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만두를 먹었더니 아직도 배가 안 꺼진다. 석가탄신일날 쭈님이랑 북촌손만두에서 먹은 만두가 생각보다 훨씬 맛있어서(냉면은 그냥 저냥...) 엄마한테 여러번 말했더니 근처 갔다가 사오셨다. 전화까지 해서 물어보길래 군만두로 사다달라고 했는데 그냥 엄마 좋은 찐만두로 사오셨다. 그래도 만두는 만두니까... 저녁 때는 입맛이 없어서 킵해두고 강햏이랑 산책하고 돌아와서 강아지는 소시지 간식을, 나는 만두를 먹었다.

 

 메르스 때문에 백수는 한층 더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매일 하는 강햏과의 저녁 산책 정도가 일과 중 유일한 외출일 정도로... 강햏은 메르스에 안 걸린다니까 열심히 날 끌고 다니는 개님의 뒤를 끌려 다닌다. 다행이 아직 밤에는 선선하다. 자주 걷는 몇 개의 코스를 만들었고 각 코스마다 쉬어가는 벤치도 생겼다. 어둑할 때 무릎에 개님을 앉히고 지나가는 차나 사람을 구경하고 있으면 한없이 편안해 진다. 많이 자라 빵실해진 털을 쓰다듬는 것도 너무 좋다. 목요일로 미용예약을 잡아놔서 곧 생닭같아질 예정이라 지금 많이 만져두고 있다.

 

 외출을 안 하면 화장을 안 하고, 화장을 안 하면 세안을 대충하고, 세안을 대충하면 기초도 바르는 둥 마는 둥 하는 게 습관이라(미스트만 한 번 뿌리고 말 때도 많다) 화장 안 하는 사이 피부가 더 안 좋아졌다. 내일은 뭐라도 찍어바르고 동네 카페에 가야겠다. 책을 읽자...

 

 동네에 정말 여기까지?싶은 위치에 작은 카페가 새로 생겼다. 아직 가보진 않았지만 잘 유지됐으면 좋겠다. 언제든 지나가다 아이스아메리카노라도 한 잔 마실 수 있게.

 

 저번주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훑어보다 익숙한 국제정치학 용어를 발견했는데 뜻이 기억이 나질 않았다...ㅠㅠ 조금 충격을 받아서 막 학기에 공부했던 전공서적과 프린트를 펼쳤다. 느낌은 다 알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가보다. 이 책도 좀 읽어야 할 것 같다.

 

 투모로우랜드와 샌안드레아스 중의 한 편은 극장에서 보려고 했는데 와챠 예상 별점이 너무 낮다ㅠㅠ 특히 샌안드레아스가 미국판 해운대라는 후기를 본 이상 보고 싶은 마음이 1도 생기지 않았다... 차라리 쥬라기 공원이 더 나은가보당...

 

 와챠 별점을 신뢰하는 이유는 예상 별점이 높았음에도 영화가 기대 이하였던 경우는 있어도 반대의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예상 별점이 낮은 영화는 늘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최근에 ㅂㅂ의 위라잌투파리 뮤비를 보고 눈물이 났다. 나는 ㅂㅂ을 싫어하면 싫어했지 좋아한 적이 없는 사람이지만 최근들어 인정하고 편하게 보게 됐다. 그들의 수니는 아니었지만 아이돌 덕질을 한 역사 이래 내내 있었고 지금까지 있는 팀이니까 확실히 동시대의 아이돌이란 느낌이 든다. ㅂㅂ은 오래 갔고 지금도 있다는 점에서도 대단하다. 결국 오래 가고 같이 버티는 게 짱이고 다른 수니들에게도 귀감이 된다는 느낌적인 느낌을 받고 있다. 다만 위라잌투파리가 한참 파티 중인 느낌이 아니라 파티가 끝나가는 느낌이 들어서 서글프다. ㅂㅂ이 오래갔음 좋겠다... 여차하면 그냥 ㅈㄷ팬을 하며 복세편살하게...

 

 나를 괴롭히는 건 너희들이 아니라 나와 내가 보는 그니까 내 주변이란 걸 안다. 그래도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5월은 탈덕의 달이었고 나는 비교적 평온했다. 열심히 야구를 봤고 개님덕질까지 하느라 바빴다. 주목받지 못하는 보컬이었단 말에 가슴아팠고 내가 주목하고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기는 했지만...ㅠ 티저가 뜨는데 어떻게 반응해야할지를 모르겠다.

 

 다시 맹목적이 되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그렇게 가는 게 편할 수도 있겠지만 확신은 안 든다. 그냥 ㅌㅌ이 오래 오래 갔으면 좋겠다. 욕심이 많이 없어졌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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