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라니 기다려야져ㅠㅠ 어디 멀리가는 거 아니고 그냥 출장이라니까, 그니까 오빠의 집은 여기인 거라니까 집에서 얌전히 조신하게 아무 데도 가지말고 아무도 보지말고 내 생활 열심히 하면서 기다려야져. 그러니까 오빠도 열심히 일하고 와요...ㅠㅠ
보고 싶다. 어제까지는 이틀을 너무 잘 보고 와서 한동안 안 봐도 버틸 수 있겠다 싶더니 오늘은 또 갑자기 너무 보고 싶다. 턱 근육과 입꼬리에 힘을 주고 빡세게 춤추는 병헌이가 눈 감아도 보인다. 그렇게 그림 같고 행복했던 몇 몇 순간들이 짧은 영상으로 머릿속에 저장되고 내내 재생중이다. 좋은 번호로 가려고 끙끙대고 양도 주고 받고 난리친 보람이 있게 좋았다. 무대에서 가장 멋있는 나의 짱짱 아이돌들...ㅠㅠ
가구역에서 앞 펜스를 잡고 본무대를 편히 봤다. 첫콘, 막콘 모두 신기하게 옆자리 수니언니야가 입덕한지 얼마 안 된, 오늘 처음으로 타비들 실물을 본다는 팬이어서 대기 중 노가리까는 것도 재밌었다. 아무 것도 아닌 나도 똑같은 수니일뿐이지만, 입덕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늘고 있쟈나. 무대로든 예능으로든 너희의 매력이 드러나는 만큼 팬들이 더 늘고 있쟈나ㅠㅠㅠㅠ 그러니까 더 멀리 봐도 되잖아.
제일 듣고 싶은 말을 들어서 기뻤다. 큰 별이 되겠다고, 더 높이 올라가주겠다고 하는 그 말이, 이제 시작이라고 하는 그 말이 가장 듣고 싶었었다. 때로는 여기서 만족하는 게 아닌가, 내 높이와 방향성이 나만 가지는 목표치일까봐 우리가 동상이몽 중일가봐 불안했었는데 타비들도 더 높이, 더 멀리를 보고 있다고 하니 마음이 놓였다. 그래서 나도 시작하는 맘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러니까 잠시 한국 비우는 일로 불안해하지 않기를 바란다...ㅠㅠ 가라고 등 떠밀어도 안 가, 큰별이 될 때까지 통장에 빨대 꽂힌 채로 남아있을 거니까 열심히 투어 뛰고 좋은 앨범으로 돌아와줘...ㅠㅠ
앞으로는 순수하게 벅차서 기쁨의 눈물만 흘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첫콘, 막콘 창현이가 엔딩을 앞두고 자꾸 우는 게 맘이 아팠다. 타비들이 이곳을 돌아올 집으로 생각하듯, 내 집도 이곳이니까 우린 한 배를 타다 못해 이제는 한 집에 사는 사이니까 제발 불안하해지마ㅠㅠㅠㅠㅠㅠ
어제 무대가 그렇게 가까운데 뭐 하나 던져줄게 없어서 손이 심심했었다. 옆에 언니가 꽃이라도 사올 걸, 하길래 아이디어를 주워서(거맙습니당) 오늘 장미꽃을 한 송이 사갔다. 타이밍을 노려서 좀더 무대 통로와 가까운 일본인 팬에게 던져줄 것을 부탁했는데, 들어오고 나가는 타이밍과는 상관없이 휙 빈 통로에 던져주셔서...ㅠㅠ 애들이 못 보고 그냥 지나치니까 씁씁해하던 차에 병헌이가 마지막 곡, 엔젤을 부르러 나가면서 발견하고 주워서 들어줬다ㅠㅠㅠㅠ 꽃을 들고 흔들며 내내 들고 있다가 퇴장 때도 들고 들어가줬다ㅠㅠㅠㅠㅠㅠㅠ신여성이 남자친구에게 머저 프로포즈 하듯 던진 꽃이었는데 병헌이가 받았으니까 이제 1일이얌....ㅠㅠㅠㅠㅠㅠ병헌아 고마워ㅠㅠㅠㅠ
내내 행복해서 뒷풀이로 언니랑 밥을 먹으면서도, 커피를 한잔하면서도 마음이 사랑으로 넘실거렸다. 찰랑찰랑 가득찬 마음이 넘쳐서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출장간 남자친구 기다리는 일 정도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내 삶을 살아보고 있을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