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니 어제보단 추울 걸 예상에서 얇은 니트 위에 도톰한 니트를 껴입은 것 까진 좋았는데 봄야상이 아직 일렀나보다... 그냥 종일 추웠다. 파일가방에 우산까지 드느라 손도 바쁘고 시려웠다. 건대 입구에 도착해 횡단보도에 서있는 그 순간부터 집에 다시 가고 싶었다ㅋ 

 (지금 엠비씨 에브리원 채널에서 거침없이 하이킥이 한돠. 이거 방영할 땐 고등학생이라 야자를 해서 열심히 안 봤는데 요즘 이 시간에 딴짓하면서 자주 챙겨보게 된다. 지뚫킥은 쫌 봤고 지금하는 시리즈도 아주 드문드문 보기는 했는데 정말 거침없이가 젤 명작이긴 한가보다. 후속작들은 모든 캐릭터가 짜증나고 밉상이었는데 그래도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은 스토리 따라서 너무 사랑스럽기도 하다. 홀로 뒤늦게 정을 느낀다.)

 무튼 2시간의 교육실습 수업을 듣고, 2시간의 공강을 열람실에서 보내고, 다시 2시간의 교육실무 수업을 듣고 7시 녹초가 되어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실무 수업은 강사로 현직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오셔서 실질적인 말씀을 해주는 시간인데 대학원생도 아닌 학부생들이 왜 이 시간에 수업을 듣냐고 물으셔서 흐규흐규였다... 몰라요, 학교가 이 시간밖에 안 만들어 놓은 걸ㅠ (최근에 우리 학교도 학생총회가 성사되고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단다. 느낀 점은 학생들이 등록금 몇 만원 내리고 올리는 자체보다는 교육환경에 더 민감하는 거. 작년에 등록금 인하를 구호로 모았을 때 모이지 않던 사람들이 2.5% 생색내기로 내려놓고 강의 수 줄이고 강사 줄이고 환경을 개떡같이 만들어놓자 모였다. 입학할 때부터 들을 수업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없는 반찬을 조합해 밥상 만들어야 하는 후배들 생각하면 확실히 더 더 안쓰럽다. 학교는 그러지 말라긔. 글로컬한 인재를 만들어줘야지 이게 뭐냐긔.)

 강변에서는 또 버스가 깨끗하지 못하고 잘 안 왔다. 처음 온 9번 버스에 사람들이 너무 미어터지게 타서 포기하고 계속 기다리는데 그 긴 정류장이 사람들도 미어터질 정도였다ㅠ 견딜 수 없어 우산을 접었고 실같이 내리는 비 정도는 맞으며 기다렸다. 타도 되는 두 버스가 동시에 와서 눈치 봐가며 앞 버스를 탔는데 판단 미스였다. 뒷문으로도 사람들이 막 타는 걸 보지 못했고 난 앉지 못했다. 무뚝뚝하지만 친절한 아주머님이 파일가방과 우산을 들어주셔서 많이 지옥같지는 않았지만 퇴근길 차 밀리는 시간 비까지 내려서 서서가는 길이 편치는 않았다. 

 가는 내내 저녁을 뭘 먹을까 생각했다. 비가 오니 분식이 땡기는데 떡볶이를 직접 해먹을 에너지는 없고, 내가 도착하면 가족들은 다 식사한 후일텐데 혼자 밥 먹기도 싫고. 두 정거장 빨리 내려서 떡볶이집을 갔다. 떡튀정도만 사려했는데 순대도 맛있어 보였다. 그리고 오뎅까지 세트로 하면 좀 싸길래 결국 다 샀다. 제법 무거운 분식세트를 들고 집에 와서 막 식사를 마쳤다고 안 먹겠다는 가족들을 윽박질러 화목하게 분식을 나눠먹었다. 나는 가족들이 구워먹고 남은 갈비도 접시에 담아와 분식과 함께 흡입했다. 빠르고 거하게 먹었더니 속이 계속 별로라 콜라만 서너잔째 먹고있다ㅠㅠ

 그런데도 지금 입이 심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동물도 이보단 덜 무식하게 먹겠지.

 무튼 지금은 찌질하고 아무것도 아닌 과제를 하기싫어서 질질 끌며 하고 있다. 내일은 아침부터 실습 오티가 있어 나가봐야 하니까 너무 늦게 자는 건 곤란한데 얘는 하기 싫고ㅋ

 페북들어갔다가 영국에 교환학생 가있는 친구와 또 잠깐 채팅을 했다. 이런 저런 사는 얘기하다가 머지않아 친구 올 때가 된단 것도 얘기하고. 난 얼굴볼 생각에 마냥 신났는데 생각해보니 여기서 남친을 상귄 친구는 귀국하면 국제연애자가 되고 스카이프 연애자가 되는 거...ㅠ 대화하다가 말이 여기까지 나왔는데 이런 위로와 상담에는 잼병이라 뭐라 해줄 수가 없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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