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먹을 빵이 없다고 사오래서 심부름으로 빵집과 마트를 다녀왔다. 후리스에 기모 치렝스를 입고 남동생 패딩을 껴입으니까 별로 안 추워서 동네도 한 바퀴 돌고 오겠는데, 싶었다. 집 앞까지 그랬고 횡단보고 한 번 건너니까 얼굴이 찢어질 것 같았다. 건방떨지 않겠습니다... 존나 추운 거 맞고요. 식량 쟁여놓고 집에만 있겠습니다...

 

 <타란티노 뽕을 맞은 후이니까 아직 보지 않은 타란티노 영화를 더 다운 받아 볼이거고, 다음주에 오메기떡님, 야생고사리님과 농구도 한 번 더 보러갈 거고(올 시즌 직관 성적 3전 3승ㅋㅋ), 남동생님과 레버넌트를 조조로 볼거다. 백수의 문화생활 계획...>라고 쓴 3주 전에 쓴 포스팅의 마지막 문단을 충실히 이행했다. 킬빌과 펄프픽션, 데스프루프를 봤고 농구장은 그 사이 두 번을 더 가서 직관 승률은 5전 5승이 됐다. 레버넌트도 개봉 첫 날 조조로 봤다. 타란티노 뽕은 아직 약기운이 남았고 농구는 볼수록 잘 알아지니까 좀 더 흥미가 생겼다. 주말이면 2시, 4시, 6시 경기를 내내 보고 있기도 한다. 레버넌트는 그냥 그랬다. 버드맨을 보고 난 후 기대치를 넘 놓게 잡아서 그랬던 것도 있고, 이입이 잘 안 되기도 했다. 보편적으로 공감을 하기엔 사연은 너무 극적이고 장면들도 작위적이고... 그렇다고 흘러가는 이야기에 집중해서 보기에는 그 면도 부족했다. 지독하다, 힘들다, 춥다란 생각이 들었다. 톰하디 연기가 제일 인상적이었다. 레전드부터 올...

 

 추운 건 추운 거고 집에만 있기 답답해서 주중에 고사리님 만나 순댓국을 먹었다. 원래 계획은 스벅 가서 각자 책을 읽는 거였는데 책을 가방에 챙기면서도 안 될거라는 건 알았다. 커피 마시면서 (닉네임)흑돼지가 되어 고사리님의 ㅅ븐틴 애기와 세ㅂ틴 ㅎㅁ얘기를 들었다. 나는 ㅅ븐틴 친구들 중에서 부ㅅ관햏을 제일 좋아해서(외모로는 조ㅅ아햏이 좋은데 ㅅ관햏 말하는 능력치가 여기서 이러고 계시면 안 될 듯한 넘나 능력있는 분이라 우..성..알...파..로 밀고 있다^^) 고사리님이 무슨 ㅎㅁ를 말해도 거기에 ㅅ관햏을 던져 넣고 있다. 열심히 낄낄거린만큼 콘서트 예매도 잘 했으면 좋았겠지만/숙연

 

 금요일에는 부모님 다니는 교회에서 심방?을 왔다. 오전 시간에 오신대서 씻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 걍 아무일 없이 밤에 잠을 안 잤는데 아무 생각없이 그 상태로 영화를 봤다. 한 편도 아니고 두 편을 삼십분 간격으로 연이어 봤다. 스티브 잡스와 빅쇼트. 몽롱한 채로 대사 많은 영화를 보니까 더 몽롱했다. 두 편 다 이런 구실이 없었으면 따로 안 봤을 영화라 더 멍하게 봤을 수도... 하루가 지나고 떠올려보니 진짜 머리에 남은 게 없다. 대니 보일 영화는 좋아하는 편이라 스티브 잡스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왜 망했는지도 알 것 같았다. 그런 연출로 스티브 잡스의 삶을 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다. 얘기 자체에 흥미가 들지 않았다. 빅쇼트도 왓챠 예상 별점은 높았는데, 막상 보고나니 취향은 아니었다. 재치있게 포장된 다큐멘터리인데 나라면 차라리 덜 산만한 진짜 다큐멘터리를 보겠다. 멧데이먼이 나레이션한 인사이드잡같은 거...

 

 그렇게 영화 두편을 봐도 애매한 점심시간일 때 집에 와서 씻고 잠들었다. 눈을 뜨니 금요일이 사라져있었다. 배가 너무 고파서 인스턴트 우동을 끓여먹고 커피를 마시고 다시 잤다ㅋ 엄청 많이 잤더니 개운해서 오늘은 멍하지 않은 상태로 책도 읽을 수 있었다.

 

 내일은 올 들어 제일 춥다는데 이게 객관적으로 정말 추운 날씨인지, 아니면 이번 겨울이 푹해서 상대적으로 춥게 느껴지는 건지 모르겠지만 집에서 꼼짝 않으려고 한다. 따뜻한 커피 마시면서 공원도 한 바퀴 돌고 싶고 강아지랑 동네 산책도 하고 싶다. 빨리 날이 풀렸으면 좋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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