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부터 2박 3일간 군산을 다녀왔다. 어제부터 후기를 쓴다고 맘을 먹었는데 돌아오는 길부터 시작된 생리로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아서 방바닥에만 쭉 붙어있었다. 오늘 오후부터 간신히 살만해 졌다.
군산은 서울보다 훨씬 더웠다. 온 몸이 타는 것 같았고, 실제로 많이 탔다...ㅋ 일제에 의해 먼저 개항된 도시여서 일본식 건물과 일본이 흉내낸 유럽식 건물들이 딱히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구경하면서 걷는 재미가 있었다.
고속버스에서 내려 가장 먼저 구경했던 철길마을. 날씨가 좋아서 아무렇게나 찍어도 사진이 잘 나왔다. 더 이상 열차가 지나가지 않는 철길을 옆으로 생활감이 느껴지는 널어놓은 빨래, 말리고 있는 고추 등이 신기했다. 마을을 한 번 왕복하고 택시를 탔다.
옛 세관과 근현대사박물관을 구경했다. 근현대사박물관은 체험공간이 많아서 생각보다 재밌었다. 왜놈들ㅗㅗㅗ
점심으로 빈해원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었다. 짬뽕맛도 궁금해서 국물을 좀 달라고 했다. 짜장면은 좀 심심하고 약간 간짜장같았다. 내 입맛엔 그냥 그랬다. 탕수육은 맛있었다. 짜장면에 집중하느라 사이다 버프를 받고도 다 못 먹고 와서 아깝다...ㅋ 짬뽕은 맛이 특이했다. 라면맛?ㅋ 짜장면을 시킬까 짬뽕을 시킬까 고민하다 짜장면을 시켰었는데 잘한 것 같다. 짬뽕 ☆루...
부른 배를 꺼뜨리기 위해 좀 걸었다. 울타리 없는 작은 초등학교가 나와서 괜히 그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병허니가 나온 초등학교일수도 있으니까... 검색해서 찾아보다 실패했는데, 허니야 너 어디 학교 나온거야...? 행당굴은 동네 어르신들의 피서지인 듯 보였다. 트로트를 틀어놓으시고 벤치에 앉아 쉬고 계셨다. 쭈님과 나도 어디서 나는지 모르겠는 짠내를 맡으며 잠시 벤치에서 쉬었다.
이성당을 갔는데 예상대로 줄이 너무 길었다ㅋ 배가 부르니 빵에 대한 의지가 없어져 마카롱과 커피만 사서 나왔다. 공장+시장 바닥같아서 오래 머물러 있고 싶지 않았다... 넘 어수선...
초원사진관, 히로쓰가옥, 동국사를 구경했다. 일본인이 살았다는 가옥은 기괴했다. 밟을 때 끼익 소리가 나는 마룻바닥과 좁고 답답한 정원, 이상한 집안 구조까지... 구경하다가 기분이 이상해지는 것 같아 급하게 나왔다.
하루치 관광을 제법 일찍 마치고 숙소를 잡고 쉬었다...ㅋ 뮤직뱅크 보면서 이성당에서 사온 마카롱을 먹으며 힘을 냈다. 저녁을 먹기 위해 알아두었던 떡갈비집으로 갔는데 재료가 떨어져 장사가 끝이 났다며...ㅠㅠ 차선책으로 안동집을 향해 걸어갔다. 8시가 좀 지난 시각이었는데 길가에 행인이 너무 없어서 무서웠다. 모르는 초행길을 걸으려니 더 그랬겠지만 금요일 저녁 8시면 서울에선 한참 때인데...
안동댁은 북적북적했다. 삼겹살을 먹었다. 알려진 맛집 답지 않게 아주머니도 친절하시고, 가게 분위기도 소소한 동네 밥집 분위기라 좋았다. 동네 사람들이 삼겹살이나 제육볶음을 시켜놓고 소주 한 잔 하는 곳으로 보였다. 소주 대신 콜라와 사이다를 마시며 고기를 먹었다.
이튿날은 선유도를 갔다. 버스를 타고 비흥항까지 가서 예매해두었던 유람선을 탔다. 자리가 없어 TV 바로 앞, 맨 앞 자리에 앉게 됐는데 티비소리 굉장히 시끄럽다^_TTT 배멀미도 하는 편이라 울렁울렁대다가 토할까 무서워서 얼른 잤다...
물에 들어갈 계획은 없었는데 물을 보니 발을 담구고 싶어졌다ㅋㅋㅋ 치마를 움켜지고, 깔짝대며 종아리까지만 바다에 담구고 놀았다. 튜브를 타고 노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속옷과 여벌옷만 하나 더 있었다면... 모래사장을 좀 걸으며 사진도 찍고 놀다가 점심 때가 돼서 근처 손님 많아 보이는 아무 식당에 들어갔다. 바지락칼국수를 시켰다. 맛은 몰라도 양은 푸졌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찾았지만 그런 게 있을리 없었다...ㅋㅋ 소나무 밑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쭈님이 틀어주는 인피니트 노래를 흥얼흥얼거리다 잤다. 그리고 둘 다 옷 모양대로 탔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아오는 유람선은 객실에 자리가 없어 2층 야외자리에 앉게 됐는데 덥기도 더울 뿐더러 거기도 멀미가...ㅋ 야외 자리는 맘 놓고 잘 수도 없어서 돌아오는 길이 많이 피곤했다...ㅠㅠ 항구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한 시간 이상 나와서 게장백반집으로 갔다. 원래는 게장백반이 유명한 집은 아닌 것 같은데 삼천원 주고 어디서 이런 백반을 먹을 수 있겠어... 반찬이 다 입맛에 맞은 건 아니었지만(바닷가 지방음식은 밑반찬이 어느 정도는 다 비린 것 같다ㅠㅠ) 한 그릇 다 비웠다.
터미널 근처에 숙소를 잡고 씻고 쉬다가 밥은 먹었지만 어쩐지 허전해서 미니스톱을 갔다. 닭다리를 사서 각자 맥주와 콜라를 마시며 먹었다. 처음 먹어보는 미니스톱 치킨이었는데 생각보다 훌륭했다ㅋㅋㅋ 댄싱나인을 보면서 맥주를 마시니 여기가 구리시 우리집이야, 군산 모텔이야.....ㅋ
잘 자고, 다음날 올라왔다. 더위를 이긴다고 첫날 너무 파이팅 넘쳤던 게 아쉽고, 이성당까지 가서 제대로 뭐 하나 못 먹어본 게 아쉽지만 그래도 좋았다. 돌아오니 서울이 좀 선선해져 있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여행이 끝나니 여름도 끝난 느낌이다.
'다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틀 연속 공방을 뛰고 덕후는 쥬거따고 한다... (0) | 2013.09.02 |
---|---|
장난아냐를 듣는닭. (1) | 2013.08.26 |
생일축하해. (1) | 2013.08.16 |
지금의 사랑도 언젠간 폐허가 될까. (2) | 2013.08.13 |
복학신청 (0) | 2013.07.25 |