 그 여운이 가시지 않아 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에도 훌쩍거리며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나중 태어난 사람의 행운을 누리면서도 역사를 바로잡지 못하고 있는 데에서 죄책감을 느꼈다. 너무나 사실적인 폭력 앞에서 나는 스크린을 제대로 응시할 수조차 없었다. 폭력은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 모두의 인간성을 앗아간다. 특히 폭력 가담자들의 행위가 어디까지 인간적이고 어디까지 비인간적인 것인지 그 구분이 모호해질 때 무서웠다.

 

 몸살기운 더불어 생리가 겹쳐서 외출에서 돌아온 뒤로는 내내 누워만 있었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이 연락을 해와 간만에 씨끌벅적한 식사를 했더니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로 좀 피곤했다. 학교 얘기가 이제 남 얘기같이 생소하게 들렸다. 니뽕내뽕은 그냥 그랬다. 어지간한 중국집 짬뽕이 더 맛있는 정도였다.

 

 일요일은 느긋하게 배송온 니엘조북이나 읽으며 보내려했는데 머리가 아파서 흐규... 어제 한참을 운 탓인지 눈이 붓고 쌍꺼풀 라인이 제 멋대로인데다 머리가 종일 띵하고 아팠다. 카누를 거푸 타 마시며 정신을 차려보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그래서 지금도 자야하는데, 생각만 하고 주말이 가는 아쉬움에 쉽게 잘 수가 없다. 비오는 월요일은 또 지옥같겠고 감기가 떨어지지 않는 이상 여전히 몸은 고될거다...

 

 아청법 때문에 호모덤이 수그러든 것 같아 슬프다... 당사자인 애들한테 죄스럽고 미안한 건 맞는데 내가 팬픽을 쓰고 또 팬픽을 본다고 아동성애자가 되지도, 남자 고딩을 뭘 어쩌지도 않을 건데^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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