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한참 안 해서 밀린 여행기나 좀 써보려고 한다. 흑흑 기억력 힘조...!
지난 8월 횐님들과 여름 여행으로 순천, 여수를 다녀왔다. 몇 년 전, 순천, 여수 여행에서 여수에 좀 더 오래 머물렀다면 이번엔 순천을 더 보는 시간이었다.
돈 없고 시간 많으니까 동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1시쯤 순천 터미널에 도착, 터미널과 가려고 하는 식당이 가까워서 숙소 안 들리고 밥부터 먹으러 갔다.
중앙시장 솔밭식당에서 곱창전골을 먹었다. 이런 저런 부속이 많이 들어있고 단맛이 강했다. 떡볶이 같았다. 3인분 먹고 밥도 볶아 먹었다.
빨간 음식 먹었으니까 후식 먹으러 카페 ㄱ. 옥리단길이라는 핫플거리가 있다길래 천천히 걸으며 구경하다 스콘 맛집 멜터웨이즈에 들어갔다. 아아와 스콘으로 땀을 좀 식힌 후 순천역 근처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잡은 구 피아노모텔 현 가든베이호텔은 역 바로 옆이며 싸고 깨끗했다. 짐 내려놓고 순천만에서 일몰보기 전까지 뭐할까 고민하다가 힙에 질식할 것 같은 핫플을 가보기로 했다...
입구 공중전화 앞에서 사진 오십장씩 찍고 자개장 앞에 앉아서 또 사진 오십장 찍었다; 외관과 자개장 진짜 오져버렸다...
횐님이 오는 길에 오늘 열리는 플리마켓 포스터를 봤다고 해서 방앗간을 못 지나치는 참새처럼 구경갔다. 웃장에서 열리는 플리마켓이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뭘 사지는 않고 구경만 하다가 시간 맞춰 순천만에 가려고 나왔다. 순천만 입구에서 택시에 내리려는 찰라 지갑 잃어버린 걸 알았다...ㅋ
흑흑... 바보처럼 지갑을 플리마켓 어느 매대에 두고 온 것...ㅠㅠ 택시를 타고 다시 돌아가며 인스타에서 찾은 플리마켓 판매자분들께 전화를 했다... 어느 맘씨 좋은 분이 발견하고 잘 챙겨주겨서 지갑은 찾았고 택시비 이만원 쓴 가벼운 바보짓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ㅠㅠ 정신을 잘 차리자...
언덕 위에서 일몰을 보고 싶었지만 언덕을 오를 시간이 안 돼서 갈대밭에서 일몰을 보았다. 바람이 갈대에서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잠시나마 입 다물고 앉아 들었다. 어둠이 내린 후에는 카메라 플래쉬 터뜨리며 선미처럼 힙한 사진 찍기 놀이를 했다.
저녁은 겨비겨비 삼겹살에서 먹었다. 추천대로 아주 맛있었다. 3인분에 밥 두 공기를 시켰는데 먹고 나니 양이 모자랐다. 더 시키면 굽는 시간 때문에 흐름이 안 이어질 것 같아 아쉽지만 일어났다. 다음에 간다면 무조건 명수+1인분...
(사진 왜 이래...)
삼겹살의 아쉬움을 치킨으로 달랬다. 숙소에서 마늘통닭을 주문해먹었다. 과했지만 맛있었던 야식... 이때 횐님 한 분이 다시보기 결제까지 해서 억지로 프듀를 보게 만들었다...! 툴툴대면서 의리로 봤다...
다음 날 아침, 순천역 사물함에 짐을 맡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순천에서의 일정이 끝나면 오후에 무궁화호를 타고 여수로 이동할 계획이 있었다.
조훈모베이커리에서 빵과 커피로 아침식사를 했다. 누군가의 강한 추천으로 방문을 했지만 빵은 원래 맛있는 것이라 그런지 감격스러운 맛은 아니었다. 아님 이른 아침이라 당일에 나온 빵이 아직 없었기 때문일수도 있고...
한 시간에 한 대 있다는 1번버스를 시간 맞춰 타고 선암사로 향했다.
절 보고 기분 나쁜 적이 한번도 없다... 건물이 아담하고 구석구석 예쁜 꽃이 많은 공간이었다.
절을 한 바퀴 돌고, 아래로 향하는 이런 숲길로 들어섰다. 삼림욕 제대로...
다례체험을 할 수 있는 전통차체험관이 있다. 3,000원을 내면 간단한 설명과 함께 녹차를 마실 수 있다. 알고 마시니 다르다고 찻잔에서 나는 캔디향과 함께 편안한 시간을 보내니 참 좋았다. 그때의 조명...온도..습도... 낭만적이었다...
선암사 앞 식당에서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야외에 앉아 밥을 먹었다. 보리밥과 도토리묵을 주문했다. 아침에 빵 먹고 제법 야외활동을 했더니 밥이 개존맛이었다. 흑흑 맛있었다 오늘밥은...
버스를 타고 순천역으로 돌아가는 길, 4시 열차를 타기까지 약간 시간이 남아 청춘창고에 들렸다. 마카롱과 아아를 사서 여수가는 무궁화호를 탔다. 무궁화호... 왤케 냄새 남...ㅠㅠ
여수에 도착해 역 근처에 잡아둔 숙소로 향했다. 거실이 있는 원룸이라 거실에 이불깔고 혼자 잘 수 있어서 넘 좋았다... 숙소에서 잠시 쉬다가 저녁먹으러 나갔다.
저녁은 피맥... 느끼하고 맛이 좋았다..
케이블카 타고 야경보러 가기엔 아직 해가 지지 않아, 바닷물에 발이라도 한번 담구러 가기로 했다. 검색해서 가까운 해변 ㄱ.
어두워지는 해변에 앉아있으니 늦여름 정취가 아주 제대로였다. 작은 불꽃들이 쏘아올려지고 금방 푸쉬쉭 사그라드는 어딘가 서글픈 느낌?^_T 해변에 발을 적시고 어제처럼 플래쉬 터뜨려 사진 찍고 놀다가 케이블카 타기 위해 택시를 탔다.
전망대에서, 케이블카에서 보는 야경 아주 멋졌다... 돌산대교를 바라보며 2012년 겨울, 저기를 걸어서 건넜던 의미없는 모험을 추억팔이했다. 그때는 왜 그렇게 남들은 안 걸어다는 곳까지 걸었을까...그리고 횐님의 배탈과 경찰서 화장실의 추억까지 줄줄이 튀어나왔다...ㅋㅋㅋㅋㅋ
그렇게 말하고는 또 숙소까지 애매하다고 걸어갔다ㅋㅋㅋㅋㅋ그럼 그렇지...
마지막 날 아침으로 좌수영버거를 갔다. 동네에 있다면 자주 사먹었을 맛... 먹기 버겁지만 맛있었다.
바로 연이어 여수당에 가서 쑥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두 개 먹고 싶을만큼 맛있었다.
전날까지도 오동도를 갈까 말까, 배를 타볼까 보트를 타볼까 고민하다가 전에 오동도에서 기억 남는 게 별로 없었다는 결론이 나서 그냥 건너뛰기로 했다. 마지막 장소는 아쿠아플래닛...
밸루가가 좁은 수조에서 맴 도는 걸 보고 나니 맘이 굉장히 안 좋았다. 늘 웃는 상인 가오리형이 밥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지만 아쿠아리움 다시는 안 갈 것 같아...ㅠㅠ
점심으로 일조오리탕에서 오리불고리를 먹었다. 추천이 많았던 곳이라 꼭 가고 싶었다. 불고기를 시키면 오리탕도 조금 나온다. 냄새 안 나고 입에 붙는다. 추천추천.
KTX타기까지 시간이 남아서 택시 타고 로스티아에 갔다. 친구가 추천한 카페라 가보고 싶었다. 해가 없이 흐린 날이라 야외에 앉아도 괜찮았다. 커피도 맛있고 그네 타며 사진 찍을 맛도 나서 좋았다.
횐님이 아쿠아플래닛에서 사온 귀염탱 니모를 마지막으로 여행기를 끝낸다...
다음에 여수에 간다면 그땐 이번에 못 들른 향일함에 가보는 것도 좋겠다. 그전에 누가 면허도 좀 따고 차도 좀 생긴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많이 걷고 택시 많이 타는 여행 앞으로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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