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보러 가자는 친구들의 권유에 못 이긴 척 쫄래쫄래 따라갔다. 썩 좋아하지도 않고 그다지 믿지도 않지만 재밌으니까ㅋ
강남역은 처음 가봤다. 화요일 대낮이라는 시간에도 사람이 그렇게 많다는 것에 놀랐고 얘기로는 들었지만 모든 매장이 큰 것에 또 놀랐다. 촌에 사는 것 아니지만, 내가 다니는 주로 돌아다니는 구리시, 광진구와는 다른 느낌이어서... 곧 사람들에 치이고 치어 주말 밤에 건대를 걷는 기분이 되었다. 아무 것도 모르니 친구들만 따라다니는 데에도 금방 지쳤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았다. 가기로 알아봐뒀던 곳은 웨이팅 시간이 너무 길어 그냥 포기. 차선으로 들어간 곳은 식재료가 떨어졌다며 손님을 받지 않아 못 들어감. 3차시도 만에 자니로켓버거라는 수제 햄버거 가게에 앉을 수 있었다... 마침 그 시간은 런치 타임을 8분 넘긴 때^_TTTT 그냥 오늘은 이런 날이구나... 생각하며 넷이서 수제버거를 씹었다. 나는 메뉴 고르기가 귀찮아 오리지널을 시켰다. 맥도날드나 버거킹을 좋아하긴 하지만 빅맥, 와퍼는 패티와 피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무조건 치킨버거를 먹는데 수제버거는 확실히 패티가 맛있었다. 고기다운 맛. 런치면 칠천원이니까 주변에 가게만 있다면 버거킹에서 와퍼세트 먹느니 여기 가겠다.
햄버거를 밀어넣고 포만감을 느끼며 사주가게로 갔다. 친구가 인터넷에서 찾은 곳인데, 11번 출구 버거킹 근처에서 엔젤리너스 골목으로 들어가면 보인다. 유명한 곳이라 블로그 후기를 참고 했다. 나름 3시에 맞춰 간다고 갔는데 십 몇 분 늦었더니 벌써 손님이 있었다. 믹스 커피 한 잔 먹으며 기다렸다. 생각보다 곰방 차례가 왔고 우겨서 넷이 같이 남자분께 사주와 관상을 봤다. 음... 전반적인 감상평이라면 직관적으로 관상을 잘 맞추시는 것 같은데 사주는 잘 모르겠단 거?
- 이 중 가장 조화로운 관상이니 성형하지 말라고 하심. 코, 턱, 눈 아무 것도 손대지 말라고 하심.........ㅜㅜ 손을 대서 보다 호감가는 얼굴이 된다면 그게 더 좋은 관상이지 않을꽈, 생각하는 나지만ㅋ 성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하나의 핑계가 생겼다,
- 눈이 충분히 쎄니까 눈화장을 하지 말라고 하심. 아이라인을 언더까지 채우고 쎄게하고 갔는뎁ㅋ 눈이 강하단 얘긴 첨들어봤다. 이외에도 나에게 센 얼굴, 카리스마ㅋ 등의 어휘를 사용하셨는데 내가 생각하는 내 얼굴을 호구상이라 읭?싶었다. 내 얼굴... 길 묻기 쉬운 얼굴... 도를 아십니까가 잘 붙는 얼굴...
- 2014년, 15년이 좋음. 그 전까지 준비하면 그 때에 된다고 말씀하셨돠. 그 때 취직을 하는 것을까?? 애정운도 그 때... 같이 간 친구들이 20대 때 연애가 잔잔한 데에 반해 난 엄청난 연애ㅋ가 그 때쯤 있을 것 같다며...ㅋ 엄청난 연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 그 때 온다면 지금 당장 잔잔한 연애라도 있었으면 좀ㅋ
- 결혼 안 할거라고 했더니 그런 말 하지 말라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본인이 봤을 땐 할 것 같고(한 눈에 꽂히는 상대가 나타날 것이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안 한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만약에 하면 민망하니까 생각은 가져도 입으론 내뱉지 말라고 하셨다. 난 확실히 안 할 것 같지만 선생님 말씀도 일리가 있으신 듯해 조언으로 받아 들였다.
- 집 안에 있는 타입은 못 됨. 회사 일에서도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는 것과는 성미가 맞지 않음. 돌아다니는 일 어울림. 언론 쪽 적성에 맞음.
- 혹시나 싶어 창조적인 일은 어울리냐고 여쭸더니 당연히 안...어울...린다고...ㅋ
- 고집 셈. 요즘 자기 고집 없는 사람이 어딨나 싶고, 같이 간 친구들도 다 들었던 얘기라 걍 듣고 넘기려고 했는데 친구들에겐 좀 굽히고 생각하라고 한 반면 내겐 넌 못 굽히는 애니까 그냥 그렇게 살라고 하셨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애할 때도 칼 같을 테니까 그냥 맞춰주는 사람 만나라고...ㅋ
- 가정적임. 특히 만약 결혼을 하더라도 엄마와 가까이 산다고 함!!!!! 이 말을 오늘 엄마에게 했더니 본인을 언제까지 괴롭힐 생각이나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동생 일 걱정하지 말 것. 알아서 잘 사는 애니까 내 걱정이나 할 것.
- 48세부터 쭉 좋음. 오래...산...다... 48세부터 카페나 음식적 사업 추천. 그래서 커피 만드는 법이나 요리에 대해 공부해두는 걸 추천하심. 직접 할 건 아니지만 사람을 부리려면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창업이나 사업은 전혀 관심 밖의 분야고 먼 일이기도 해서 이 부분은 잘 안 들었다. 그냥 좋다니까 좋아서ㅋㅋㅋㅋㅋㅋㅋ
- 돈!복!있!다!
재미로 들었고 흘려들을 건 흘려보냈다. 여전히 눈화장을 할 거고, 매니큐어도 내 멋대로 칠할 거다ㅋ 몇 몇 가지는 정말 단호하게(예를 들어 친구보고 지금 남친과 헤어지라든가ㅋㅋㅋㅋㅋ) 말씀하셨는데, 전반적으로는 평이한 조언 같았다. 목소리 높고 조급한 친구에게는 톤 낮추고 한 번 생각하고 말하라든가 같이.
재미를 얻었고 이만원을 잃었다. 2~3년 후 이 일기를 다시 읽었을 때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어디 한 번 보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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