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덕을 선언하고 박차고 나왔으니 내가 찬 건데 차인 기분이 자꾸 든다ㅋ 찬 거나 차인거나 그게 그거인 한데 생각이 날 때마다 기분이 넘 더럽고 아이돌을 못 좋아하게 된 현 상황이 짜증나고 그런다ㅋ 아이돌과 수니 사이에 있어야 할 예의나 신뢰같은 게 완전히 부정당해서 그 관계를 아예 믿지 못하게 된 상태가 된 것 같다고나 할까...ㅋ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면 쉬운 길로 가는 게 맞고, 한번 빠질을 시작한 이상은 관성대로 그 사람 계속 좋아하는 게 쉬운 것도 안다. 그래서 누군가는 계속 그 사람을 믿고 계속 좋아할 수도 있는 거란 걸 이해는 한다. 나보다 걱정할 것도 아쉬울 것도 없는 누군가를 절절하게 걱정하는 게 수니의 마음인데, 한번 마음주고 나면 이거보다 편한 애정의 종류도 또 없다. 조건 없이 좋아하고 또 좋아하고만 하면 되니까. 실망이란 걸 하게 되더라도 아이돌의 입장이 돼서 이해하고 노력하다보면 또 사람일이란 게 이해 못할 일이란 게 없다ㅋ 그러니까 범죄자도 계속 좋아할 수 있고, 탱큥으로 기만을 해도 계속 좋아할 수 있지ㅋ
무조건적인 애정을 줄 수 있는 대상이란 게 그립긴 한데(사실 그때의 애정으로 가득했던 내 마음이 더) 그럴 가치 있는 대상이 세상에 없단 걸 두 차례의 덕질과 탈덕을 통해 배웠다. 아이돌은 수니맘 좇도 모르니까:) 알아달라고 바란 적도 없지만 그래도 그 관계에 예의란 게 있지 염병ㅋ 자본주의 사회에서 확실한 애정표현의 수단인 돈으로 표현 많이 했었다ㅋ 잘 먹고 잘 살아라...
덕질에 바쳤던 시간이 뜨고, 거기에 쏟았던 마음이 뜨니 시간도 많고 심심하다. 남의 아이돌이 걔네 팬들한테 한 나쁜짓까지 내 현타로 돌아와서 괴롭기도 하고 아이돌 아닌 다른 마음 쓸 곳을 기웃거리고 있다.(야구는 망했다. 감독님이 안쓰럽고 오래 유지한 관성대로 내년 시즌도 그냥 저냥 보게 될 것 같지만 이건 내년에 생각할 괴로움이고..ㅜㅜ)
7편이 곧 개봉한대서 스타워즈 시리즈를 다운받아서 한 편씩 보고 있다. 에피소드 4,5,6을 봤는데 옛날 영화기도 하고 덕심을 자극하는 포인트도 모르겠고 잘 안 와닿았다. 99년부터 다시 이어진 에피소드 1,2,3을 볼 엄두가 안 난다... 재미가 있으면 쭉 보고 7편을 개봉시기에 맞춰 영화관에서 보고 스타워즈 덕질하는 글들도 좀 볼 예정이었는데 아직 미정...
덕후들을 찾아 기웃대다 헝거게임 시리즈도 쭉 봤다. 막연히 메이즈러너 같겠지 생각했는데 메이즈 러너보다야 훌륭했다. 메시지도 훨씬 분명하고 원톱 주연 여배우가 연기도 넘 잘하고... 나도 다른 이들처럼 1편에서는 피타가 잘 안 받아들여졌는데 보다보니 캐릭터에 그 사람을 동화시켜 보게 되고 점점 좋아졌다. 상냥하고 다정한 사람ㅠㅠ 지켜줘야할 것 같은 남동생스러움이 있지만 캣니스가 지켜줄 수 있는 여성이니까 괜챠나... 은근 보채고 마지막에 뒤통수까지 후려갈긴 게일보다야 훨씬 낫고 멋있다. 나는 다정함에 약한 다정병자니까ㅠㅠ 1, 2편은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봤고(설국열차, 꼬리칸, 혁명, 두근두근 이런 느낌...) 3,4편은 아쉬웠다.(입혁명? 갑자기? 뭔가 더 설명이 필요한 거 아니야?)
그리고 ㅍㅍ을 읽고 있는데 이건 넘 부끄러우니까 여기 길게 못 쓰겠다ㅋ 쭈님의 세븐틴 얘기를 듣고, 쭈님도 내 ㅍㅍ얘기를 들어주고 계심ㅋ
한 대상에서 뿌렸던 애정을 오만 것들에게 나눠주면서 나도 잘 먹고 잘 살거다ㅋ 돈은 전보다 훨씬 덜 쓴다. 메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