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아 일기를 쓴다.

 

 오늘 친한 친구 몇 명과 송년모임을 가졌다. 늘 보던 학교 근처 말고 다른 곳에서 보자고 해서 강남을 나갔다 왔다. 강남역까지 한 시간 안에 갈 수 있으니까 경기도민 기준으로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닌데 너무 정신없는 곳이라 잘 안 가게 된다. 역 출구 앞에서 전단지 받는 것만으로도 기가 빨리고요...ㅠ 무튼 정말 간만에 강남에 나갔고, 처음으로 양꼬치를 먹어봤다. 막연히 냄새 날 거라 생각했는데 냄새는 안 났고 기름지고 맛있었다! 용기내서 시켜본 양줄기는 좀 냄새가 났다. 구운 통마늘과 함께 품었다. 양꼬치, 양줄기, 꿔바로우, 칭따오, 옥수수 국수를 먹고 후식으로 케잌과 커피를 조졌다. 편안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노는 사람들끼리 평일에 모여 맛있는 거 먹고 낄낄거리니까 영원히 일 안 하고 살고 싶어졌다ㅋ

 

 집에 와서 씻으니까 자정. 이제는 반쯤 습관이 돼서 서울 삼성 경기 결과를 확인해보는데 삼ㅋ십ㅋ점ㅋ차이로 졌단다. 놀라서 볼까 말까 하다가 배 좀 꺼트리고 자려고 풀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농구팬 친구가 있어서 얘기 듣고 경기장 다니면서 작년 시즌부터 조금씩 농구를 보고 있는데, 어쩌다 나는 서울 삼성에 꽂히게 됐다. 잠실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았고 그래서 자주 보다보니 다른 팀보다 선수들도 눈에 익고... 결국 어찌저찌 입덕은 아니지만 반쯤 걸쳐있는 상태가 됐다.1월 1일 경기를 특석으로 예매해 놓은 상태라 제발 좀 잘했으면 좋겠다. 새해는 승리하는 기분으로 맞이하고 싶다.

 

 어제, 오늘은 좀 춥지만 올 12월은 덜 추운 편이었다. 내킬 때마다 밤산책할 수 있어서 좋았고, 얇은 코트 입을 수 있어서 좋았다.

 

 스타워즈 시리즈 정주행을 마치고 에피소드 7을 영화관에서 봤다. 여전히 이 시리즈의 매력은 잘 모르겠지만, 한 솔로가 등장할 땐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올해의 영화관에서 3대 울컥 1.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에서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대사 "난 늙었지만 쓸모없진 않아"  2. 백투더퓨처 재개봉 오프닝 영상에서 브라운 박사의 인사  3. 스타워즈 에피소드 7에서 한 솔로의 등장과... ㅠㅠ

 

 나는 시간의 흐름에서 느낄 수 있는 애틋한 정서에 약한 것 같다ㅠㅠ

 

 12월에 개봉작 중에 제일 재밌게 본 것은 이웃집에 신이 산다였다.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렇게 명확한 메시지과 보편적인 유머코드를 갖고 있다면 불어쓰는 영화도 즐겁게 볼 수 있구나 생각했다. (이 또한 취향을 타기는 하겠지만... 앞자리 커플이 서로 왜 이 영화 보자고 했냐고 책임을 넘기며 싸웠다...ㅠ) 그래서 같은 감독의 토토의 천국과 미스터 노바디도 보게 됐다. 감각적이고 좋은 영화였다. 그래도 그 중 최고를 꼽으라면 이웃집...이다. 전작들은 무겁고 복잡한데 이웃집...은 가볍고 비교적 단순하다.

 

 요즘의 독서는 성공한 것이 없다. 책 고르기를 실패해서 취향에 맞는 독서를 못했다. 새로운 작가의 책들을 읽고 싶었는데 실패를 겪고 나니 사두고 안 읽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부터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제는 도서관에 책만 반납하고 따로 빌려오지 않았다.

 

 노트북을 바꿨다. 오래 쓴 삼성 노트북이 서서히 맛탱이가 가고 있어서 힘들었는데 엄마가 즉흥적으로 새 노트북을 사줬다. 기계는 무조건 블랙으로만 사는데 엄마가 내켜할 때가 아니면 못 살 것 같아 나도 즉흥적으로 골랐더니 쌩뚱맞게 희고 큰 노트북이 생겼다. 윈도우10은 아직 적응이 안 되지만, 부팅 속도부터 다르니 삶의 질이 올랐다. 15.6인치라^^ 어디 들고 나갈 일이 걱정이 좀 되기는 한데, 사실 무게는 전에 쓰던 애랑 비슷하니까 못 들고 다닐 것도 없을 것 같다.

 

 저녁에 먹은 양꼬치로 아직도 배가 부르고, 잠은 올듯말듯 하다. 네 시도 훌쩍 넘어 다섯 시가 가까워오는데 언제쯤 잠이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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