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같은데 맘가짐은 달리 먹으니 좀 편해졌다. 금욜밤에서 토욜로 넘어오는 그 새벽 전쟁과 같이 과제와 씨름하고 토요일 날 아침 일찍 있는 교생실습 오티를 참가했다. 얼굴이 썩었다고 걱정을 받았다ㅋ 오티가 끝나고 후문에 닭순살볶음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자율전산실로 기어들어갔다. 미처 정리 못한 발표 핸드아웃을 다 정리해서 메일로 넘겨주고 긴장이 탁 풀렸다. 주말 마감 시간인 네 시까지 친구들과 각자 과제를 하고 카페에서 크림치즈가 찐뜩하게 들어간 프레질을 씹으며 기분을 전환했다. 그리고 죽은 듯이 자고 자고 자고.

 교생실습 오티는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좋았다. 지레 허식일 뿐이고 이걸 왜 하냐고 투덜투덜 거렸던 스스로가 부끄러울만큼. 수업이 한층 더 무서워졌다. 엄청난! 정말 엄청난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수업시연을 하는 지도안도 써보고 가르칠 내용 공부하고 수업자료도 뼈 빠지게 만들고 수업연습하고 교수와 클래스 메이트들 앞에서 수업도 해봤는데 이거보다 더!더!해야 나쁘지 않다는 소리 정도 들을 것 같다ㅠㅠ

 무튼 그건 4월의 일이고 3월의 나는 교생실습을 위해 옷을 산다.  2월의 고생으로 받은 알바비가 이...렇...게... 배송 온 옷들은 입어도 봤는데 기본의 기본들 이지만, 포멀한 옷을 입어본 적이 있어야지... 거울 속의 내 모습이 너무 어색했다. 사고 싶은 상큼한 반바지가 있는데 모든 교생옷들의 밀려 위시리스트에 담겨만 있다. 비싼 건 아닌데 돈을 쳐써서 죄책감이 느껴진다.

 오늘은 컴터 앞에 앉아 낼 모레 해야되는 개인 발표 피피티를 만들었다. 창만 켜놓고 하기 싫어 수시간 딴 짓을 하다가, 맘 먹고 딱 한 시간만에 날림으로 완성했다. 이렇게 깔끔하게 고생 없이 삽질 없이 만든 피피티는 처음이지만, 구린 감각에 안 꾸민 게 더 나을 수도 있다며 스스로 위로했다. 대본을 짜야지 짜야지 하면서 이러고 있다. 발제문이 있어서 비슷하게 하면야 되겠지만 나란 사람은 완벽한 대본과 발표연습이 필요해서... 하면 늘고 연습하면 잘한다. 그래서 어느 특정 교수님은 날 발표 잘하는 ㅇㅈ로 기억하고 계신다ㅋ 실망시켜드리지는 말아야지. 내용이 구리다고 까일지언정 앞에 나가 어버버는 안 한다. 그래서 낼 열심히 연...습...

 금욜은 수업 시연 과제가 급하게 생겼다. 하면 가산점이라니까 안 할 수가 없잖아ㅋ 그건 무슨 정신으로 준비를 하나...

 혼자 느긋하게 조조영화를 보고 싶다. 밤새 다운받아놓은 미드도 보고 싶다. 친구랑 카페에 앉아 네다섯시간 떠들고 싶다. 이화갈비서 갈비를 구워먹고 싶다ㅠㅠ

'다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일 비가 왔다  (0) 2012.03.24
버블티  (2) 2012.03.20
과제가 하기 싫어서 쓰는 일긔...☆  (3) 2012.03.15
흔한 주말  (0) 2012.03.11
1/10  (0) 2012.03.1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