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년을 채웠던 학교 전산실 근로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나도 돈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는 게 아쉽고, 같이 일하던 조교님들도 진심으로 아쉬워하셨지만 4월에 교생을 나가기 때문에 어찌할 수가 없었다. 많은 알바를 해본 건 아니지만, 감히 내가 해본 알바 중 편하기로는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강 시간 틈틈이 가서 하는 아르바이트라 공강 신경 안 쓰고 시간표를 막 짜도 되는 편리함도 있었다. 학기 중에 이런 많이 시간이 남아도는 것과 돈이 없는 것에 적응해야 한다.

 수능 끝난 이후부터는 늘 알바 중이었다. 과외 반 년하고 쫌 더, 편의점 일 년 반, 학교 도서관 근로 세 달, 전산실 근로 1년. 알바를 안 하고 놀면서 학교 다닐 수 있다는 거에 대한 기대감도 있돠... 이러다 4월이 끝나자마자 단기 알바라도 찾아서 뛸 것 같지만ㅋ 4년째 내가 벌어쓰고 있는데 용돈을 어떻게 또 받아쓰겠어...

 학교를 다닌다. 월요일은 2시간짜리 수업 하나 들으러 학교 간다. 난 전공이 예술분야도 아닌데 교직 수업이 예문대에서 많이 해 이번 학기는 내내 예문대에 있을 예정이다. 전공은 하나뿐이 듣질 않아서 소속 단과대의 느낌은 모르겠다. 내가 신입생일 때는 몰랐는데 작년, 재작년엔 3월이 못 견디게 싫었다. 신입생들로 단과대 건물 안이 너무 시끄러웠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 어느 신입생 못지 않게 우르르 몰려다녔었고 그 친구들과 이학년, 삼학년 때도 같이 다녔지만 3월의 들뜬 분위기가 싫었다. 비가 오는 교정을, 한없이 우울해하는 이번 학기 남은 유일한 친구와 함께 걸었다. 과는 달라도 교직을 같이 이수하는 친구라 이번 학기는 거의 대부분의 수업을 함께 듣는다. 우리 둘이서만 이렇게 교정을 걷고, 둘이서만 간식을 먹고, 둘이서만 하교를 하는 그 일과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래도 내일은 복학생 친구들과 휴학생 친구들과 나같은 스트레이트까지 다 모여 저녁을 먹기로 했다. 개강 후 술 한 잔을 이제야 할듯. 

 친구와 개강 후 우울했을 때를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나는 개강 첫 날 2시간 공강에 도서관 열람실에 앉아있을 때 개강이고 뭐고 만날 사람도 반가운 사람도 없어 이러고 있구나 싶어 우울했다고 얘기를 했다. 친구는 그지같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잔디밭에 앉아 놀고 있는 신입생들을 보며 우울했다고 했다. 밤이라 다행이야.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 있어서...

 



 엠팍에서 나오는 썰들 때문에 불안하고 짜증났었는데(무슨 근거, 무슨 확신이면 그렇게 실명에 가깝게 글을 막 휘갈길 수 있지??????) 지만찡이 날 위로해주었다...


 4월이 되면 아무리 바빠도 야구장을 가고, 찍은 두 날 중 하루 엘리자벳을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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