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나에게 얼음에 뚫어놓은 구멍...

 

 계속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는데, 힘들어 죽겠다. 커다란 머그 가득 진한 커피를 타서 마셔도 잠시 반짝하지도 않는다. 흐리멍텅한 피곤함으로 평일을 버티며 오늘은 일찍 자야지, 오늘은, 오늘은, 하다가 매번 또 늦게 잔다. 이렇게 몸이 무거운데 고작 화요일밖에 안 됐다니...

 

 김ㅈㅈ오빠의 솔로콘을 가보겠다고 버둥거리다 처참하게 발렸다. 근래에는 예매운이 좀 따르는 편이라(예전이 비하면, 쭈님 인피니트 콘서트도 보내드리고 친구랑 코시도 응지석에서 보고  샤발콘 븨아피도 잡는 엄청난 발전ㅋ) 나 갈 자리 하나 내가 못 하겠냐능, 싶었는데 못했다. 오빠가 어찌나 밉던지. 영영 나오지 못하게 구멍 안으로 깊숙이 밀어넣고 싶었다.

 

 건너 건너 어찌어찌 양도를 받아 내 자리란 게 생기긴 했다. 그 날 그 자리는 전쟁 같을 거고, 내가 왜 이 자리에서 질척거리고 앉아 있나 후회도 좀 하겠지만 그래도 좀 좋을 것 같다... 콘서트장에서 노래하던 오빠를 떠올리면 이미 떠난 건조한 빠순이 맘도 울컥하니까.

 

 구멍을 내다가 그 구멍에 빠져 죽을 것 같은 날 위해 틴타비들은 빨리 새앨범 떡밥을 풀어라... 앨범 발매는 언젠지, 콘서트는 언제할건지, 알려나 주고 기다리게 해라...

 

 지난 두 달동안 워드봉사로 윤대녕 소설을 쳤다. 스무살 적에 한번 읽고 내내 책장에 있던 소설집인데, 그때 훑듯이 빠르게 읽었을 때와는 확실히 감상히 달랐다.(제출해야 하는 기한이 다가올 적에는 손만 움직여서 쳐댔지만 처음에는^_TTT) 제비를 기르다에서 '나'는 술집작부 문희를 삼십년만에 찾아가 그간 보고 싶었다며 말을 건네는데, 이에 할머니가 된 문희가 늙으면 하늘로 날아가는 새를 보고도 눈이 매워지게 마련이니 함부로 그런 소릴 지껄어지 말라고 한다.

 

 나이든다는 게 그런 것이라면 정말로 무섭다. 끝맺음이 덜 된 무수히 많은 사건들 속에 짓눌려 자주 눈이 맵고, 가슴이 울컥한다면 어떻게 현실을 밝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겠어... 잊어야 하는 건 좀 쉽게 잊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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