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같이 밥 먹고 커피 한 잔 하고 아빠차로 다녀왔다. 춘천까지 왔다 갔다 하고, 그 앞에서 눈물바람도 하고 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는다. 걔도 걱정되고 나도 걱정된다. 아무 생각도 안 하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또 언제 이 변화가 익숙해질까.

 

 날짜가 다가오는 데에도 걔가 너무 무던해서 나도 별스럽지 않게 느꼈던 것 같다. 막상 보충대 앞에 서서 걔랑 인사를 나누려고 하니 그때부터 그 낯선 상황이 비로소 현실로 다가왔다. 날씨는 덥고, 마지막으로 먹은 바로 앞 식당의 버섯불고기는 맛 없고, 사즐마커라고 낄낄거리며 사준 커피 트럭의 커피조차 체면 안 서게 별로였다. 커피까지 다 마시고도 한 시간 가까이 남아서 온 가족이 기다리며 앉아있는데, 동생이 자꾸 시계를 보면서 시간을 확인했다. 답답하다고, 그냥 빨리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해서 맘이 아팠다.

 

 무튼 동생은 핸드폰과 지갑, 쓰고 있던 모자를 나한테 주고 입대했다. 돌아오는 길 내내 입소식을 마친 지금쯤은 뭘하고 있을까 생각했다. 지금도 잠자리 안 가리고 잠은 잘 자고 있을지 걱정된다. 착하고 무던하고 또 건강한 애니까 무슨 일이야 있을까 싶다가도, 그래도 남이 아니라 '내' 동생이라 걱정된다. 남들 다 겪는 거라지만 '내' 동생에게는 힘들고 괴로운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착하고 무던 사람들 만나서 착하고 무던하게 생활하길 진심으로 빈다...ㅠㅠ

 

 사실 문제는 계속 눈물이 나는 나다......ㅠㅠ 엄마도 안 우는데 그만 해야지 맘을 먹었지만, 그냥 자꾸 이유없이 눈물이 난다. 친구들이랑 카톡하다고 갑자기 눈물이 나고, 티비보다가도, 인강을 보다가도...ㅠㅠ 어제 거의 아침까지 같이 추신수 나오는 텍사스 경기를 보다가 잠들었는데, 오늘 밤에는 걔가 없다는 게 견디기 힘들다. 걔만 마시는 우유도 냉장고에 반통이나 남았고, 걔 먹으라고 사다놓은 빵도 아직 있는데...ㅠㅠ 애틋함은 없어도 가까운 친한 친구처럼 잘 지내다가 갑자기 이제 없다니까 상실감을 느끼나 보다.

 

 왜 나이차면 집 나와서 독립하라는 줄 알겠다. 가족한테 심적으로 많이 의지하는 게 별로 예쁘고 좋은 일은 아니네... 내일까지는 계속 울 것 같다. 이렇게 저렇게 없는 게 익숙해지겠만 당분간은 허전하고 내 멋대로 슬플 것 같다. 내가 감정을 주체를 못하니까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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