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틴탑빠로서 후기를 찝니당... 씻고 뜨거운 커피를 한 잔 들이부으니까 좀 편안해진다.

 

 애초에 빠른 번호 받을 생각도 없고, 금요일 밤부터 줄서기 시작했단 애기에 좀 질...려서 느긋하게 일산으로 출발했다. 일산은 멀고 멀고 멀다. 2시 반쯤 킨텍스에 도착했더니 A구역 900번대를 받을 수 있었다. 뒤에 빠져서 보다 덜 전쟁같이 즐길 마음이라 나쁘지 않았다. 펩시콜라와 도리토스와 칫솔통으로 보이는 지퍼백(안에 야광봉과 액정 클리너가 든)을 받았다. 밥을 먹으려고 택시를 타고 라페스타로 나갔다. 비아지오에서 ㅆ님은 새우와 날치알이 들어간 크림 파스타를 나는 소세지와 버섯이 들어간 토마토 파스타를 배부르게 먹고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 잔씩 손에 든 채 택시를 탔다. 입장한다는 4시까지 왔더니 어느 정도 줄이 세워져 있어서 맞는 번호대에 가 퍼질러 앉았다. 대충 훑어보니 내가 제일 늙은 것 같았다. 간간히 보이는 어린 틴탑팬분들이 그래도 위로가 됐다. 친구들이 세계에서 한 명뿐인 틴탑빠라고 놀리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나는 유일한 틴탑빠가 아니야ㅠㅠ 노가리를 까며 시간을 보내고 6시 되기 전에 입장을 할 수 있었다. 갑자기 벽이 열리며 안으로 연결된 통로가 드러나서 신기방기 올ㅋ했다.

 

 자리를 잘 잡았다. 어차피 900번대라 앞에서 볼 바람따윈 없었는데 뒷팬스 단에 자리가 남아있어서(정말 그 편한 자리를 왜 안 서고 비워두신거지...C구역 밤샘 언니들과 같은 위치 높이에서 볼 수 있는 좋은 자린뎁) 차지했다. 또 퍼질러 앉아 노가리를 깠다. 출연가수들의 노래를 틀어주는데 안 유명한 노래들이 나와서 지쳐갔다... 엔젤이 흘러나오는데 엔젤을 따라 부르는 빠는 나밖에 없었고 조금 외로웠다... 인스피릿 틈에 끼어서도 난 울지 않아. 난 강하니까...

 

 다수 속에 하나인 걸 즐기고, 내 오빠 1등인 거에 취해서 잠실종합운동장 3층, 상암월드컵 경기장 3층에서 믿어요를 부르며 하염없이 오빠를 기다리다가 잠깐 스쳐가는 면봉신기를 봤을 때도, 인스피릿 속에 섬이 되어 틴탑을 외친 오늘도 결국 나 좋아서 하는 짓이란 건 같다. 우울해하지 말고 행복하게 빠질하겠다능...

 

 형돈이와 대준이, 에프엑스가 나왔다. 적당히 즐기면서 앞에 플카 높이 든 햏, 아기를 목마 태우는 아빠햏 고나리를 먹이고 굽 높은 워커에 까치발까지 드니 시야가 나쁘지 않았다. 발끝까진 볼 수 없어도 허벅지까지는 확보가 됐다.

 

 곤충을 무서워하는 멤버가 있고, 콜라를 좋아하는 멤버가 있는 틴탑이 소개되고 나만의 샤우팅이 시작됐다. 빠수니를 구경하는 빠수니라니... 날 보지 말고 틴탑을 보고 응원 좀 해주지...ㅠㅠ 원래 그렇게까지 소리지르는 st.는 아닌데 우래기들 기죽는 꼴은 못 보겠고 내 목소리, 내 함성, 내 애정이 우래기들에게 닿았으면 해서 그 구역 미친년이 되어 샤우팅을 질렀다. 우래기들은 펩시콘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게 빨간 제복 의상을 입고 나왔궁ㅋㅋㅋㅋ 먼저 눈에 보인 건 앞머리를 올리진 않았는데 약간 셋팅하고 나온 허니와, 머리를 좀 다듬은 듯한 니에리(집에 와서 사진 보니까 흑발로 염색까지 했더라긩ㅠㅠㅠ 다니엘오빠...S2)였다. 종혀니는 어제는 청순한 생머리로 나를 낚더니 오늘은 다시 이마를 드러냈당.  나사-인터뷰-투유-향뿌-미겠 순으로 진행이 됐다. 난 나사를 볼 땐 허니, 창현이 위주로 감상을 하는데 특히 둘이 마주보고 칼스텝 밟는 부분이 넘넘넘 좋다. 작...은 둘이서 힘 빡주고 춤추는 걸 내 한 눈에 담는 게 좋다. 인터뷰는 창혀니가 너갱이를 놓고, 팬들에게 가장 감동할 때?를 '씻을 때'라고 답한 것과 민슈 애교 부린 것뿐이 생각이 안 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흐규... 내새끼들......

 

 내 취향은 그런 게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젠 자켓을 벗을 때 드러나는 네 마른 어깨와 반전으로 근육의 쪼개짐이 드러나 빠순이에게 설렘을 주는 네 팔뚝을 좋아해, 허니야... 네가 하는 많은 다정한 팬서비스들이 고마워.  일개 짠내나는 새우젓에게 너와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안겨줘서 고마워. 네가 가진 눈빛, 손짓, 분위기는 정말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고유한 너만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믿고 갈게. 널 응원해.

 

 보컬라인이 힘이 들어 시간을 좀 보내기 위해 허니오빠가 마이크를 잡고 멘트를 쳤다. 별 말 안 했고 바로 다음 곡 소개로ㅋ 틴탑다운, 소년스럽고, 청량한 그러나 내 눈으로 한 번도 못 봤던 향뿌를 본 게 오늘의 제일 큰 수확이었다. 땀으로 반짝이는 청춘의 얼굴들이 예뻤다... 막곡 미겠 때는 남은 힘을 쥐어짜 돌출로 튀어나온 오빠들과 호흡하며 쩜쩜까지 했다. 엠씨들과 인사를 하고 무대 뒤로 애기들이 사라질 때까지 소리를 질렀다. 땀이 범벅이 되고 목이 아팠다. 두세시간 동방신기 콘서트를 뛰었을 때보다 목이 더 아팠다. 탈진할 것 같아 주저 앉았다. 너희를 향해 불...태웠다...ㅆ님이 최고의 틴탑빠라고 엄지손가락을 들어주셨다. ㅆ님은 최고의 조력자로서 오늘도 역할을 다해주셨다.

 

 함성이 클 때, 기분이 좋아 방긋거리는 너희의 얼굴을 생각하면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는 기분... 우래기들 개짱b 너희가 최고야. 설사 남들에게 최고가 아니더라도 내가 최고가 될 때까지 지켜보고 응원할거야...

 

 촬영 고나리가 짱이었다. 와중에도 찍는 찍덕들은 찍었겠지만, 그래도 내가 가본 어느 공연장보다 꼼꼼하게 고나리를 먹여서 차라리 공평하고 좋았다. 다 못 찍게하는 거 찬성입니당... 근데 그럴거면 인피니트 공연할 때도 그렇게 해주지...ㅋ 강친들도 후반부는 지..치...나...

 

 잠시 쭈구려 앉아 진행되는 상황을 멍하니 보는데, 꼴랑 50만원짜리 해드폰 하나 갖고 사람 엄청 놀려 먹더라. 진짜 데프콘 비호감qqqqqqqqqqqqq 그거 주네, 마네 하면서 관객 연기시키면서 골리고 진짜 보기 싫었다. 누굴 거지 취급하는 것도 아니고. 주저 앉아있으면서도 욕을 하느라 힘이 들었다...

 

 미스에이는 봉만 힘들면서 쉬엄쉬엄 봤고 인피니트는 ㅆ님을 따라 이호원을 쫓으며 봤다. 와중에 성규어빠의 작은 눈과 어찌 저찌 아이컨택한 것도 같은 느낌적인 느낌도 드는데, ㅆ님과 서로 자길 봤다고 옥ㅋ신ㅋ각ㅋ신ㅋ했다. 인피니트 팬들이 대다수라 단콘 같았고, 시야가 트여서 무대보기도 좋았다. 마지막 남은 체력을 쥐어짜 즐겼다.

 

 콘서트가 끝나고 정말 편하고 운 좋은 행사였다고 자체 평가를 내렸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좀 쉬다가 구리영업소 가는 좌석 버스를 타고 왔다. 한 시간도 안 걸렸다. 일산 가깝다며 허세를 부렸다. 고속도로에 덜렁 내려져 당황스러웠는데 착한 구리시민님께서 벌말 쪽까지 태워다 주셨다. 집에 오는 길까지 편하고 운이 좋았다.

 

 팬들이 너무 우울해하는 것 같아 맘이 아프다. 나도 못지 않게 피해의식을 가지긴 했지만, 그래도 오늘 우래기들은 빛났고 예뻤고 행복해보였다는 걸 알아줬음 좋겠다...

 

 

 대기실에서 찍은 스타콜이 올라왔고(서로에게는 엄!청! 다정한 차니와 허니ㅠㅠ 동갑 남자사람들에게서 그런 분위기가 나온다는 걸 알려줘서 고맙당... 허니의 ...☆ 한 말맺음을 다정한 시선으로 받는 찬희야...ㅠㅠ 네가 가진 따뜻함에 내가 녹는 기분이야...) 인기가요 친환경송도 올라와있다. 바쁜 빠순이는 쉴 틈도 엄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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